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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블랙 워터: 어비스’, 딱히 빠져나갈 의지가 없어보이는 탈출 영화
이유채 2023-06-14

소원해진 커플 제니퍼(제시카 맥너미)와 에릭(루크 미첼), 곧 부모가 될 욜란다(아말리 골든)와 빅터(벤자민 호제스)는 독서와 스포츠 중 후자를 선택할 활동적인 친구 사이다. 어느 날, 또 다른 친구 캐시(앤서니 J. 샤프)에게 검색해도 안 나오는 동굴 이야기를 전해 들은 이들은 탐험을 결심한다. 호주의 외딴 동굴에 진입한 다섯 친구가 모험심에 흥분하는 것은 잠시뿐, 통로가 막히고 악어가 나타나자 이들의 머릿속에는 탈출이라는 두 글자만 남는다. <블랙 워터: 어비스>는 극 초반까지 서스펜스가 작동하는 공포영화다. 동굴에서 일본인 부부가 악어에게 습격당하는 프롤로그로 동굴이 사지(死地)라는 정보를 관객에게 제시하는데, 이로써 관객은 무지한 주인공들이 그곳에서 아무것도 모르고 하는 행동 하나하나에 긴장하게 된다. 그러나 모든 위험 요소가 밝혀지는 중반부터 맥이 쉽게 풀린다. 탈출극의 묘미가 될 만한 기발한 자구책을 제시하지 않고 인물들을 겁먹은 상태로 방치하면서 정체된다. 고유한 성격을 부여받지 못한 캐릭터와 배우들의 조화롭지 못한 연기는 재미를 반감시킨다. 인물 관계에 관한 막바지 반전 역시 친구들간의 우정 이야기를 제대로 구축하지 않고 던져 효과적으로 작동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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