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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부화’, 난생처음 본 난생(卵生) 호러
정재현 2023-06-14

티니아(시이리 솔랄리나)는 스케이트 선수였으나 지금은 가족 콘텐츠 유튜버 어머니(소피아 헤이킬라)를 둔 체조 특기생이다. 티니아는 늘 완벽을 요구하는 어머니로부터 불안에 시달리던 중 숲에서 새의 알을 발견하고 그 알을 품는다. 부화한 알에서 태어난 괴수는 순종적이던 티니아의 분열 자아가 돼 그의 가정을 위협한다. <부화>는 불안한 소녀의 내면의 악을 깨운다는 점에서 <캐리>와 <블랙스완>을, 꽃무늬 벽지 방에 사는 소녀와 또 다른 자아가 한집에 공존한다는 점에서 <장화, 홍련>을 떠오르게 한다. 여러 레퍼런스가 손에 잡히는 영화지만 내면의 악이 알에서 깨어난다는 참신한 상상력을 영화미술로 생생히 구현한다는 점에서 언급한 영화들과 궤를 달리한다. 영화가 티니아의 어머니를 묘사하는 방식 또한 주목할 만하다. 영화는 타고난 강박과 딸을 향한 지극한 사랑으로 점철된 복잡한 캐릭터를 속속들이 그리되 그 캐릭터에 이입하지 않는 적정한 거리감을 러닝타임 끝까지 유지한다. 무엇보다 <부화>는 어린이가 품을 수 있는 적개심과 불안이 성인의 수용 가능치와 무관한 것임을 그리는 드문 호러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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