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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신장이 커졌다는 요즘 신인들 중에서도 독보적인 키(189cm라지만 실물로 보면 더 크게 느껴진다)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면, 그다음엔 또래보다 성숙하지만 아직 소년의 해맑음을 잃지 않은 얼굴이 보인다. 단적으로 그는 TV드라마 데뷔를 하자마자 10대 학생(<일타 스캔들>에서 부모가 시키는 대로 우선 공부에 전념하고 있는 모범생 선재)부터 30대 비서(<하이클래스>), 심지어 현생과 전생을 아우르며 시대를 초월한 악연(<이번 생도 잘 부탁해>)을 넘나들며 얼굴을 비췄다. 외적으로 좋은 달란트를 가진 신인에게 일찍 찾아온 행운처럼 보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그에겐 무대와 카메라의 차이를 절감하며 매체 연기란 무엇인가 진지하게 고민한 시간이 있었고, 현장에서의 배움은 올해 넷플릭스에서 공개될 <하이라키> 주연을 꿰차는 밑거름이 됐다. “학교 연극무대에서는 이른바 느껴지는 대로 연기할 때가 많았는데 카메라 앞에서는 자칫 과해 보이거나 감정이 덜
[특집] 허를 찌르는 매력, 이채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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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장한 체격에 선명한 이목구비. 부드러운 저음의 목소리까지 듣고 나니 려운에게 왜 의젓한 역할이 주어지는지를 알 수 있었다. 여기에 인터뷰에서 느껴지는 반듯한 성정과 그의 입에서 몇분에 한번꼴로 등장하는 책임감이라는 단어는 배우와 배우가 연기한 인물을 자꾸 동일시하는 우를 범하게 했다. <반짝이는 워터멜론>에서 려운은 농인 부모의 수어 통역을 전담하며 일찍 철든 ‘코다’ 소년 하은결로 분했다. 연기할 때도 “과해지는 걸 경계하며 기본에 충실하자”는 생활신조를 지킨 덕분에 은결을 끝까지 감정을 낭비하지 않은 절제된 캐릭터로 유지할 수 있었고 2023년에서 1995년으로 타임슬립해 젊은 날의 아버지(최원영)를 만난다는 이야기가 어설퍼 보이지 않도록 극의 중심을 잡는 역할도 해낼 수 있었다. 또래 20대 배우에게서는 쉬이 발견되지 않는 진중함이 무기이긴 하지만 자칫 지루해 보일까 염려하던 려운은 자신의 귀여운 면모를 살며시 어필했다. “개구진 편이다! (웃음) 한 작품이 끝나고
[특집] 조용히 흘러가 넓어지기를, 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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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원에게는 데뷔라 불릴 순간이 세번 있었다. 첫 번째는 남성지 <GQ KOREA>의 카메라 앞에 선 17살 때의 일. “또래보다 키가 크다”는 담백한 이유로 모델 일을 시작한 그는 1년에 두번 있는 패션위크의 문을 두드리던 중 운 좋게 매거진 데뷔를 맞이했다. 두 번째는 ‘코로나 학번’으로 중앙대학교 연극학과에 진학해 첫 매체 연기를 화상으로 경험한 일. 필리핀 배우 크리스텔 풀가는 한국의 남대생과 화상수업을 통해 만난 필리핀의 영어 강사가 마음을 나누는 이야기를 담은 웹드라마 <러브 프롬 홈>을 연출하며 대학생 김재원을 발굴했다. 코로나 시기 화상으로 디렉팅을 받으며 작품을 완성했다는 점에서 영화 <노 베어스>를, 한국 남성과의 국제연애 판타지를 그렸다는 점에서 일본 드라마 <아이 러브 유>를 몇년 앞선 참신한 기획이다. “필리핀의 A팀, 한국의 B팀으로 나누어 촬영했다. 두 주인공이 코로나 때문에 만나지 못하다가 훗날 우리가 만날 수
[특집] 젊은 날의 태도, 김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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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대방을 직선으로 응시하는 눈빛, 주저하지 않는 목소리, 확신이 담긴 몸동작까지. 지금까지 강나언이 그려온 10대 청소년은 서투른 결정을 내릴지언정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는다. 어떤 점에선 패기가 넘치고 욕망이 강한 인물로 보이지만, 또 어떤 점에선 이유 없이 고집 부리고 싶은 그 시기의 평범한 청소년 같다. 강나언은 대부분 이런 방식으로 배역을 그려낸다. 인물이 처한 상황과 감정을 명확하게 드러내면서 동시에 그가 지닌 보편성까지 담아낸다. 시청자가 주변에서 그와 비슷한 사람 한명쯤 떠올릴 수 있도록 (그래서 작품에 몰입할 수 있도록) 그는 유연한 안내자가 된다.
강수아가 <일타 스캔들>에서 해이(노윤서)의 라이벌 수아 역을 맡은 경험은 <피라미드 게임>의 임예림을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발판이 되었다. 교실 내 공식 왕따 한명을 뽑아야 하는 상황에서 안전한 A등급을 받는 임예림은 극 초반 성수지(김지연)의 편인지 아닌지 명확하지 않다. 날 선 태도로 학교폭
[특집] 절실함의 무게, 강나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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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징 스타가 어김없이 돌아왔다. 이 특집은 <씨네21>이 10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정통의 신인배우 발굴 프로젝트로 매해 1분기에 진행한다. 이번 특집에 참여한 기자들은 각자 그동안 주목해온 뉴페이스의 이름을 하나둘씩 꺼냈고 그들 중 곧 만나볼 수 있는 차기작이 있는 배우들을 1차로 추렸다. 그리고 함께 이들의 활약상을 돌아보고 가능성을 점쳐본 뒤 최종 8인을 선정했다. 실제로 만난 Z세대 새싹들의 센스와 열정은 화면 밖에서도 대단해서 사진은 척척 찍고, 답변은 술술 해내 담당 기자들을 감탄케 했다는 후문. 이와 별개로 올해 라인업의 배우들 모두 시리즈에서만 발굴되었다는 사실은 영화가 더는 젊은 재능의 등용문으로서의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방증 같아 뼈아프게 다가오기도 한다. 강나언, 김재원, 려운, 이채민, 조아람, 차우민, 최규리, 홍수주. 8명의 신예배우를 소개한다. 앞으로 이들이 박보검, 천우희, 최우식 등 선배 라이징 스타처럼 활발히 활동해주기를, 글로벌 진출이
[특집] 2024 RISING STA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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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5일 서울 에무시네마에서 제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가 개최됐다. 강릉 신영극장, 광주극장 등 총 16개의 예술영화전용관이 속한 한국예술영화관협회에서 주최한 본 시상식은 코로나19 이후 생존을 논하게 된 예술영화관의 연대를 위해 지난해부터 시작됐으며 1년간 전국 예술영화전용관에서 상영한 독립예술영화와 독립예술영화계에서 활동하는 영화인을 대상으로 했다. 대상, 국내외 작품상, 감독상, 배우상, 배급홍보상 등 총 6개 부문에 전국 15개 예술영화관 프로그래머들이 꼽은 44편이 후보로 올랐으며 관객상은 관객들의 별도 투표로 진행했다. 행사 초반, 배급홍보상에 디오시네마(<너의 눈을 들여다보면> 수입·배급)가, 배우상에 <다음 소희>의 김시은이 수상자로 선정되면서 분위기는 무르익었다.
스크린에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얼굴이 뜨자 박수가 터져나왔다. <괴물>로 해외작품상을 받은 감독은 영상을 통해 “한국의 많은 영화인과 영화 팬들에게 &l
[씨네스코프] 우리의 영화는 멈추지 않는다 , 제2회 한국예술영화관협회 어워드 열려… 대상엔 ‘원주 아카데미의 친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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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젠데이아)는 테니스 천재라 불릴 만큼 명성이 자자한 선수였다. 하지만 경기 도중 부상을 입고 선수로서의 여정을 마무리한 뒤 코치로 제2의 삶을 시작한다. 현재 타시는 테니스 선수인 남편 아트(마이크 파이스트)의 코치직을 맡고 있다. 챔피언 선수임에도 슬럼프에 빠진 아트가 연패를 끊어내지 못하자, 타시는 아트에게 챌린저급 테니스 대회에 참가해볼 것을 권한다. 그리고 대회에서 타시의 전 애인이자 아트의 절친한 친구인 패드릭(조시 오코너)과 재회한다. 테니스 코트 안에서 시작된 아트와 조시의 경쟁은 타시를 사이에 두고 코트 밖으로까지 번지기 시작한다.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서스페리아> <본즈 앤 올>의 메가폰을 잡았던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이 돌아왔다.
루카 구아다니노 감독과 젠다이아의 만남으로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가 됐으며 <웨스트 사이드 스토리>의 리프로 열연한 마이크 파이스트, 넷플릭스 시리즈 <더 크라운>의 찰스
[Coming soon] ‘챌린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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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유럽에서 54개의 무료 광고 지원 스트리밍 텔레비전(패스트(FAST)) 채널을 론칭했다. 이 채널들은 LG 채널스, 삼성 TV 플러스, 티보+와 같은 플랫폼에서 사용할 수 있는 소니 원 포트폴리오의 일부다. 이 채널들은 코미디, 스릴러, 클래식, 리얼리티 쇼 등을 포함해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한다.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 북유럽 국가 등 다양한 유럽 지역 시장에 맞춰 다시 후반작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각 지역의 모국어로 방송될 예정이며 <사인펠드> <브레이킹 배드> <맨 인 블랙> 등 대부분 넷플릭스와 같은 유료 서비스에서 방영하는 콘텐츠들이다. <사인펠드>는 넷플릭스가 엄청난 비용을 들여 SVOD 판권을 가져온 바 있다.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의 유럽 내 패스트 채널 론칭은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의 중요한 변화를 시사한다. 이는 파라마운트, 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와 같은 대형
[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소니픽처스엔터테인먼트의 플랫폼 전략, 유럽에 54개 패스트 채널 론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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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7회 칸영화제 공식 초청작이 4월11일 오전 11시(현지 시각 기준) 프랑스 파리 UGC 노르망디 극장에서 공개됐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에마 스톤, 윌럼 더포가 <가여운 것들>에 이어 재회하는 <친절의 종류>, 세바스티안 스탄이 도널드 트럼프를 연기하는 알리 아바시의 <디 어프렌티스>, 조이 샐다나와 설리나 고메즈가 출연하는 파올로 소렌티노의 <파르테노페> 등 다양한 화제작이 호명됐다. 그 밖의 경쟁부문 상영작은 파얄 카파디아의 <우리가 빛으로 상상하는 모든 것>, 숀 베이커의 <아노라>, 앤드리아 아널드의 <새>, 지아장커의 <풍류일대>, 자크 오디아르의 <에밀리아 페레즈>, 미겔 고메스의 <그랜드 투어>, 질 를루슈의 <비팅 하트>, 키릴 세레브렌니코프의 <리모노프>, 크리스토프 오노레의 <마르첼로 미오>,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
5월의 칸에서 상영될 영화는?, 제77회 칸영화제 초청작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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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결과를 보며 문득 알폰소 쿠아론 감독의 <로마>가 떠올랐다. 자전적 기억을 바탕으로 한 이 영화를 볼 때마다 ‘콜럼버스의 달걀’이 생각난다. 가장 개인적이기에 가장 창의적이고 동시에 정치적인 이 영화는 당연하지만 인지하지 못했던 진실을 일깨운다. 내 삶이 누군가의 배경이 아니고, 내가 서 있는 이 순간도 역사의 일부이며, 사회의 모든 요소는 연결되어 영향을 미친다는 당연한 사실. 입주 가정부 클레오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로마>는 얼핏 지극히 사적인 드라마처럼 보인다. 무책임한 남자를 만나 계획에 없었던 임신을 하고, 설상가상 고용주 남편의 외도로 직장마저 잃을 상황에 놓인 원주민 여성의 이야기.
하지만 개인의 어떤 서사도 홀로 존재할 수 없다. 숙고하는 카메라는 현미경에서 출발하지만 결국 망원경으로 확장되는 법이다. 입주 가정부 클레오의 굴곡진 삶은 개인적인 것이지만 동시에 멕시코 원주민의 역사와 애환이 녹아 있는 결과물이기도 하다. <로마>
[송경원 편집장] 잘 버티는 중. 앞으로도 잘 버틸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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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마케팅의 강점이자 약점은 소비자와의 거리가 무척 가깝다는 것이다. 이 거리감을 균형감 있게 조절했을 때에는 친근한 이미지를 만들 수 있지만 잘못 삐끗했을 때에는 그만 선을 넘어버린 불청객이 되고 만다. 특히 다양한 가치와 신념이 뒤섞인 SNS상에서 새로운 시도는 자칫하면 뜨거운 감자가 되어 설전과 논쟁의 대상이 되고 만다. 그렇기에 SNS 마케팅을 자유롭거나 개성 넘치는 방식이 아닌 보수적이고 안전한 방식으로 지향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소비자와의 거리감을 잘 조절하기 위해선 무엇을 살펴야 할까. 아슬아슬하게 선을 넘어 관객의 지탄이 이어졌던 세 가지 SNS 영화마케팅 사례는 다음과 같다.
2019년 개봉한 <세상을 바꾼 변호인>은 1950년대를 배경으로 하버드대학교 로스쿨에서 단 2%에 해당하는 여학생 긴즈버그(펠리시티 존스)의 이야기를 다룬다. 긴즈버그는 지금까지 승소 판례가 없었던 성차별 사건을 위임하면서 일상 곳곳에 누적된 다양한 여성혐오를
[기획] ‘빼야 할 것은 넣고, 넣어야 할 것은 빼고’ 관객에게 지탄받은 SNS 영화마케팅 사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