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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오늘 출가합니다', 무언가로부터의 탈출과 어딘지 모를 곳으로의 여정
김철홍(평론가) 2023-04-05

모텔 청소를 하며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는 영화 제작자 진우(나현준)가 고향 원주로 향한다. 친구 성민(양흥주)의 출가를 배웅하기 위해서다. 성민은 그런 진우에게 절까지의 동행을 부탁한다. 딸과 아내와의 관계를 정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마친 후 절에 도착한 성민. 그러나 그는 나이가 너무 많다는 이유로 돌연 출가를 거절당한다. 그렇게 오갈 곳이 없어진 성민과 진우의 뜻밖의 여정이 이어진다.

<오늘 출가합니다>는 다큐멘터리 제작집단 푸른영상 소속의 김성환 감독의 첫 장편 극영화로, 감독이 활동하고 있는 원주시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로드 무비 성격의 영화다. 두 주인공이 방문하는 강원도의 사찰과 자연의 아름다운 모습이 영화를 가득 채우고 있다. 그곳을 누비는 사정이 좋지 않은 영화 제작자 진우와 속세를 떠나려는 성민의 처지가 묘하게 겹치며 독특한 감상을 자아낸다. 무언가로부터 출가 혹은 가출을 상상해본 적이 있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것들이 귀엽게 산재되어 있는 영화다.

제25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제47회 서울독립영화제에서 소개됐으며, <같은 속옷을 입는 두 여자>와 <남매의 여름밤> 등을 통해 친숙한 양흥주 배우가 주연을 맡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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