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제작 과정에서 1만 6천번의 스플라이스를 거쳤다. 이 작품은 사적 아카이브에 대한 두서 없는 재정리이자 잊혀진 이미지들에게 주는 재탄생의 기회이기도 하다. 35mm 사진과 동영상이 집착적으로 쪼개진 후에 무작위로 재조합되고 프레임단위로 다시 스플라이스 되어서 변화하는 패턴을 보여준다. 인도로의 수학여행 장면에서 2005년 홍콩 WTO 정상회담 반대시위 장면으로 이어진다. 영화제작 과정의 부조리함과 전세계 무역과 영화제작의 관계 대한 탐구를 통해 이 작품은 끝없는 정보의 흐름을 증류하여 상대적으로 감당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고자 했다. 작가의 사적인 사진들은 모두 잘려서 한데 뒤섞였지만, 최소한 이제는 모두 한 자리에 있는 것이다. 스트리밍 시대를 위한 단테의 <지옥> 편이며 현대의 클라우드를 위해 마련된 이동의 자유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