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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시리즈 <기생수: 더 그레이>에서 새진 교회 신도이자 경찰인 강원석(김인권)은 ‘인간의 머리’를 차지하려는 목사 권혁주(이현균)를 점령한 기생생물과 한패가 되기를 선택한다. 혁주가 계획한 대로 차기 대선후보의 머리만 차지하면 출세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기생생물이 인간의 몸에 기생하는 듯하지만, 인간의 형상을 한 원석은 살아남기 위해 무고한 생명을 희생시킨다는 면에서 기생생물에 가깝다. 한편 기생생물 ‘하이디’는 정수인(전소니)의 몸을 차지하지만, 마트 고객의 습격에 치명상을 입고 죽기 직전인 수인이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다가 머리를 점령할 타이밍을 놓쳐 오른쪽 얼굴에만 기생하는 ‘변종’이 된다. 변종은 기생생물 세계에서 동족이 될 수 없다. 불우한 어린 시절을 보내고 마트에서 캐셔로 일하며 홀로 살아가는 수인도 인간 세계에서 환영받지 못 하는 변종이긴 마찬가지. 이 둘을 돕는 설강우 (구교환)도 변종에 가까운 인물이다. 그렇게 세 변종은 ‘공생’하며
[오수경의 TVIEW] ‘기생수: 더 그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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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bel Moon(레벨 문): 파트2 스카기버>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잭 스나이더 / 출연 소피아 부텔라, 미치엘 휘즈먼, 에드 스크레인, 배두나 / 공개 4월1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받아쓰기에 머무른 세계, 그 이후가 궁금하지 않다
코라(소피아 부텔라)와 군나르(미힐 하위스만)를 비롯한 용사들이 벨트 행성으로 금의환향한다. 고향을 지켜냈다는 안도감도 잠시, 이들은 더 큰 결전을 준비해야 한다. 빈사 상태에서 부활한 애티쿠스 노블 제독(에드 스크레인)이 복수를 다짐하며 함대를 이끌고 벨트로 향해 오고 있기 때문이다. 사랑하는 삶의 터전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과 전사들이 힘을 모은다. 지난해 12월 공개된 <Rebel Moon(레벨 문): 파트1 불의 아이>에 이어 코라가 이끄는 저항세력과 구세력 마더월드를 수호하는 함대의 재격돌을 그린다. 1부에 비해 전투 규모는 더 커졌고 인물들의 교감도 적극적으로 그려지지만 여전히 전달력이 문
[OTT 추천작] ‘Rebel Moon(레벨 문): 파트2 스카기버’ ‘걸스 스테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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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10부작 / 연출 박철환 / 출연 한효주, 주지훈, 이희준, 이무생 / 공개 4월10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호기심을 끌어내지 못하는 다소 딱딱한 몸풀기
세계 최초로 배양육을 상품화한 생명공학기업 BF의 윤자유 대표(한효주)는 오늘만을 기다려왔다. 4년 만에 신제품 발표회를 열면서 기쁨에 취한 건 잠시뿐, 미심쩍은 교통사고를 당한다. 병원 신세를 지는 동안 BF가 해킹 단체 시티즌X에 공격당해 시스템이 마비되는 일까지 겪으면서 윤자유는 불안에 시달린다. 한편 퇴역 장교 출신의 경호원 채운(주지훈)은 신변 보호가 절실해진 윤자유의 전담 경호원으로 채용된다. 채운은 시티즌X에 대한 실마리를 제공하면서 윤자유에게 신임을 얻고 둘은 내부의 적을 찾아나선다.
4월16일 기준 2회까지 공개된 <지배종>은 <비밀의 숲>을 쓴 이수연 작가의 신작이다. 전작 <그리드>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드러냈던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공장식 축산
[OTT 리뷰] ‘지배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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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드벤처 레이싱팀의 주장 마이클(마크 월버그)은 19년간 선수로 활동한 베테랑이다. 탁월한 개인 능력에도 아직 우승 경험이 한번도 없는 그는 마지막으로 팀을 꾸려 도미니카공화국에서 열리는 경기에 도전한다. 빠듯한 예산과 촉박한 일정으로 모든 조건이 최악이지만 그는 자신을 믿으며 고통을 감내한다. 험난한 지형을 거스르며 스테이지를 통과하던 팀 앞에 떠돌이 개 한 마리가 등장한다. 마이클은 고통을 즐길 줄 아는 강아지의 꼿꼿한 태도에 ‘아서’라는 왕의 이름을 붙인다. 5번째 멤버가 새롭게 합류하며 순탄할 것만 같았던 그들의 도전은 어느덧 아서를 포기하지 않으면 우승을 놓치는 긴박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주인공을 평생 괴롭히던 커리어와 가족이라는 갈림길이 또다시 찾아온 것이다. <아서>는 액션을 고스란히 담은 카메라와 속도감 넘치는 연출로 어드벤처 레이싱의 스릴을 효과적으로 구현했다. 실시간 중계를 방불케 하는 편집은 실제 경기를 보는 듯 몰입감을 준다. 가족 중심의 내적 성장
[리뷰] ‘아서’, 강아지와 모험, 싫어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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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이 가득한 선유도공원 곳곳을 뛰노는 아이의 발걸음이 <땅에 쓰는 시>의 첫행이다. 소년의 눈높이에서 유영하듯 거닐어보고 때로는 드론카메라의 시점에서 공원의 구조를 조망하다보면, 앞서 <이타미 준의 바다> <위대한 계약: 파주, 책, 도시>를 만든 정다운 감독의 손길을 느낄 수 있다. 공간성에 대한 감독의 일관된 관심사는 한국 1호 국토개발기술사(조경)를 획득한 최초의 인물, 정영선 조경가를 만나 흙과 풀로 숨쉬는 드넓은 땅에 안착했다. 사계절의 변화를 담은 풍경과 생태의 고유함을 지키려는 정영선 조경가의 철학이 순리를 따르는 그의 정원처럼 조화를 이룬다. 풀꽃의 시를 써온 인물의 업적을 탐구하는 이 영화는 경관만큼이나 인물의 얼굴에도 정성을 쏟으며 베테랑에게 깃든 긴 세월을 함께 전한다. 눈여겨볼 점은, <땅에 쓰는 시>가 조경 활동의 시적 아름다움과 지혜를 전하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여성 조경가의 생애에 대한 유효한 자각을 이끈다는
[리뷰] ‘땅에 쓰는 시’, 조경가의 지혜로 돌보고, 여성 선구자의 집념으로 일궈낸 경관의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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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펭글러 가족은 고스트버스터즈의 본부에 정착해 고스트버스터즈의 명맥을 이어가는 중이다. 어느 날 평소 그들을 탐탁지 않게 생각한 시장이 가족 중 유일한 미성년자인 피비(매케나 그레이스)의 활동을 금지한다. 무기력한 피비 앞에 유령 멜로디(에밀리 앨린 린드)가 나타나 그녀의 친구가 되어준다. 한편 레이(댄 애크로이드)의 골동품 가게에 냐딤(쿠마일 난지아니)이 골동품을 판매한다. 이 골동품에는 모든 것을 얼려버리는 고대의 악령 가라카가 봉인되어 있다. 멜로디는 피비의 호의를 이용해 그 봉인을 풀려고 한다.<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은 〈고스트버스터즈>(1984) 시리즈의 신작이다. 전작인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가 세대교체 과정을 그려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영화는 스펭글러 가족의 활약상을 본격적으로 그려낸다. 원년 멤버와 크리처를 재활용하는 팬서비스에 집중한 전작과 달리 독창적인 오리지널 크리처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성과 이민자 흑인 등 캐릭터의 비중을 늘
[리뷰] ‘고스트버스터즈: 오싹한 뉴욕’, 빌 머레이의 칠순 잔치에서 외치는 고스트버스터즈 어셈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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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노동자 데이브(피터 파치넬리)는 중증 호흡기질환에 걸린 아버지 조지(랜스 헨릭슨)와 육상선수 꿈나무인 아들 클레이(아셔 에인), 둘째를 임신한 아내 사라(피오나 두리프)와 함께 살아간다. 단란해 보이는 데이브의 가정은 감당하기 버거운 조지의 병원비로 인해 무너지기 직전이다. 그즈음 옆 동네에 일어난 산불이 예기치 못한 속도로 데이브의 동네에 들이닥친다. 대피 경보가 울리기 시작하자 데이브는 가족을 데리고 산불에서 탈출하고자 전속력으로 페달을 밟기 시작한다. <브레이브 온 파이어>는 <트와일라잇> 시리즈에서 닥터 칼라일을 연기한 피터 파치넬리와 각본가 닉 라이언이 메가폰을 잡은 영화다. 2020년 미국 캘리포니아를 강타한 대형 산불을 모티프로 제작됐다. 다만 영화가 산불을 가족애를 회복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퀘스트로 그리는 방식은 위험하다. 또한 <포레스트 검프>에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낡디낡은 CG는 산불의 위험을 우스꽝스럽게 보이게 할
[리뷰] ‘브레이브 온 파이어’, 감독이 진정 생태주의자라면 이 영화를 제작하지 말아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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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타우지고등학교에 갓 입학해 관악부에서 좌충우돌했던 유포니엄 연주자 오마에 쿠미코(구로사와 도모요)는 눈 깜짝할 새 2학년 선배가 됐다. 그리고 쿠미코는 관악부의 새로운 부장이 됐다. 절친한 코사카 레이나(안자이 지카)와, 츠카모토 슈이치(이시야 하루키)가 집행부 일을 돕지만 쿠미코는 여전히 단체를 이끄는 일이 낯설다. 쿠미코가 취임한 이래 관악부가 당면한 큰 이벤트는 12월에 열릴 앙상블 콘테스트다. 콘테스트 출전 티켓은 학교별 한팀뿐. 관악부원들은 저마다 팀을 꾸려 콘테스트 출전권을 따내기 위한 오디션 준비에 돌입한다.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앙상블 콘테스트>는 2015년부터 <도쿄MX>에서 방영한 다케다 아야노의 만화 <울려라! 유포니엄>의 TV애니메이션을 극장용으로 재편한 다섯 번째 영화다. 이번 영화 또한 이전에 나온 극장판 영화와 마찬가지로 쿠미코의 내적 성장에 집중한다. 쿠미코는 자존감이 높은 후배를 보며 자극을 받기도 하고 자신감이
[리뷰] ‘극장판 울려라! 유포니엄: 앙상블 콘테스트’, 나를 믿고 상대를 받아들일 때 비로소 완성 가능한 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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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부터 사랑에 빠진 여성에게서 빛이 보이기 시작한 사이조(가미오 후주)는 사랑의 정의에 대한 호기심을 갖게 된다. 도대체 사랑이 뭐길래 이토록 많은 여자들이 사랑에 빠진 걸까. 그동안 연애와 거리가 멀었던 사이조는 사랑이 무엇인지 알고 싶다는 시노노메(다이라 유나)를 만나 함께 교환일기를 쓰기로 한다. 사랑의 정의를 토의하는 교환일기는 그들의 일상을 가로지른 사랑의 순간들로 가득해진다. 한편 사이조를 오랫동안 짝사랑해온 소꿉친구 키타시로(나나세 니시노)는 마음이 조금 어지럽다. 어떻게 해야 긴 시간 숨겨온 자신의 마음을 알릴 수 있을까, 그의 고민은 다른 방향으로 향해 간다. 다소 엉뚱하고 귀여운 상상으로 시작된 <사랑은 빛>은 말갛고 정직한 감정을 긴장감 넘치게 고백한다. 여름을 그대로 간직한 계절감과 인물의 관계를 섬세하게 반영한 촬영 구도는 영화에 담긴 은유를 편히 즐긴다. 아슬아슬 세 인물의 속마음을 넘나드는 과정은 그 사람의 일기장을 몰래 훔쳐보는 느낌을 준다
[리뷰] ‘사랑은 빛’, ‘무엇이 사랑인가?’ 살면서 왜 이런 질문을 한번도 안 해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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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47~48년 무렵 제주도에선 4·3 사건이라 불리는 비극이 발생했다. 이념 투쟁이란 명목 아래 수만명의 무고한 제주 도민들이 공권력에 학살당한 사건이었다. 역사적으로도 유례없는 정부의 민간인 학살이었음에도 여전히 그 진상은 곳곳에 숨겨져 있다. 이에 <돌들이 말할 때까지>는 4·3 사건 당시 전국 각지의 수형소로 끌려가 억울한 옥살이를 겪었던 다섯 할머니의 증언을 기록한다. 아흔을 훌쩍 넘긴 나이에 76년 전 어릴 적의 일을 회고하는 것인데도 그들은 당시의 아픔과 치욕들을 생생하게 내뱉는다. 영화는 그들의 음성을 별다른 기교 없이 똑바로 보고 듣더니 종종 제주의 자연에 눈을 돌린다. 해저 동굴, 눈 내린 설원, 푸르른 녹음이 장면에 스친다. 그러나 이 자연을 눈여겨본다면 이것들이 일제의 탄압으로 만들어진 인공 동굴이라거나 4·3 사건 피해자들이 몇주를 굶으며 버틴 산 중턱임을 자연스레 알게 된다. 아픈 역사가 새겨진 제주의 시공간이 천천히 스크린을 뒤덮는다.
[리뷰] ‘돌들이 말할 때까지’, 음성과 상상이 만드는 아카이브, 역사는 치매에 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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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여성 정순(김금순)은 남편을 일찍 떠나보내고 지방의 한 식품 공장 노동자로 일하며 살아가고 있다. 허구한 날 아들뻘의 작업반장 도윤(김최용준)에게 무시당하기 일쑤지만 정순은 늘 겪는 일이라며 넉살 좋게 웃어넘긴다. 정순은 공장에 새로 들어온 중년 남성 영수(조현우)와 연인 사이로 발전한다. 영수가 묵고 있는 모텔 달방에서 주로 시간을 보내던 두 사람은 차를 빌려 출근 전 훌쩍 바람을 쐬고 오는 등 소소한 연애를 즐긴다. 그러던 어느 날, 영수가 찍은 정순의 영상이 사람들 사이로 퍼져나간다. 걷잡을 수 없는 속도로 수많은 이들이 그 영상을 주고받는다. 정순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깊은 충격에 빠지고, 정순의 딸 유진(윤금선아)은 분노하여 경찰서를 찾아간다.정지혜 감독의 장편 데뷔작 <정순>은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안겨온 디지털성범죄와 중년 여성 노동자의 삶을 겹쳐 보인다. ‘정순’이라는 이름보다는 ‘엄마’, ‘이모’, ‘아줌마’로 불리는 어느 중년 여성의 평범한 일상
[리뷰] ‘정순’, 중년 여성 재현의 사각지대를 밝히는 불꽃같은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