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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혼 소송과 불륜 등 개인사를 자유롭게 발화할 기회, 시청자 앞에서 사회적 편견을 스스로 무너뜨릴 힘까지, 언뜻 <SNL 코리아>는 배우 황정음에게 많은 것을 선물한 것처럼 보인다. 실제로 황정음은 내일이 없는 듯 깡다구를 발휘했다. 자신을 둘러싼 공공연한 소문과 이름표, 추문을 기꺼이 드러내면서도 기죽지 않았다. 당당한 태도와 합리적인 분노는 대중이 그의 심정을 십분 이해하도록 이끌었다. 프로그램 소개에 명시된 ‘성역 없는 풍자, 거침없는 패러디’라는 말처럼 출연자의 약점을 인정하고 그것을 하나의 콘텐츠로 만드는 것은 <SNL 코리아>가 나아가는 ‘쿨한’ 지향점이다. 그렇다면 <SNL 코리아>의 풍자는 정말 황정음에게 사회적 자유와 해방을 선사했을까. 선거철을 앞둔 <SNL 코리아>는 여느 때처럼 정치풍자 코너를 구성했다. 하지만 야당의 “Xiexie”와 여당의 대파 이야기를 단순 반복하는 패턴에는 정치 현안을 관통하는 내용 자체가 없고
[이자연의 TVIEW] ‘SNL 코리아’ 시즌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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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거>
애플티비+ | 8부작 / 연출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애덤 아킨 / 출연 콜린 파렐, 에이미 라이언, 커비 하웰뱁티스트, 데니스 부치카리스, 제임스 크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험프리 보가트를 꿈꾸는 하드보일드 나라의 시네필
사립탐정 존 슈거(콜린 패럴)는 할리우드의 전설적인 프로듀서 조너선 시겔(제임스 크롬웰)로부터 한통의 의뢰를 받는다. 그가 아끼는 손녀 올리비아(시드니 챈들러)의 실종 사건을 조사해달라는 것. 존의 상사 루비(커비 하웰뱁티스트)는 그의 건강 상태를 걱정하며 휴식을 권하지만, 존은 사건에 강한 호기심을 느낀다. 하지만 사건 조사를 시작하자 시겔 가문의 가족들은 존에게 불편한 기색을 내보이며 비밀을 숨기기만 한다. 4월5일 첫 에피소드 2편을 공개한 <슈거>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가득 담긴 하드보일드 시리즈다. 영화 비평지를 세권이나 구독하는 탐정 존은 폭력은 싫어도 <빅 히트>에서 글렌 포드가 든 총은
[OTT 추천작] ‘슈거’ ‘우리 사이 어쩌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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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스티븐 제일리언 / 출연 앤드루 스콧, 다코타 패닝, 조니 플린, 엘리엇 섬너, 케네스 로너건 / 공개 4월 4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육체와 시간의 세공으로 타자를 집어삼킨다
뉴욕에서 자잘한 사기로 생계를 유지하던 톰 리플리(앤드루 스콧)는 한 갑부로부터 유럽에서 자기 아들을 데려와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디키라고도 불리는 아들의 이름은 리처드 그린리프(조니 플린). 갑부는 톰을 디키의 친구로 착각하고 제안했지만, 거짓말에 능한 그는 거액의 보수를 노리고 생면부지의 남자를 찾아 유럽으로 떠난다. 부호의 말대로 디키는 이탈리아 아말피의 대저택에서 애인 마지(다코타 패닝)와 함께 삶을 만끽하고 있었다. 지인 행세를 하며 디키에게 접근한 톰은 그의 별장에서 지내게 된다. 하지만 마지는 톰을 향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디키는 좀처럼 뉴욕으로 돌아갈 생각을 하지 않는다. 궁지에 몰린 톰은 간계를 꾸민다.
<리플리: 더 시리즈
[OTT 리뷰] ‘리플리: 더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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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정우성 같은 액션배우를 지망했던 우석(조병규)은 얼굴에 난 상처로 인해 스턴트맨 생활로 힘겹게 가족과 생계를 꾸려나가는 중이다. 그의 꿈은 사고로 얼굴에 흉터가 생기기 직전인 1997년으로 되돌아가 그 순간을 바로잡는 것이다. 그러던 그는 스턴트를 하던 중 사고로 죽는다. 스턴트를 하기 직전 그는 거리에서 의문의 스님(박철민)을 도운 대가로 죽은 뒤 과거로 돌아갈 수 있는 부적을 구매했고, 그 덕에 1997년에 환생해 과거를 바로잡을 기회를 얻는다.
웹소설에서 유행하는 환생물 장르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른다. 영화 <비트>(1997)와 가수 김건모의 <핑계> 등의 소재로 레트로 감성을 자극하려 했으나 영화 속 1997년이라는 시공간은 서사와 결부되지 않고 피상적인 차원에 그친다. 대사마저 90년대 소년 만화에나 등장할 법한 온갖 클리셰와 낡디낡은 주제, 애잔할 정도로 반복되는 시대착오적 개그로 가득하다. 내레이션에 의존하는 전개와 허점투성이인 설정, 모든
[리뷰] ‘어게인 1997’, 1997년을 찍으랬더니 1997년으로 퇴행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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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향해 달려가는 세 사람이 있다. 번번이 오디션에 떨어지지만 언젠가 자신들의 개성이 세상에 인정받으리라 믿는 록밴드 ‘은하수’다. 하지만 세 사람의 기괴한 불협화음을 듣고 있노라면 이들이 이름을 떨치지 못한 이유를 알 것도 같다. 청춘과 낭만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는 없는 법이다. 결국 생활고에 시달리던 리더 동은(윤제문)이 주식 손실을 메꾸기 위해 밴드 공용 통장에 손을 대고 만다. 화가 난 은수(김지훈)와 은하(이시아)가 홧김에 동은이 아끼는 기타를 중고 시장에 팔아버린다. 영화 <은하수>는 세 사람이 동은의 “심장과도 같은” 기타를 되찾는 여정을 유쾌하게 그린 작품이다. 고등학생의 풋풋한 러브 스토리와 가족을 위해 새출발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일화가 이어지며 따뜻함을 자아낸다. 일차원적인 웃음 코드와 플래시백에 의존하는 단순한 플롯이 다소 아쉽지만 놀라울 정도로 낙천적인 세 사람은 방황하는 청춘들에게 분명 따뜻한 위로를 건넨다. 밴드 노브레인의 보컬 이성우를 비
[리뷰] ‘은하수’, 영글지 않은 몽글몽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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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혈단신의 건축사 청이옌(양조위)에게 1970년대의 홍콩은 사업을 벌이기 좋은 기회의 땅이다. 쩡 사장(임달화)을 도와 부동산 매매 작전에 뛰어든 그는 잠깐의 기지를 발휘해 큰돈을 만지게 된다. 건물은 짓는 것이 아니라 소유하는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은 청이옌은 작은 투자회사 ‘카르멘’을 설립한다. 그리고 점차 주식시장으로 발을 넓히며 카르멘을 홍콩 경제를 주무르는 재벌 기업으로 키워낸다. 11년 뒤 찾아온 홍콩의 경제위기. 카르멘 그룹의 주가도 폭락한다. 카르멘의 비위를 눈여겨보던 반부패 수사관 류치위안(유덕화)에게는 천재일우의 기회다. 그는 청이옌과 주변인을 심문하며 탐욕으로 얼룩진 황금 제국의 과거를 파헤치기 시작한다.
<무간도>의 각본가와 두 주연배우가 의기투합한 만큼 정통 누아르를 기대하기 쉽지만 <골드핑거>는 1970년대 홍콩 경제의 황금기를 배경으로 한 금융 범죄물이다. 홍콩영화 역대 최고 제작비를 투입한 프로덕션 위에서 펼쳐지는 일사불란한 앙상블
[리뷰] ‘골드핑거’, 원초적 포만감으로 슬며시 갈음하는 악행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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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폭죽이 담긴 수레에 올라타 얼떨결에 용의 전사로 지목되었던 포(잭 블랙)는 이제 지혜의 지팡이를 물려받아 천하제일인의 자리에 올랐다. 마스터 시푸(더스틴 호프먼)는 포에게 새로운 단계로 도약할 차례라고 조언한다. 우그웨이 대사부처럼 평화의 계곡을 수호하는 영적 지도자가 되어 새 후계자를 임명할 때가 된 것이다. 시푸는 후계자를 정하기 위해 선발전을 열지만 포는 아직도 악당들과 맞서 싸우는 용의 전사로 남고 싶은 눈치다. 그러던 어느 날 제이드 궁전의 유물을 노리는 여우 젠(아콰피나)의 등장으로 한바탕 소란이 일어난다. 치열한 결투 끝에 젠을 제압한 포는 그녀에게서 강력한 악당에 관한 소문을 듣는다. 어떤 존재로도 변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악당 카멜레온(비올라 데이비스)이 강력한 힘을 탐내고 있다는 것. 시푸는 포가 후계자 물색에 집중하기를 바라지만 포는 카멜레온을 제압하려 젠과 함께 그녀의 고향인 주니퍼시로 향한다. 한편 카멜레온은 포의 지팡이를 얻어 영혼계로부터 최악의 빌
[리뷰] ‘쿵푸팬더4’, 판다로 충분한데 강제로 덤을 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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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김치
가장 사랑하는 음식.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 집 김치의 맛 비결을 라임 주스라 말한 적 있는데, 거짓말이다. 물론 우리 집 김치 레시피는 극비다.
할리우드 고전영화들
요즘 할리우드 올드 클래식에 매료돼 있다. 폴 뉴먼이 나오는 초기작도 많이 보고, <에덴의 동쪽>을 비롯한 제임스 딘의 영화도 챙겨 보는 중이다. 최애 배우는 역시 말론 브랜도. 젊은 말론 브랜도와 내가 닮았다는 이야기가 종종 나오는 것도 알고 있다. (웃음)
라디오헤드
<Everything in Its Right Place>가 수록된 《Kid A》앨범을 사랑한다. 왜 라디오헤드를 듣냐고? 슬프기 때문이지. Sad is good.
차기작들
아무래도 요즘 가장 빠져 있는 건 앞으로 연기할 배역들일 것이다. 토드 솔론즈와
[LIST] 찰스 멜턴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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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과 서민의 계급 격차 사랑, 시한부, 기억상실 등 드라마 <눈물의 여왕>에는 그간 우리가 보아온 익숙한 설정이 전면에 등장한다. 지겨울 만도 한데 ‘아는 맛’이 무섭다고 우리는 그 익숙함에 즐겁게 빠져든다. 하지만 박지은 작가 드라마의 매력은 단지 ‘아는 맛’에 있지 않다. 그걸 살짝 비트는 매력이 있달까. <눈물의 여왕>은 재벌 계급 남자주인공과 소위 ‘캔디렐라’로 불리는 서민 계급 여자주인공의 사랑이라는 익숙한 구도를 비틀어 ‘개천’이 아닌 ‘용두리’에서 나온 인재, 백현우(김수현)와 ‘퀸즈’ 그룹의 실세, 홍해인(김지원)의 로맨스라는, 성별 반전 서사를 등장시킨다. 단지 성별만 바뀌었을 뿐인데 꽤 새롭다. 우리가 벗어나야 할 ‘클리셰’가 계급 격차 로맨스 드라마만이 아니라는 것을 일깨우듯, 우리에게 익숙한 가부장사회의 관습이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재현한 덕분에 통쾌하기도 하다. 물론 ‘가부장제’의 자리가 ‘자본’으로 대체된 설정은 씁쓸한 뒷맛을 남기는
[오수경의 TVIEW] ‘눈물의 여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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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 하드 필링스>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진 스툽니스키 / 출연 제니퍼 로런스, 앤드루 바스 펠드먼, 매슈 브로더릭 / 공개 3월31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뻔하고 난잡하지만 시류를 면밀히 직시하는 코미디
32살 바텐더 매디(제니퍼 로런스)의 인생은 구제불능이다. 꼬일 대로 꼬인 삶도 해결이 촉급하지만 당장의 지갑 사정이 훨씬 긴박하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매디는 재산세를 내지 못해 부업에 요긴히 사용하던 자동차마저 압류당한다. 실의에 찬 매디의 눈에 한 부호 부부가 내건 광고가 들어온다. 숫기도 연애 경험도 없는 아들 퍼시(앤드루 바스 펠드먼)의 대학 생활이 우려돼 퍼시의 대학 진학 전 그를 남자로 만들어주면 부부의 자동차를 내주겠다는 것. 당장 자동차가 필요한 매디는 앞뒤 가리지 않고 퍼시를 유혹한다. <노 하드 필링스>는 20대 초반부터 수많은 신기록을 경신한 할리우드 톱배우 제니퍼 로런스가 속칭 ‘화장실 코미디’라 불리는
[OTT 추천작] ‘노 하드 필링스’ ‘홈리스 월드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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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8부작 / 연출 벤 테일러, 아만다 브롯치, MJ 델라니 / 출연 루이사 헐랜드, 제이크 던, 에이드리언 레스터, 닉 모하메드 / 공개 3월29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유치해서 별로거나 유치해도 괜찮거나
1705년 영국, 고향에 온 넬(루이사 헐랜드)은 환영받지 못한다. 가난한 집으로 다신 돌아오지 않을 거라 큰소리치고 번지르르한 대위와 멀리 떠났지만 전쟁에서 대위가 죽자 갈 곳을 잃는다. 아예 맨몸으로 귀향한 건 아니다. 요정 ‘빌리 블라인드’ (닉 모하메드)에게서 초인적인 힘을 얻은 넬은 마을을 제멋대로 휘두르는 영주의 아들 토머스(제이크 던)를 혼내주면서 기세가 산다. 그러나 곧 큰 사건에 휘말려 영주를 죽였다는 누명을 쓰고 이상한 능력이 있다는 소문까지 퍼지면서 도망자 신세가 된다. 전편이 공개된 8부작 <레니게이드 넬>은 호쾌한 스펙터클을 중심으로 동화적인 세계를 증축해나가는 판타지물이다. 절대 지기 싫어하는 여성이 자기 성미에 걸
[OTT 리뷰] ‘레니게이드 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