이 남자와... 하고 싶다?
집안에서 결혼을 재촉하는 30대 초반의 준영은 친구 규진의 소개로 연흴르 만난다. 어두운 거리를 헤매던 둘은 결혼제도에 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 그날 밤을 격렬한 섹스로 마무리 짓는다. 준영과 연희는 만남은 계속하지만 서로를 구속하지 않으려 한다. 그러는 동안 준영은 제자인 세은과 데이트를 하기도 하고, 규진이 신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하고 유부녀 지영과 바람을 피운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하고, 다른 남자와의 결혼을 생각하는 연희를 바라보게 된다.결혼 생각을 굳히고 나서도 연희는 준영과 백화점을 돌며 쇼핑도 하고 '신혼여행'도 함께 떠난다. 결혼한 뒤 이제는 준영의 집을 들락거리며 준영화 '주말부부'로 지낸다. 이들의 관계는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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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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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정한 멜로드라마란, ‘트리스탄과 이졸데’나 ‘로미오와 줄리엣’처럼 제도와 관습의 틀을 위반하고 그것의 불온한 경계선상에서 벌이는 남녀간의 전복적 형태의 사랑을 의미한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멜로가 트렌디 성향의 달콤하고 말랑말랑한 스토리거나 꼭 관계의 비극적인 결말로 인한 감정의 과잉형태였다면 <결혼은, 미친짓이다>는 두 남녀의 연애담을 통해 결혼이란 제도에 시비를 건다. 멜로가 사회문제로부터의 도피처가 아니라 오히려 사회문제를 제기한다는데 이 영화의 차별성이 있다. 더욱 흥미로운건 <결혼은,미친짓이다> 는 그 문제제기를 딱딱하게 논리적으로 풀어내는게 아니라 시인인 유하 감독의 특성답게 정서적으로 그리고 사실적으로 보여준다는 점. 그러므로 제목이 제기하는 ‘결혼은, 미친짓이다 ’ 는 단정이 아니라 관객들에게 전하는 일종의 화두다.more
영화 <네 번째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의 주인공 남녀가 “결혼하지 않고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고 말했던 것처럼 이젠 우리도 결혼제도에 대해 좀 더 가벼워져야 하는 것은 아닐까. 현재 우리 사회를 지배하고 있는 획일적인 결혼제도를 지양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다양한 결혼의 형태가 나올 수 있도록 담론을 이끌어 내는 것이 이 영화의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