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는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 공화국의 가난한 시골마을. 초등학교 교사 아도르는 정직하고 꼿꼿한 사람이다. 옆집의 부자가 아도르의 담장 밑에 화장실을 만들어 아도르의 아내를 훔쳐보는 데서 사건이 시작된다. 아도르는 동네 검사에게 하소연하지만, 검사가 들은 척도 하지 않자, 전 재산을 털어 검사 집 앞에 화장실을 파기 시작한다. 검사의 방해와 동네 사람들의 비웃음 속에서 땅을 파내려가던 아도르는 뜻하지 않게 200년 만에 우물을 찾아낸다.
단편에 어울릴 법한 간소한 우화를 (벌이 날다)는 기교를 버린 다큐적 성실함으로 그려낸다. 민병훈 감독은 러시아 유학중에 동료 잠셋과 함께 1억원 예산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에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을 휩쓸었고 그리스 데살로니키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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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에 어울릴 법한 간소한 우화를 (벌이 날다)는 기교를 버린 다큐적 성실함으로 그려낸다. 민병훈 감독은 러시아 유학중에 동료 잠셋과 함께 1억원 예산으로 영화를 완성했다. 이탈리아 토리노영화제에서 대상, 비평가상, 관객상을 휩쓸었고 그리스 데살로니키영화제에서 은상을 수상하며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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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훈 감독은 (벌이 날다)를 러시아 국립영화대학 유학을 마치면서 타지키스탄 출신 잠셋 우스만노프 감독과 공동연출했다. 타지키스탄의 오지 마을이 배경이다. 아노르는 시골 초등학교 교사다. 옆집의 거만한 부자가 그의 집 바로 옆에 재래식 변소를 짓는 몰상식한 행동을 하자 아노르는 마을 검사에게 고소하지만 검사는 부자만 옹호한다. 화가 난 아노르는 검사의 집 앞 땅 한 뙈기를 사 변소를 파기 시작한다. 일종의 복수전이다. 그런데 거기서 수맥이 터지고, 마을에는 첫 우물이 선사된다. 조미료 없이 소금으로만 간을 맞춘 음식 같은 담백한 흑백 영화다.more
민병훈 감독이 러시아 유학중에 만든 작품이다. 중앙아시아의 타지키스탄의 작은 마을을 배경으로 삼았다.
시골 마을인 ‘아쉬트’에는 40대 초등학교 선생 아노르가 살고 있다. 그런데 옆집으로 이사온 부자가 집 담장 아래쪽에 화장실을 만들고, 그의 아내를 매일 훔쳐본다. 아노르는 화가 나 검사에게 항의하지만 그는 오히려 부자를 옹호한다. 아노르는 학교도 그만둔 채 검사의 집 앞에 사둔 땅에다 화장실을 판다. 우직하게 구멍을 파는 아노르를 보고 마을사람들은 비웃고, 급기야 아노르는 모든 것을 포기하기로 결심한다. 그리고 다시 구덩이를 메우려고 돌아왔을 때 기적을 본다. 그것은 300번을 파도 발견 못했던 마을의 첫 우물이었다.
영화의 형식은 다분히 낡았다. 마치 키아로스타미와 중국 4세대 감독인 오천명의 <노정>을 뒤섞어 놓은 듯한 작품이다. 그러나 여전히 아름다운 것은 아마추어 연기자들의 풋풋함과 타지키스탄 지방의 토속성, 그리고 다큐멘터리와 허구를 뒤섞은 듯한 사실적 카메라가 한데 어울려 신비한 전설을 들려주기 때문이다. 충무로 밖에서는 어떤 한국영화가 만들어지는가를 보여주는 실례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