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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사고로 선택적 기억상실증을 앓고 있는 덕희(추자현)는 1년이 지나도 돌아오지 않는 기억 때문에 초조해한다. 그럴 때마다 남편 준석(이무생)은 혼란스러워하는 아내를 달래며 위로를 건넨다. 강압적으로 기억을 주입하려는 시도는 위험하다는 의사의 권고에 따라 준석은 아내가 회복되기만을 묵묵히 기다린다. 기억이 돌아오지는 않았지만, 덕희는 남편의 도움으로 미술학원에서 수업을 진행할 정도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게 되었다. 소설가인 준석은 어느 날 출판사의 청탁으로 자서전을 작업하기 위해 한달간 강릉으로 떠난다. 매일 남편과 통화하며 돌아올 날만을 기다리던 덕희는 어느 날 밤 걸려온 충격적인 전화 한통에 완전히 무너지고 만다. 덕희는 준석 앞으로 날아온 과속 범칙금과 수백만원에 달하는 카드 연체금에 대한 걸 알게 되고, 지금껏 자신이 알던 자상한 남편에게 다른 면이 존재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을 품는다.
<당신이 잠든 사이>는 <접속> <텔미썸딩>을 만들며 1
[리뷰] ‘당신이 잠든 사이’, 유실된 기억과 함께 행방불명된 멜로와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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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막 전쟁이 끝나고 동서 냉전시대가 도래한 지금, 전세계는 물밑에서 치열한 정보전을 펼치는 중이다. 주인공 로이드의 코드명은 황혼. 스파이로서 본국의 지령을 받아 첩보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한다. 그런 그에게 새로운 미션이 주어졌으니 바로 새로운 가족을 만드는 것이다. 명문학교 이든 칼리지의 친목회인 임페리얼 스칼라에 들어가 제1야당 국가통일당의 총재이자 대기업 데스몬드 그룹의 총수인 도노반 데스몬드와 직접 접촉하기 위해서다. 가족을 만들고 명문학교에 입학하고 그곳에서 아이가 좋은 성적(스텔라)을 받아 친목회에 들어가는 모든 과정이 최종 목표를 수행하기 위한 배경 작업에 불과하지만 로이드는 이 모든 것을 해낸다. 고아원에서 여러 번의 파양을 경험한 6살짜리 꼬마 아냐와 결혼하지 않은 여성을 스파이로 의심하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위기를 느낀 요르가 기꺼이 가짜 가족이 되기로 합의한 것이다. 겉으로 보기에 평범한 가정이 된 이들은 각각 동상이몽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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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극장판 스파이 패밀리 코드: 화이트’, 자꾸만 혼자 벅차오르면 오타쿠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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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ST’는 매주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에게 취향과 영감의 원천 5가지를 물어 소개하는 지면입니다. 이름하여 그들이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훠궈
늘 빠져 있는 음식이다. 전세계의 훠궈를 다 먹어보겠다는 원대한 꿈이 있다. 몇달 전 뉴욕에서 인생 훠궈집을 발견했는데 한국엔 없는 체인점이더라. 진지하게 한국에 들여오고 싶다.
뮤지컬
해외여행 중에 <위키드> <라이언 킹> 같은 유명한 뮤지컬을 몰아 봤는데 행복했다. 무대 위 배우들처럼 연기를 잘하고 싶다는 자극을 받았다. 영감을 위해서라도 좋은 무대를 많이 봐야겠다고 결심했다.
여행
워낙 집순이인 데다가 늘 바쁜 스케줄에 쫓겨 여행엔 관심이 없었다. 그런데 지난해부터 작품 하나 끝내면 여행을 다녀오기 시작했다. 미국, 유럽, 발리 등에 머물렀는데 좋은 에너지를 받았다. 앞으로 나 자신에게 새로운 환경에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기회를 주고 싶다.
수영
수영은 어렸을 때 하고 오랫동
[LIST] 김지연이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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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연여고 2학년5반 학생들은 매월 마지막 주 목요일 5교시 HR 시간이면 ‘피라미드 게임’을 한다. 인기투표를 표방하지만 사실 A등급부터 F등급까지 반 학생들의 등급을 매기는 잔혹한 게임이다. 자신보다 낮은 등급인 학생을 괴롭힐 수 있으며 F등급이 된 학생에게는 가혹한 폭력을 행사하는 게 이 게임의 기본 규칙이다. 누가 이런 걸 만들었을까? 백연그룹 손녀이자 백연여고 이사장 딸로서 반의 절대 권력자인 백하린(장다아)이다. 티빙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은 “사회의 축소판”과 같은 백연여고 2학년5반을 통해 계급화한 사회, 차별과 폭력에 무기력하게 침묵하는 사회를 은유한다. ‘사회’는 절대 권력자 한 사람에 의해 굴러갈 수 없듯 피라미드 게임이 1년 넘게 지속될 수 있었던 이유는 그 구조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방관자와 가해자들 때문이다. 드라마는 반에서 일어나는 차별과 폭력이 그저 백하린으로 상징되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학교와 어른들의 이해관계가 얽힌 구조의 문제임을 보여준다
[오수경의 TVIEW] ‘피라미드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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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틀맨: 더 시리즈>
넷플릭스 | 8부작 / 연출 가이 리치 / 출연 테오 제임스, 카야 스코델라리오, 지안카를로 에스포지토, 다니엘 잉스 / 공개 3월 7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야성과 교양의 역설적인 조화
귀족 가문의 차남 에디(테오 제임스)는 사랑하는 가족과 함께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다. 평화롭던 분위기는 변호사가 들고 온 유언장 하나로 순식간에 뒤흔들린다. 아버지가 600년 만에 처음으로 전통을 깨고 모든 재산과 작위를 차남에게 물려주기로 한 것이다. 마약상에 큰 빚을 져 누구보다 돈이 필요했던 장남 프레디(대니얼 잉스)가 분노에 차서 폭주하고 에디는 미안한 마음에 온 힘을 다해 형을 도우려 한다. 급하게 재산 매각을 준비하던 그의 앞에 매력적인 한 여성이 나타난다. 자신의 이름을 글라스(카야 스코델라리오)라고 밝힌 여성은 에디의 아버지와 오랜 기간 거래해온 사이다. 뜻밖의 사실은 그 거래가 마약과 연관되었다는 것. 가문의 저택이 대마초
[OTT 추천작] ‘젠틀맨: 더 시리즈’ ‘댐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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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 10부작 / 연출 이병헌 / 출연 류승룡, 안재홍, 김유정 / 공개 3월1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희귀종 웃음의 출현. 치밀하고 정성스럽게 어이없다
이병헌식 웃음에 익숙한 이들도 <닭강정>은 도전적으로 느낄지 모르겠다. 일찍이 웹툰 <닭강정>을 보며 웃은 이들도 넷플릭스 시리즈 <닭강정>에는 종종 당황할 수 있다. 감독, 배우, C급 코미디, 그리고 OTT 플랫폼이기에 가능한 시리즈 구성이 적역의 시너지효과를 낸 덕택이다. 사장 한명, 직원 둘. 전 직원 세명인 ‘모든기계’ 사무실에 의문의 기계가 배달되면서 사태는 시작된다. 인근의 유서 깊은 맛집에서 닭강정을 사들고 온 사장 최선만(류승룡)의 딸 최민아(김유정)가 하필이면 그 기계 안에 들어가 닭강정으로 변해버린 것이다. 주요 목격자는 민아를 흠모하던 인턴 직원 고백중(안재홍)으로, 선만과 백중은 곧 힘을 합쳐 변신에 얽힌 황당무계한 비밀을 파헤쳐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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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리뷰] ‘닭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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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고래 벨루는 또래 친구들보다 성장이 느리다. 하얗고 윤기나는 몸을 뽐내는 친구들과 달리 벨루의 조그만 몸에는 군데군데 회색 점이 가득하다. 성장을 마친 수컷들이 먼바다로 떠나기 위해 수영 연습을 할 때도 벨루는 할머니 곁에 혼자 남아 있어야 한다. 그러던 어느 날 벨루를 항상 꼬맹이라고 무시하던 알피가 임신한 돌고래를 구하고 주위로부터 용감하다는 찬사를 받는다. 벨루는 알피처럼 자신의 용기를 증명하기 위해 오래전 거대 빙하 지대로 떠난 할아버지를 찾아 멀고 먼 모험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기나긴 여정에 잔소리 많은 철갑상어 시라노와 애교 만점 범고래 잭클린이 합류한다. 죽을 고비를 몇번이고 넘기며 간신히 거대 빙하 지대에 도착한 벨루는 잭클린의 비밀을 알게 된다.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은 외모가 보잘것없는 주인공의 모험을 다룬 성장영화다.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애니메이션답게 아기자기한 캐릭터들이 돋보인다. 전반적으로 서사를 빠르게 풀어나가 연결이 부자연스
[리뷰] ‘용감한 돌고래 벨루와 바닷속 친구들’, 먹이사슬 너머의 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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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가사도우미로 일하는 필리핀 여성 조이(맥신 아이겐만)는 혼수상태의 자산가 개럿(데이비드 헤이먼)의 대저택에 입주 도우미 제안을 받는다. 자신을 조카라 소개하는 캐서린(리앤 베스트)은 조이에게 안정적인 주급과 개인 방을 제안한다. 조이가 딸 그레이스(제이든 페이지 보아디야)를 집 안에 몰래 데려와 키우면서 브로커를 통해 불법 체류 신분을 해결하려는 어느 날, 켜켜이 묵은 가문의 끔찍한 비밀이 모녀를 위협하기 시작한다. 필리핀계 영국 감독의 장편 데뷔작인 <레이징 그레이스>는 대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인 외부인의 시선으로 집 안 깊숙이 자리한 미스터리를 추적하는 앞선 할리우드영화들을 연상시킨다. <겟 아웃>보다는 호러 요소가 무르고 <나이브스 아웃>보다는 추리 요소가 부족하다. 동시대 ‘가정부 스릴러’ 범주화에 혁혁한 공을 세운 <기생충>과도 원치 않게 비교될 것이다. 필리핀 음악과 의상 등 동남아시아 전통문화의 이미지를 장르에 적절하게
[리뷰] ‘레이징 그레이스’, 대저택 미스터리 속 불완전한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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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파일럿 리퍼(러셀 크로)는 필리핀 술루해에서 피랍된 CIA 요원을 구출하는 작전을 수행하는 델타포스팀을 지원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팀의 구성원은 베테랑 요원 아벨(루크 헴스워스), 비숍(리키 휘틀), 슈가(마일로 벤티밀리아) 그리고 항공기공격통제관 키니(리암 헴스워스)다. 이들은 작전 수행 중에 예기치 못하게 적에게 습격당해 뿔뿔이 흩어진다. 혼자 살아남은 키니는 드론의 도움으로 탈출하던 중에 폭포에 떨어져 기절한다. 그를 구한 것은 죽은 줄 알았던 아벨이다. 아벨은 키니에게 납치된 비숍을 구하러 가자고 설득한다.
<랜드 오브 배드>는 <언더워터>(2020)의 감독 윌리엄 유뱅크의 신작이다. 독창적 비주얼을 그려내려고 애쓴 감독의 전작과 달리 영화는 낡고 전형적인 전쟁 블록버스터에 불과하다. 초반에는 그나마 전장과 본부를 넘나드는 리퍼와 키니의 전우애를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후반으로 갈수록 전장을 강 건너 불구경이라고 생각하는 군인과 영화를 보는 관객에
[리뷰] ‘랜드 오브 배드’, 이 영화의 올드함은 악지 중의 악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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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산드라 웹(다코타 존슨)을 임신한 콘스턴스는 초능력을 지닌 독거미를 채집하러 아마존으로 떠난다. 그녀는 동행인 이지키엘 심스(타하르 라힘)에게 살해당하고, 채집한 독거미까지 빼앗긴다. 다행히 카산드라 웹은 거미와 공생하는 원주민 아라냐에게 구출된다. 30년 뒤인 2003년 뉴욕. 독거미의 힘으로 초능력자가 된 이지키엘은 10대 소녀 줄리아 콘월(시드니 스위니), 안야 코라존(이사벨라 메르세드), 매티 프랭클린(셀레스트 오코너)이 자신을 죽이리라는 미래를 본 뒤 그녀들을 죽이려 한다. 마찬가지로 미래를 보는 카산드라는 세 소녀를 지키려 한다. <마담 웹>은 ‘소니 <스파이더맨> 유니버스’의 신작이다. 원래 조연이었던 노인 캐릭터 마담 웹을 주체적인 X세대 젊은 여성 캐릭터로 재해석했다. 마담 웹이 지킨 세 소녀가 스파이더우먼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고편식 결말로 끝나지만 이 영화만 볼 때 시리즈가 이어질지는 의문이다. 일단 모든 캐릭터가 일차원적인 데다 전개마저
[리뷰] ‘마담 웹’, 히어로 영화라기보단 CPR 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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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주 사고를 친 뒤 나락에 빠진 배우 수연(박지연)은 요즘 화병으로 앓아눕기 직전이다. 재기하려 사인회를 열어도 오는 사람이 없고 같이 사는 후배 배우 가영(김누리)과 소속사 대표로부터 무시당하는 나날이 이어지자 다시 술에 손대고 싶은 욕망에 휩싸인다. 결국 술을 진탕 마시고 잠들었다 깬 수연은 직전까지 싸웠던 가영이 칼에 찔려 죽은 것을 목격한다. 혹여나 만취한 자신이 저지른 일이 아닐까 하고 두려워하던 와중에 문밖에서 의문의 남성을 발견한다. <화녀>는 궁지에 몰린 여성이 위기 상황을 돌파해나가는 과정을 흥미롭게 담는다. 수연은 남자와의 일대일 싸움에서 그동안 쌓인 분노 에너지를 활용해 그를 제압하고 집을 찾아온 경찰들 앞에서는 연기대상을 받은 배우답게 능청스러운 연기로 그들의 시선을 돌린다. 배우 박지연은 발견이라 할 만큼 반짝인다. 명성을 잃은 배우의 처연함을 실어나르는 목소리가 특히 귀를 사로잡는다. 반면 거친 만듦새는 아쉽다. 파편적인 감정선은 인물들의 행동을
[리뷰] ‘화녀’, 정돈이 필요한 분노 에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