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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엘리멘탈’, 사랑은 수증기를 타고
이우빈 2023-06-14

상극일수록 끌린다고 했던가. 모든 면에서 정반대인 불 종족 앰버(리아 루이스)와 물 종족 웨이드(마무두 아티)가 사랑에 빠진다. 이야기의 배경은 불, 물, 공기, 흙 원소 인간들이 사는 엘리멘트 시티다. 여기서 앰버는 도시 외곽에 자리한 부모의 상점을 물려받으려는 사회 소수층의 일원이다. 물을 꺼트리고 나무를 불태우는 기질 탓에 불 종족은 사회의 구조적 차별을 받고 있다. 반면 웨이드는 시청 공무원이자 사회 주류에 속하는 상류층 가정에 속해 있다. 딱히 접점이 없던 둘의 만남은 웨이드의 직업 정신에서 비롯된다. 우연히 앰버 집안의 가게를 방문한 웨이드는 건축 규정에 따라 폐점 조치를 명령한다.

<엘리멘탈>의 뼈대는 한국계 이민 가정 2세대인 피터 손 감독의 자전적 경험이다. 아시아, 남미, 중동 지역 등 이민자가 미국에서 겪어야 했던 차별과 갈등이 엘리멘트 시티 속 불 종족의 처지로 고스란히 이식됐다. 이러한 현실을 딛고 화합하는 앰버와 웨이드의 사랑이 깊은 울림을 안긴다. 특히 각 원소의 특징을 최대한으로 구현한 캐릭터 디자인과 탁월한 애니메이팅이 작품의 최대 강점이다. 다만 이민자 서사를 미시적으로 갈무리하는 <엘리멘탈>의 선택이 미적지근한 점은 아쉽다. 제76회 칸영화제 폐막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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