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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My Son

2007 한국 전체 관람가

드라마 상영시간 : 103분

개봉일 : 2007-05-01 누적관객 : 488,221명

감독 : 장진

출연 : 차승원(이강식) 류덕환(이준석) more

  • 씨네215.00
  • 네티즌7.73

15년을 기다린 눈부신 하루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15년을 기다린 눈부신 하루
...아들을 만나러 갑니다”


D-7일 “이제 일주일 남았습니다.”
나는 죄를 저지른 대가로 남은 평생을 감옥에서 보내야만 하는 무기수입니다.
오늘 나에게 기적과도 같은 일이 생겼습니다.
마치 하느님이 내게 주시는 마지막 선물인 듯 나라에서 하루 동안의 휴가를 허락해준 것입니다.
이제 나에게도 ‘기다림’이라는 간절한 희망이 생겼습니다.
단 하루 동안이지만, 이제 드디어 아들을 만나러 갈 수 있습니다.

D-5일 “아버지가 오신대.”
오늘 뜻밖의 편지가 한 통 도착했습니다.
그 사람이 온다고 합니다.
나의 아.버.지. 그는 살인자입니다.
그의 얼굴도, 목소리도, 냄새도,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아버지’는 나의 일상 속에 이름뿐인 존재입니다.

D-4일 “하이~ 방가방가! 완전 반갑삼!”
박교도관님이 신세대 대화법을 가르쳐줬습니다.
“오랜만이삼. 완전 반갑다... ”
낯설고 어색하지만, 아들 녀석과 얘기를 나누려면 배워두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특별한 나의 아.들.
그 녀석에게 해주고 싶은 말들이 너무 많아 하루 종일 머릿속을 맴돕니다.
미안하다…사랑한다…고맙다…하나하나 가슴 속에 새기며 다짐하듯 준비해봅니다.

D-2일 “삼차 방정식...근의공식...
언제부턴가 공식을 외우면 맘이 편해집니다.”
너무 두렵습니다.
그의 얼굴을 어떻게 바라보아야 할까요…
할머니는 내가 ‘아버지’를 닮지 않아 다행이라고 습관처럼 말씀하시곤 했습니다.
치매가 있는 할머니는, 이제 아들이 온다는 소식에도 눈만 껌벅거리십니다.
그 사람이 오기로 한 시간이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D-1일 “나 하루밖엔 없잖아요...”
이제 하루만 지나면 아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생각할수록 가슴이 터질 듯 설레고 떨립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막상 아들의 얼굴을 보면 무슨 얘기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합니다.
단 하루 동안, 아들과 함께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너무나 보고 싶은데, 도무지 애를 써봐도 녀석의 얼굴이 그려지지 않습니다.
1분 1초가 너무 느리게만 흘러갑니다.

아들을 만나기까지의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지금껏 이곳에서 보낸 15년보다도 훨씬 길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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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별점 (3명참여)

  • 5
    김혜리신파 액자에 넣어 본 빈티지 장진 코미디
  • 6
    박평식가슴 짠한 이야기를 너무 친절하게 설명하네요
  • 4
    이동진‘카메라’가 아니라 ‘시나리오’로 찍은 영화
제작 노트
영화보다 진한 부성(父性)
감독의 아버지, 아들 작품에 출연하다!


<킬러들의 수다>부터 <거룩한 계보>까지 자신이 연출한 모든 작품에 목소리로나마 직접 출연해온 장진 감독. <아들>에서는 장진 감독의 아버지가 그 역할을 대신했다.
극중 특별 귀휴대상 심사 인터뷰에 응하는 여러 죄수들 중, 뇌졸중으로 말을 잃은 무기수 노인 역으로 아들이 만드는 영화에 출연해주신 것이다. 실제, 중풍을 앓고 있는 장진 감독의 아버지가 손짓을 동원한 아들의 세심한 디렉션에 따라 최선을 다해 연기에 임하는 애틋한 모습에 <아들>의 스탭들 모두가 가슴 뭉클한 감동을 느꼈다고. 또한 아버지를 유독 많이 닮은 막내아들 장진 감독이 촬영 전 아버지의 손을 꼭 잡고 현장 스탭들에게 “우리 아빠 잘 찍어주세요!”라며 일일이 부탁하는 모습에 촬영장엔 그 어느 때보다도 훈훈한 기운이 가득했다.


한국영화계 ‘완소’콤비 차승원 & 류덕환
영화 속 ‘단 하루의 만남’으로 이심전심 통하다!


<아들>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차승원, 류덕환 두 배우의 환상적인 호흡! 아버지와 아들로 나온 두 배우의 자연스러운 조합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이번 영화에서 이들은, 첫 만남이라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최상의 하모니를 선보였다. 차승원과 류덕환은 현장에 도착하면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서로를 찾고, 촬영이 들어가기 전에는 주거니 받거니 대사를 맞춰보며 남다른 연기호흡을 과시했다. 15년의 거리만큼 서먹하고 어색한 관계에서 조금씩 서툴게 사랑을 표현해가는 강식과 준석을 연기하는 동안 두 배우야말로 영락없는 ‘부자지간(父子之間)’이 되어있었다.
배우 류덕환은 “승원이 형의 진실한 ‘아버지’ 연기 덕분에 자연스러운 ‘아들’ 류덕환을 보여줄 수 있었다” 라며 상대배우 차승원에 대한 고마움을 잊지 않았다. 또한 지금까지 연기한 배우들 중에서 가장 많은 전화통화를 한 배우로 차승원을 꼽아 자연스레 두 사람의 두터운 정을 느끼게 했다. 이에 차승원은 “17년이란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덕환이와 마음이 너무 잘 맞아 촬영하는 내내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굉장히 따뜻했다. 덕분에 진심을 담은 연기를 할 수 있었다”라며 모든 공을 류덕환에게 돌렸다.
영화 속에서는 함께 있는 시간이 서툴고 어색하기만 한 아버지와 아들이었지만 평상시에는 둘도 없는 형, 동생으로 지낸 두 배우의 따뜻한 마음은 고스란히 영화 <아들> 속에 녹아 관객들에게 행복을 선사할 것이다.


아버지와 아들의 꿈 같은 만남,
‘장진’식 판타지로 빛을 발하다!


<아들>에서는 단 하루라는 짧은 시간 동안,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를 향해 한걸음씩 마음의 거리를 좁혀갈 때마다 ‘특별한 친구들’이 함께 한다.
한밤중, 비를 피해 들어간 공중전화 부스에서 15년 만에 처음으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서게 된 두 사람. 그 순간 그들 앞에 나타난 ‘세상에서 가장 큰 하루살이’는 서먹한 부자에게 최초의 공감대를 선사해주는 고마운 친구다. ‘하루살이’는 그들에게 허락된 단 하루의 시간을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영화적 장치로 관객들의 가슴에 뭉클한 여운을 남겨줄 것이다.
또한 난생 처음으로 함께 간 목욕탕의 물 속에서 비로소 웃는 얼굴로 마주하게 된 두 사람. 아버지와 아들이 서로의 애틋한 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을 축하해주기라도 하는 듯 ‘형형색색의 물고기들’이 나타나 그들에게 정겨운 인사를 건넨다.
이와 함께 <아들>만의 색다른 영상미를 한층 부각시켜주는 또 하나의 특별한 친구는 바로 영화 속에 3D 애니메이션으로 삽입될 ‘철새가족’. 땅 위에서 강식과 준석 부자가 함께하는 저녁이 고즈넉이 펼쳐지는 순간, 하늘에서는 그들의 사연만큼이나 특별한 철새 부자의 에피소드가 펼쳐진다. 이 철새 시퀀스는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가 가장 돋보이는 장면인 동시에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정서를 함축적으로 드러내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의 온기가 느껴질 정도로 세심한 CG 작업을 통해 펼쳐지는 <아들>의 판타지 장면들은 영화의 분위기를 한층 밝고 서정적으로 표현하며 아버지와 아들의 꿈 같은 만남을 더욱 눈부시게 만들어줄 것이다.


정재영, 신하균, 공효진, 유해진!
주연만큼이나 돋보이는 목소리 우정출연!


나레이션 구성이 돋보이는 영화 <아들>. 서로에게 마음을 직접 표현하지 못하는 강식과 준석 부자의 속마음 소리에 귀 기울이다 보면 얼굴 없이도 웃음을 주는 의외의 반가운 목소리를 만나게 된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정재영, 신하균, 공효진, 유해진!
‘장진사단’ 대표배우 정재영은 3D 애니메이션으로 삽입될 철새가족 중 길치이자 눈치 없는 ‘아버지’ 철새 목소리를 감칠맛 나게 표현, 장진 감독의 모든 영화에 출연하는 대기록을 세웠다. 아버지와 티격태격하는 ‘딸’ 철새의 목소리는 장진 감독과 <킬러들의 수다>로 인연을 맺은 공효진이 맡았고, ‘삼촌’ 철새 목소리로 깜짝 등장하는 신하균 또한 짧은 분량이지만 제 몫을 다하며, 목소리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또한, 극중 준석의 옆집아저씨 목소리로 출연, 단 한마디 호통으로도 강력한 웃음을 선사하는 유해진은 <광복절 특사>부터 <국경의 남쪽>, <이장과 군수>까지 함께한 차승원과의 두터운 우정으로 흔쾌히 목소리 출연에 응해주었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발견되는 낯익은 배우들의 목소리 출연은 장진 감독 특유의 유머감각이 빛을 발하는 대목으로 <아들>만의 따뜻한 감성에 유쾌함을 더해줄 것이다.


장진, 차승원, 류덕환, 세 남자의 <아들> 이야기

- 장진 감독 인터뷰 전문 -

Q. 작업을 마친 소감은?
A. 촬영기간이 짧은 영화건 긴 영화건 영화를 마치는 순간에 마음은 다 비슷한 것 같다. 시원섭섭하고 조금 불안하기도 하고… 촬영을 끝낸 지금 기분은 무척 좋다.

Q. <아들>은 어떤 영화이며, 특별히 이 작품을 연출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A. ‘기다릴 게 없는 사람’이라는 것이 매력적이었다. 영화에도 나오지만 사형수는 사형 날짜를 기다리고 다른 수감수는 석방 일을 기다리지만, 무기수는 세상에서 기다릴 것이 없는 사람이다. 그런 무기수에게 하루라는 시간이 주어진다면 어떨까? 다르게 살수 있는 하루가 주어졌을 때 이 사람은 과연 어떤 심정일까? 라는 생각에서부터 출발했다. 특히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피가 같은 사람의 얘기는 한국적인 정서에서 언제나 매력적인 이야기 아닌가. 너무나도 평범해서 잊고 지냈던 내 아버지와 아들, 혹은 의미를 두지 못했던 어떤 하루에 대해서 다른 느낌을 전해주고 싶었다.

Q. 최근 부성애를 소재로 한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 예정에 있다. 유사 소재의 다른 영화들과 차별화 되는 <아들>만의 매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A. <아들>역시 ‘가족’을 소재로 했고 휴머니즘 계열에서 즐겁고 유쾌한 이야기를 한 것은 동일하다. 그러나 이번 영화를 하면서 ‘이제 어떤 얘기를 내가 들려줄 수 있구나, 들려주고 싶구나’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과시하고, 보여주고 싶었던 영화에서 그냥 내 안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묻어나게 하는 이야기를 하게 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영화는 전작들과 느낌이 다를 수도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장진 감독 영화의 주인공들은 유독 ‘주변부’ 인물들이 많다. 특별한 이유가 있는가?
A. 종종 살인을 저지른 사람은 이 사회에서 용서 받을 수 없는 사람이 된다. 그러나 살인자, 무기수라고 해서 아버지가 안 될 수는 없지 않는가.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이건 간에 인간 본질은 어쩔 수 없는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아들 역시 그냥 그 사람의 아들이지 살인자의 아들이라고 얘기할 수 없고 말이다.
이번 영화는 아버지와 아들이 너무나도 간절히 바라고 또 바랬던 하루를 맞는 이야기다. 개인 성향일지 모르겠지만 다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는 그다지 매력을 못 느끼겠다. 그들도 분명히 잘 살펴보면 재미난 것들이 많을 텐데 아직은 관심이 잘 가지지 않는다.

Q. . <킬러들의 수다>, <아는 여자>에서 독백에 가까운 대사와 나레이션을 유용하게 사용했는데, <아들>에서 나레이션이 주는 효과는 무엇인가?
A. 나레이션은 주인공의 심정적인 것에 대한 관찰 혹은 서사적인 것으로 영화를 끌고 가는 사회자 같은 임무를 띠는데, 내 영화에는 사실 나레이션이 많이 나온편인데도 불구하고 이번 나레이션은 좀 특이한 것이 있다. ‘나는 이런 행동을 하는데 내 가슴속에서는 이런 얘기를 해’ 라는 것을 나레이션이라는 형식을 빌어서 얘기해주기 때문이다. 동선을 생략하는 대신 과감히 나레이션으로 행위들을 이야기하며 자연히 나레이션에 많은 의존을 했다. 인물의 심정을 잘 표현하고 싶다 는 생각과 자칫 그냥 넘어갈 수 있는 장면을 놓치고 싶지 않다는 노력일 거다.

Q. 차승원과 류덕환을 각각 ‘아버지’와 ‘아들’로 캐스팅 한 이유와 함께 작업을 마친 소감은?
A. 차승원이라는 배우는 한번 호흡을 맞춰봤지만 일단은 무척 좋은 배우이다. 저 예산 영화에 너무나도 심정적인 동참을 잘해줘 지금도 고마움을 느낀다. 어린 나이에 아들을 둔 아버지의 모습이 본인과 같았기에 나름 최고의 캐스팅이었다고 생각한다.
류덕환이라는 배우와는 그 친구가 어렸을 때부터 친분이 있었다. 그 친구가 중학교 때부터 만나서 직접 쓴 시나리오나 제작한 영화로 인연을 맺었다. 내 연극에도 출연했고, 동년배중에서 류덕환의 연기는 최고라고 생각한다. 혹시 이 친구가 너무 커버려서 교복 입은 모습이 어색하지 않을까 걱정을 했는데 다행히 잘 어울렸다.

Q. <거룩한 계보>의 스탭들과 함께 <아들>을 작업했다. 연출자 입장에서 스탭들과의 호흡은 어떠했는가?
A. 궁합이 잘 맞고 나의 단점을 많이 보완해준다. 장점을 가진 스탭들과 일하는 것이 무척 중요한 일인데, 최고의 스탭을 어떻게 세팅하는 것이 나은가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다행히 <거룩한 계보>가 끝나고 그다지 큰 사이 없이 <아들>이 들어가게 됐다. 운 좋게도 시나리오가 잘 나왔고 세팅이 금방 돼서 <거룩한 계보>를 같이 했던 스탭들이 다른 작품에 투입될 시간적인 여유 없이 합류할 수 있었다.

Q. 이번 영화에 실제 장진 감독의 아버지께서 카메오 출연을 했다고 들었다.
아버지를 출연시키게 된 동기는 무엇인가?
A. 아버님이 연세가 많이 드셔서 그런지, 예전의 강인한 아버지의 모습이 점점 노쇠해진다는 것을 느낀다. 내가 누군가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 시간에 그분이 그걸 봐주실 수 있을까 혹은 내 아들이 내 아버지를 알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고… 그러다 보니까 내 작품에 아버지 모습을 남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나 스스로도 평범한 배우가 아닌 분들이 내 영화에 잠깐씩 추억 삼아 나오는 것을 좋아한다. 내 인생의 아버지는 내가 교육기관을 통해서 배울 수 없는 것들을 많이 보여주셨다. 본인이 일부러 가르쳐주려고 하신 건 아니었겠지만 그분의 인생을 옆에서 지켜 보면서 참 많은 것들을 배웠다. 그런 생각들을 하면서 영화를 찍다 보니까 <아들>이라는 영화가 아무래도 내게는 남다른 면이 있는 것 같다.

Q. <아들>역시 장진식 유머감각을 기대해도 좋은가?
A. 장르의 선택은 하고자 하는 이야기의 선택이 먼저 된 다음에 결정한다. 이걸 코미디로 풀지 드라마로 풀지 또 다른 장르로 풀지 말이다. <아들>은 전형적인 드라마이고 휴머니즘이 짙게 깔려져 있다. 그 안에서 기질적으로도 선택이 가능했겠지만 내가 하고자 하는 이야기, 내가 보여주고 싶은 모습을 코미디를 굳이 빼지 않아도 자신이 있 었다. 진득하고 깊은 정서의 얘기임에도 불구하고 많이 웃으면서 이 이야기를 볼 수 있지 않을까? 충분히 그렇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Q. 감독 장진에게 <아들>은 어떤 의미의 영화인가?
A. 작가가 특별히 원하는 독특한 무엇이 없는 편안한 드라마이다. 쉽게 봐주시면 되고 대중영화의 선상에 놓여있는 영화니까 즐겁게 즐기면서 봐주시면 될 것 같다. 이 영화가 가지고 있는 전형적인 신파의 부분, 정서의 부분들이 소중하게 다가온다면, 내가 무심코 보낸 것들의 느낌이 많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너무나도 익숙해져서 이젠 다른 감정을 못 느끼게 된 내 부모, 내 자식, 가족에 대한 생각도 진정한 마음으로 담아가실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Q. 끝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린다.
A. 영화 한 작품을 끝날 때마다 내가 많이 커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다음에 내가 어떤 이야기를 할 때는 나도 잘하고 내 영화도 잘하고 내 이야기도 더 잘해냈으면 좋겠다. 항상 그게 마음처럼 잘 안되니까 문제다. (웃음) 내 지능, 내 한계에 봉착을 많이 하는데 지금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이 영화가 극장에 걸린 다음에는 왜 저렇게 밖에 못 만들었을까 라는 후회도 분명히 있겠지만 그래도 만드는 순간에는 흔히 얘기하듯이 영혼을 던지듯이 만든다. 내 마음의 소리를 입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아들>은 감독인 나 뿐만이 아니라 모든 스탭들의 진심이 담긴 영화다. 즐겁게 봐주시고 가슴으로 잘 느껴주셨으면 좋겠다.


- 배우 차승원 편-

Q.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 혹은 <아들>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A. 11월 중순경에 처음으로 트리트먼트를 받았다. 처음에 느낀 것은 한정된 시간과 한정된 공간 안에서 이렇게 밀도 있는 스토리가 나올 수 있구나 였다. 여태까지 장진 이라는 사람이 만든 영화 중에 가장 보편적이고 상업적인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면서도 장진 감독의 색깔을 가장 잘 묻어날 수 있는 작품 말이다. <아들>이야말로 상업영화로서의 미덕인 감동과 재미를 동시에 줄 수 있는 영화라고 생각했다.

Q. 장진 감독과는 <박수칠 때 떠나라> 이후 두 번째 만남이다. 장진 사단으로서 함께 작업을 마친 소감은?
A. 나는 사단에 속해있는 장병은 아니고 게릴라다. (웃음) 어떤 위급한 상황이 닥쳤을 때 게릴라로 투입돼서 적군을 물리치고 홀연히 떠나는 역할 말이다. 장진 감독과는 두 번째 작업이었다. 솔직히 작업하기 전에는 장진 감독의 작업 스타일이 무척 깐깐한줄 알았다. 감독으로서 권위의식이 굉장히 높은 사람이 아닐까 싶었는데 <박수칠 때 떠나라>를 하고 나서 생각이 달라졌다. 장진 감독이야말로 자기가 하고 싶은 얘기를 다 하면서, 배우를 굉장히 편하게 잘 놀게끔 해주는 감독이구나 생각했다. 그래서 두 번째 작업이 오히려 나에게는 더 신선하고 재미있었다.

Q. <아들>에서 본인이 맡은 이강식 캐릭터를 소개한다면?
A. 영화 <아들>은 무기수가 15년 만에 단 하루동안 아들을 만나러 나오는 얘기다. 아버지와 아들의 관계를 하루동안 집약하고 응축해서 보여주는 드라마라고 생각한다. 내가 맡은 ‘이강식’이라는 사람은 살인을 저지른 무기수이다. 감독님도 가장 걱정했던 부분이지만, 어찌 됐건 살인을 저지른 죄인 아닌가. 죄인인데 아마도 관객들이 이 사람을 보면 굉장히 착하게 느껴질 거다. 사회의 규범을 어기고 감옥으로 들어간 죄인이지만,15년 동안 아들도 못 만난 면에서는 굉장히 불쌍한 인물이다.

Q. 특별히 캐릭터 소화를 위해 준비한 점이 있는가?
A. 실질적으로 무기수라는 것, 죄인이라는 것을 떠나서 그냥 한 사람이고 한 아버지 아닌가. 아들을 못 만났다 뿐이지 그냥 아버지 아닌가 라고 생각했다. 내가 무기수였다면, 내가15년 동안 감옥에 갇힌 사람이라면 이런 생각은 하지 않았다. 한 사람이고 한 아이를 두고있는 아버지의 입장에서 연기를 한 것이었다.

Q.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A. 사실 모든 장면이 다 힘들었다. 회차는 짧았지만, 어떤 촬영보다도 더 집중했고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빠듯한 스케쥴 때문에 혹시나 놓치고 가는 부분이 없나 하는 게 가장 걱정됐었다. 촬영하는 내내 몸은 힘들었지만 아들 역할로 나오는 류덕환씨와 너무 잘 맞아서 마음은 굉장히 따뜻했었다.

Q.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는?
A. 너무 주옥 같은 대사들이 많아서 딱 집어서 말하기가 힘들다. (웃음) 가장 좋았던 것은 아버지와 아들이 목욕을 같이 하면서 아들하고 같이 잠수하는 장면이다. 어떻게 보면 굉장히 슬프고 아름다운 장면이다. 특수한 경우에 놓여있는 아버지와 아들이기 때문에 오히려 목욕탕 안에서의 둘만의 공간이 더 특별하고, 마음에 짠하게 와 닿지 않았나 생각한다.

Q. 극중 ‘아들’로 나오는 류덕환과는 17살 차이가 나는 걸로 알고 있다. 연기 호흡은 어땠는가? 촬영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연기를 잘하고 못 하고를 떠나서 보면 되게 좋은 사람들이 있다. 연기라는 것이 사실 ‘가짜’지만 둘 사이의 마음은 ‘진짜’여야지 그 ‘가짜’도 ‘진짜’처럼 보이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류덕환씨하고 너무 잘 통했다. 늘 만나서 얘기할 때 류덕환씨의 눈이 맑고 그래서 나의 악한 마음마저 순화되는 느낌이었다. (웃음) 너무 즐거웠고 너무 행복했다. 기존의 배우들하고는 많이 달랐던 그런 작품이었다.

Q. 15년 만에 소중한 사람과 단 하루를 함께 하게 된다면?
A. 그냥 살아가는 동안의 하루같이 일상적으로 지낼 것 같다. 만남과 헤어짐이 좀 특별하지 과정은 여태까지 살아왔던 일상의 하루와 거의 비슷하게 지내지 않을까 싶다.

Q. <아들>은 차승원에게 어떤 의미의 영화인가?
A. 정말로 하고 싶어서, 원해서 한 작품이다. 결과가 물론 좋으면 좋겠지만 사실 과정이 너무 행복했다. 정말 촬영하는 내내 행복했고 즐거웠다. 내가 처음에 봤던 시나리오의 느낌이 고스란히 화면에 담아진 영화인 것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

Q. 끝으로 관객들에게 한마디 부탁 드린다.
A. ‘15년 만에 아들을 만납니다’ 라고 하면 굉장히 슬플 것 같다. 슬프지만 장진 이라는 사람이 만든 영화다. 또한 연기를 너무 잘하는 류덕환 군이 출연을 했다. 우리가 흔히 얘기하기로 조합이 아주 좋은 영화이다. 웃음도 있고 감동도 있는 영화니까 따뜻한 기운이 감도는 5월 달에 눈까지 따뜻해질 수 있고 마음까지 따뜻해질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 배우 류덕환 편-

Q. 시나리오를 처음 접했을 때의 느낌, 혹은 <아들>을 선택한 계기는 무엇인가?
A. 사실 <천하장사 마돈나>라는 작품을 하기 전부터 <아들> 얘기가 있었다. 그때부터 이미 마음속에 담아뒀던 작품이었고 하고 싶었던 작품이었다. 맨 처음 <아들>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마치 소설책을 보듯이 너무 편안했다. 막 소리 내서 읽고 이 부분에선 어떻게 해야지 그런 게 아니라, 하나의 이야기를 누구한테 듣는듯한 느낌이었고, 그런 감정이 너무 좋았다.

Q. <아들>에서 본인이 맡은 이준석 캐릭터를 소개한다면?
A. 영화 <아들>은 미소를 띄면서 눈물을 흘릴 수 있는 영화이다. 슬픈 감정을 무겁지 않게 풀어나가는 영화이다. 영화를 보면서 마음적으로는 슬픈데 저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참 마음이 기쁘다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 말이다.
내가 맡은 ‘이준석’이라는 역할은 말을 하거나 행동하는 것은 굉장히 어른 같은 아이다. 그렇지만 어쩔 수 없는 아들이고 어쩔 수 없는 아이이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표현하는 게 어른스러워야 되는지, 아니면 아이 같아야 되는지 그런 부분들이 굉장히 헷갈렸다. 승원이 형이 옆에서 연기를 해주면서 정말로 아버지 같았고 그런 모습들이 나한테도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좀더 편하게 연기할 수 있었지 않았나 싶다.

Q. 장진 감독과의 호흡은 어땠는가?
A. 사실 감독님이 주문했던 연기는 나와 좀 다른 부분들이 많았다. 그런데 그 부분들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여태까지 안 해봤던 연기이기 때문에 한번쯤 그렇게 해보고싶은 생각이 더 들었다. 어떻게 보면 어렵기도 했지만 분명히 조금 더 편하게 받아 들일 수 있기도 했다.

Q. 특별히 캐릭터 소화를 위해 준비한 점이 있는가?
A. 솔직히 말하면 <아들>은 준비를 하나도 안 했다. 왜냐하면 내가 ‘아들’이고 그래서 촬영장에서도 얼떨결에 찍은 게 많았다. 그게 나쁜 뜻으로 얼떨결이 아니라 항상 마음이 똑같으니까 거기 가서도 내가 연기한다는 생각보다, 기본적으로 편하게 하려고 했다. 꾸며낸 ‘이준석’의 모습보다는 ‘류덕환’의 모습이 좀더 가깝지 않았나 라는 생각도 든다. 물론 이준석이라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에 그 쪽으로 중심을 맞춰갔지만 촬영하면서는 ‘그냥 아버지랑 있는 것 같아’ 라는 생각으로 똑같이 흘러가듯이 찍은 게 더 많았다. 원래 영화를 찍기 전에 비슷한 주제의 영화들이나 비슷한 느낌의 영화들을 보면서 연습을 하는데 <아들> 같은 경우는 정말로 하나도 본 게 없다. 그냥 말 그대로 시나리오 자체에서부터 느껴진 게 있었기 때문에 편하게 갈수 있었던 것 같다.

Q. 촬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점은?
A. 아무래도 내가 대사를 하면 더 편할 텐데, 나레이션을 생각하고 다 외우면서 연기를 해야 됐기 때문에 힘들었다. 아, 내가 이 정도에서는 어떤 표정을 지어야 되겠다 라고 생각해야 하고…하다못해 내 나레이션 나올 때 뿐만이 아니라, 승원이 형이 했던 나레이션도 염두해 두고 표정을 지어야 했다. 그런 부분에서 아무래도 생각을 많이 하게 되고 어렵지 않았나 싶다.

Q. 차승원과의 연기호흡은 어떠했나? 그밖에 촬영 당시 에피소드가 있다면?
A. 정말로 여태까지 해왔던 많은 배우 분들이 있지만 나한테 이렇게까지 전화를 많이 해주셨던 분은 처음이었다. 사실 내가 나이가 어리기 때문에 내가 먼저 전화를 드려야 하는데, 어른이 아이한테 먼저 전화하기가 어렵지 않은가. 그런데 먼저 전화 해주시고 촬영 끝나면 꼭 전화해서 수고했다고 전화해주셨다. 그런 부분 때문에 빨리 마음을 열수 있었다. 짧은 촬영 기간이었지만 서로 빨리 다가갈 수 있었고, 촬영할 때 만큼은 아들과 아버지였지만 평상시에는 둘도 없는 형과 동생으로 지냈던 것 같다.

Q. 이번 역할을 맡으면서 '아버지'와 '아들'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을 것 같다.
실제로 자신은 어떤 아들인가?
A. 못난 아들이었다. 아버지한테 해드릴 수 있는 게 분명히 많았는데 노력한 것도 없었고 그런 부분에서 좀 못났던 것 같다. 영화에서도 아버지가 화장실에서 눈물을 흘리는 씬이 있는데 실제로 아버지가 그러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그래서 그 부분 찍을 때 모니터를 못 쳐다봤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뭔가 해드리지 못하고 나만 생각했던 아들인 것 같다. 아버지의 얼굴이 어떤지 심지어는 아버지의 얼굴조차도 제대로 모르는 아들이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번 영화 찍으면서 반성을 많이 했다.

Q. 촬영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대사는?
A. 목욕탕 씬에서 물속에 들어가 있을 때 눈뜨고 연기를 해야 했다. 사실 눈을 뜨고 연기를 하는 건 그렇게 힘들지 않았다. 그런데 분명히 눈을 뜨고 있는데 아무것도 보이지 않으니까 개인적으로 너무 답답했다. 그런 부분들이 어려웠고 육체적으로는 공중전화 씬에서 너무 추워서 기억에 많이 남는다. 너무나 밀폐된 공간이었고 그 안에서 둘의 호흡을 맞췄어야 했기 때문에 연기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Q. 류덕환에게 <아들>은 어떤 의미의 영화인가?
A. 촬영을 마치고 나서도 느끼는 거지만 그림이 참 예쁜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씬들마다 미소를 띄게 되는 영화이다. 또한 <아들>은 배우 류덕환에게 있어서는 교복을 마지막으로 입게 되는 그런 영화가 아닐까 싶다.
한마디로 관객들에게 <아들>은 ‘선물’ 같은 영화라고 생각한다. 아버지와 아들뿐만이 아니라 부모와 자식간의 감정들이 잘 묻어 나오는 영화이다. 보면서 아쉬운 부분을 지적하는 영화보다도 참 뿌듯하다, 따뜻하다 라는 느낌을 많이 받게 되는 그래서 뭔가 하나 얻고 가게 되는 그런 영화인 것 같다. 그렇기 때문에 <아들>이야말로 ‘선물’ 같은 영화 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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