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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불멸의 여자’, 불멸의 웃음은 때로 폭력이 된다
정예인 2023-04-05

화장품 판매사원 희경(이음)은 매일 아침 되뇐다. “난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판매원이다. 오늘날 미소는 내일의 나를 부자로 만든다.” 온종일 서서 일하는 터에 하지정맥류가 발생해도, CCTV 너머 감시자의 눈이 자신을 노려보아도 희경은 웃는다. 그런 희경과 동료 승아(이정경)에게 한 손님이 찾아온다. 일전에 구입한 눈가 주름 방지용 화장품을 사용한 후 오히려 주름이 늘었다며 불만을 털어놓는 손님 정란(윤가현). 희경과 승아는 미소 머금은 얼굴로 침착하게 정란의 요구사항에 응대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란은 이유 모를 지적을 쉬지 않고 퍼붓는다.

<불멸의 여자>는 동명의 연극을 영화화한 작품이다. 최종태 감독은 원작인 연극과 영화의 장르적 경계를 넘나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한다. 연극에 출연한 배우를 영화에 등장시키거나 장소를 무대 위로 한정해 연극의 연장선에 서면서도, 슬로모션과 익스트림 클로즈업을 활용해 영화의 특징을 부각한다. 군중 속에 우두커니 선 희경의 풀숏은 비정규직 노동자가 진 불안을 은유적으로 드러내고, 익스트림 클로즈업으로 포착한 희경의 무뚝뚝한 얼굴은 서비스직 노동자가 겪는 폭력의 경험을 날카롭게 비춘다. 사회적으로 강요된 ‘스마일’의 섬뜩함을 폭로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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