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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의의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임솔(김혜윤)은 비관적인 나날을 보내며 주변인들과 불협화음만 자아낸다. 자신을 향한 위로는 오만처럼 느껴지고 누군가의 웃음소리는 속 편한 비아냥으로만 들린다. 어느 날 라디오 방송국으로부터 무작위로 걸려온 전화를 받기 전까지 그는 어둡고 음습한 터널을 혼자 통과해갔다. 아이돌 류선재(변우석)의 이야기를 들은 게 그때다. 이렇게 살아 있어준 것만으로 고맙다고, 살다보면 사는 게 괜찮아지는 날이 올 거라는 진심 어린 말에 솔은 선재의 팬이 된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23년, 삶을 다루는 솔의 태도는 사뭇 다르다.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만으로 인턴 면접에서 떨어졌어도 “건물 계단만 아니었어도 딱 붙는 건데!” 하고 마음을 다잡고, 이동이 불편한 전동휠체어를 타고 가다 류선재 콘서트에 늦었을 때에도 스태프에게 자신의 장애를 활용한 묘한 호소를 펼친다(결과적으로 콘서트에 들어가지 못했지만 그에 굴하지 않고 홀로 떼창을 부르기까지 한다). 하이틴 드라마에 명
[이자연의 TVIEW] 선재 업고 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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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조자>
쿠팡플레이 | 7부작 / 연출 박찬욱, 페르난두 메이렐레스, 마크 먼든 / 출연 호아 쉬안더,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샌드라 오 / 공개 4월15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익숙한 문법으로 맛깔나게 펼치는 역사에 대한 두 번째 시선
남베트남 정보기관에 잠입한 북베트남 스파이 캡틴(호아 쉬안더). 사이공 함락 직전 그에게 주어진 다음 지령은 본국으로 철수하는 미군을 따라가는 것이다. 그는 미국으로 망명한 남베트남 장군을 보필하는 한편 서부 대학에 자리 잡아 첩보 활동을 이어나간다. 그러나 첩자에 대한 장군과 CIA 요원 클로드(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의심은 캡틴을 점점 조여오고, 가족을 죽인 공산당에 대한 증오에 불타는 친구까지 그를 괴롭힌다. 베트남계 미국인 작가 비엣 타인 응우옌의 동명 소설을 영상화한 <동조자>는 회고 형식의 서술을 통해 이념 대립과 다국적성의 혼란이 얽힌 기억의 실타래를 흥미롭게 풀어나간다. 베트남전에 대
[OTT 추천작] ‘동조자’ ‘퓨드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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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 10부작 / 연출 가마토 히로미, 후쿠나가 다케시 / 출연 사나다 히로유키, 코스모 자비스, 안나 사웨이 / 공개 4월2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듣던 대로 비장하고 묵직하다
요시이 토리나가(사나다 하로유키)를 비롯한 5명의 권력자(대로)가 치열한 암투를 벌이던 1600년대 일본, 영국 개신교인 항해사 존 블랙손(코스모 자비스)이 타고 있던 네덜란드 선박이 일본의 한 외딴 어촌에 잘못 도착한다. 역적 취급을 받던 토리나가는 존을 이용해 수세에 몰린 상황을 뒤집으려 하고 존도 붙잡힌 동료들을 구하고 숙적인 포르투갈 천주교인들을 치고자 토리나가의 제안을 받아들인다. 한편 존의 통역을 맡은 토리나가의 충신 토다 마리코(안나 사웨이)가 존에게 마음을 주면서 거대한 소용돌이에 휘말리고, 일본은 곧 전란의 시대를 맞이한다.
지난 4월23일 10편 전체 공개된 <쇼군>은 제임스 클라벨이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극화한 작품이다. 지난 2월 해
[OTT 리뷰] ‘쇼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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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그이즈커밍은 나영석 PD, 신원호 PD, 이우정 작가, 이명한 대표 네명이 주축이 된 제작사다. 기획개발팀을 따로 두는 대부분의 제작사와 달리 프로젝트별로 구성된 PD와 작가들이 기획부터 제작까지 함께 일하는 구조다. 이곳은 <강식당> <삼시세끼 산촌편>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TV 예능 및 드라마뿐만 아니라 구독자 632만명의 <채널십오야>에 다양한 유튜브 콘텐츠를 올리는 디지털 스튜디오로도 입지를 다져나가고 있다. 그 중심에 서 있는 나영석 PD는 레거시 미디어(최고 시청률 43.3%(닐슨 코리아 기준)를 기록한 <1박 2일>)에서 시작해 신생 케이블 채널의 위치와 색깔을 바꾸고(tvN <꽃보다 할배> <삼시세끼> 등) 현재 뉴미디어 플랫폼에서 새로운 실험을 이어나가고 있다. 지난해 <침착맨> 채널 라이브 방송에 출연한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한 유튜버 중 하나인 침착맨의 노하우를 빼가
[인터뷰] “제작진과 구독자의 거리를 줄이고 싶다”, <나영석의 나불나불> <소통의 신> <출장 십오야> 나영석 에그이즈커밍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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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는 2018년부터 ‘14F’, 2020년부터 ‘M드로메다 스튜디오’ 채널을 개설해 자체 제작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공개하고 있다. 14F는 정보의 예능화, M드로메다 스튜디오는 MBC B급 감성의 예능을 지향한 콘텐츠를 제작한다. 최근 14F는 구독자 수 200만명을 돌파했고, M드로메다 스튜디오가 제작한 <청소광 브라이언>은 TV 파일럿 프로그램으로도 편성됐다. MBC 콘텐츠 사업본부 Biz혁신국 사업제작센터 커머스제작팀은 디지털 오리지널 콘텐츠를 만드는 부서다. 유튜브뿐만 아니라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 디지털플랫폼에 게재되는 콘텐츠를 관할한다. 예능, 드라마국과는 별개의 독립적인 조직으로 이곳에 소속된 기자, PD들이 따로 있다. 그들은 콘텐츠 산업의 격변기를 통과하며 레거시 미디어의 새로운 돌파구를 찾아나가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었다. 지난 7년 동안 여러 시행착오를 거치며 디지털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증명하는 데 성공한 MB
[인터뷰] “시청자에게 도움이 되는 콘텐츠는 무엇일까 고민한다”, <청소광 브라이언> <돈슐랭> <소비더머니> 손재일 MBC 사업제작센터 커머스제작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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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설립한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은 ‘억’ 소리 나는 뉴미디어 콘텐츠 제작사다. UDT(해안 정찰 및 물속에 설치된 기뢰 따위의 장애물을 폭파, 제거하는 일을 맡아보는 해군 부대) 훈련 체험 예능프로그램 <가짜사나이>(2020), 상금을 건 리얼리티 프로그램 <머니게임>(2021), 크리에이터 진용진이 각본과 연출을 맡은 <없는 영화>(2022) 등 매해 유튜브 누적 조회수 1억회를 가뿐히 넘는 메가 히트작을 내놓으며 빠르게 성장했다.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의 창업자이자 유튜버인 김계란 총괄 PD가 출연하는 건강 관리 채널 <피지컬갤러리>는 현재 구독자 수 309만명을 돌파했고, 2023년 10월, 김계란이 직접 프로듀싱한 걸밴드 QWER의 채널은 구독자 75만명에 이른다. 최근엔 콘텐츠 제작뿐만 아니라 연예 매니지먼트와 홍보 마케팅으로도 사업을 확장해 종합 미디어 기업으로 거듭나고 있다. 김계란 총괄 PD를 만나 쓰리와이코퍼레이션이 디지털플랫
[인터뷰] “유익한 재미를 놓치지 않겠다”, <가짜사나이> <머니게임> <없는 영화> 김계란 쓰리와이코퍼레이션 총괄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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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짜고짜 두 아이를 만나게 했다. 6살 아이들의 첫 만남.” 이제 막 서로의 눈을 마주친 두 어린이는 쑥스러움 가득한 안부를 묻고서 가위바위보 게임을 한다. 승패에 상관없이 천진하게 게임을 이어가는 두 어린이의 모습은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간지럽히기에 충분했다. 10인분 먹방, 깜짝 카메라 등이 트렌드처럼 퍼져나가던 2019년,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ODG>의 등장은 센세이션 그 자체였다. 아이유 팬이지만 아이유를 모른 척해야 하는 어린이, 베컴을 직접 만난 축구 소년, 박재범의 유치원 방문기 등 어린이의 생생한 감정을 담은 <ODG>는 명랑하고 재치 넘치는 기획을 발판 삼아 화제로 떠올랐다. 가수가 중고등학교 방송실에서 라이브로 노래를 부르는 <오디지 방송반>은 청소년들의 현실적인 반응과 환호를 포착하여 일반 어른이 접근하기 어려운 학교 내의 그리운 풍경들을 담아낸다. 엉뚱하고 코믹한 실험이 담긴 <Film94>와 음악채널의 새로
[인터뷰] “오랜 클래식 채널이 되고자 했다”, 솔파 스튜디오 윤성원 대표, 이희철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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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네21>은 2021년 영화 <프리가이>, 그리고 지난해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개봉을 계기로 영상과 게임의 장르 믹스라는 시류를 포착한 바 있다. “영화의 게임화, 게임의 영화화”(송경원 기자) 현상은 화제의 유튜브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있는 한 스튜디오에서 뜻밖에 발견되었다. 벌스워크는 디지털 미디어 업계에서 오랜 시간 몸담아온 전문가들이 2021년 설립한 트랜스미디어 콘텐츠사다. 카카오톡 단체 채팅방에 숨어든 마피아를 찾는 스튜디오 예능 <어몽어스>의 <픽시드>와 가수 이석훈의 거리 인터뷰 예능 <썰플리>의 운영진은 어째서 게임과 메타버스에 대해 말하고 있는 걸까. 이성준 총괄 PD와 김선구 사업개발본부장을 만나 “영상 콘텐츠는 궁극적으로 게임화될 것”이라는 파격적인 사업 비전에 대해 물었다.
- 이번 기획의 라인업에서 가장 예측 밖에 있는 회사다. <픽시드> <썰플리>로 유명한 웹
[인터뷰] “영상 콘텐츠는 궁극적으로 게임화될 것”, <픽시드> <썰플리> 벌스워크 이성준 총괄 PD, 김선구 사업개발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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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문을 연 메타코미디는 베이비붐 세대부터 Z세대까지 거의 전 세대를 아우르며 국내 코미디계의 흐름을 이끄는 코미디 레이블이다. 장삐쭈, 피식대학, 빵송국, 숏박스, 과나, 김해준, 박세미 등 대세 크리에이터들 모두 이곳에서 한솥밥 먹는 사이이며 카페 사장 최준, 김갑생할머니김의 이호창 본부장, 서준맘과 길은지, 한사랑산악회와 같은 유명 캐릭터들 역시 이곳에서 탄생했다. 2010년대 들어 서서히 쇠락의 길을 걸으면서 한 덩어리가 돼버린 한국 코미디를 여러 갈래로 나누어 다시금 우리에게 코미디를 다채롭게 즐기는 기쁨을 안기는 혁혁한 공을 세웠다. CJ ENM, YG 엔터테인먼트 코미디팀, 샌드박스네트워크 엔터테인먼트를 거쳐 마침내 코미디왕국의 수장이 된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는 “코미디가 우리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한국 사회”를 꿈꾼다.
- 메타코미디의 창업 계기가 한국 코미디의 쇠락과 관련이 있나.
= 그렇다. 정확하게 말하면 나는 당시 코미디가 한국 방송계와
[인터뷰] “코미디의 핵심은 시대정신이다”, <피식대학> <빵송국> <숏박스4> 정영준 메타코미디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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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수한 일상 브이로그가 쏟아지던 2010년대 중후반에는 크리에이터를 겸한 일반인이 주로 주목을 끌었다. 핸드폰으로 가볍게 찍어 앱으로 편집해 올리는 경우부터 직장을 그만두고 스스로를 유튜버로 정체화한 사람까지 1인 채널의 스펙트럼은 무척 다양했다. <문명특급>을 제작한 재재는 스스로 연반인(연예인과 일반인 사이)으로 지칭했고, 배우 신세경이 브이로그를 시작한다는 소식은 골목상권 침해라는 호소가 이어지기도 했다. 전반적으로 연예인과 유튜브의 상관관계가 낮던 시절이었다. 어린이들의 진솔한 관점을 담은 <ODG>도 처음엔 아동 의류 브랜드로 론칭했다. “<ODG> 채널을 설립했던 2019년엔 콘텐츠를 판매한다는 개념 자체가 미비했다. 나는 영상을 계속 만들고 싶은데 수익성을 확보하기 어려우니 의류 브랜드와 영상을 엮었다. 사실 아동복은 부차적인 것이었다.”(윤성원 솔파 스튜디오 대표) 100인 100색의 1인 채널이 대부분이었던 유튜브에 영상 전문가들이 군
[인터뷰] 콜럼버스의 달걀처럼, 유튜브 흥행 문법 새로 쓰는 스튜디오들의 야심과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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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요! 구독! 알림 설정까지!” 거의 모든 콘텐츠의 말미를 장식하는 이 말은 시나브로 유튜브 기본 공식으로 자리 잡았다. 채널의 존재를 대중에게 인식시키고 안정적으로 안착하기 위해서는 구독자로부터 좋아요, 구독, 알림 설정을 선택받아야만 한다. 암묵적인 ‘유튜브 흥행 공식’은 크리에이터 사이로 퍼져나갔다. 영상 분량은 15분 이내일 것, 섬네일은 직관적이지만 호기심을 이끌 만한 포인트를 넣을 것, 영상 업로드 주기는 일주일에 최소 2회 이상일 것, 정기적으로 업로드할 것. 심지어 유튜브 쇼츠가 나온 뒤에는 숏폼 전용 규칙들이 노하우처럼 전수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까지 1인 크리에이터가 주를 이루던 유튜브에는 좋아요 비즈니스를 겨냥한 전문 스튜디오가 하나둘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 구성도 제각각이다. 스타 크리에이터를 주축으로 크루를 이루기도, 레거시 미디어에 있던 제작팀이 유튜브 세계의 포문을 열기도 했다. 취미와 도전의 영역이었던 플랫폼은 어느새 전문성과 기획력의 전쟁터가 되
[특집] 2024 유튜브 지형도, 메타코미디, 벌스워크, 솔파 스튜디오, 쓰리와이코퍼레이션, 에그이즈커밍, 14F·M드로메다 스튜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