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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ARE YOU] <더 납작 엎드릴게요>, 김연교
이유채 사진 오계옥 2024-08-08

오피스 코미디 <더 납작 엎드릴게요>의 기획서와 시나리오를 읽으면서 배우 김연교는 작품에 잘 임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절 바로 옆 출판사에 다니는 불교 서적 편집자 송혜인이 그만큼 자신과 닮았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그가 뽑은 캐릭터와의 공통점은 “어딘가 좀 엉뚱하고 내가 선이라고 믿는 방향으로 움직인다는 점”이다. 5년차 직장인 역할을 맡았다고 해서 회사 다니는 친구들에게 SOS를 보내진 않았다. 직장인스러움을 찾는 대신 인물의 마음을 들여다보려 했다. “여전히 팀 내 막내로서 눈치를 보면서도 적응한 사회인으로서 뭔가를 해보려 하지만 잘 안될 때의 혜인이의 처지는 내가 너무 잘 아는 것”이었기에 두렵지만 내밀한 감정을 보여주기로 결심했다. 김연교에게 있는 그대로 카메라 앞에 서는 일은 예상보다 수월했고 소란하고 예민한 자신을 받아들이게 한 작업으로 남아 있다. “<더 납작 엎드릴게요> 안에 나의 실제 표정과 제스처, 서툴게 몸 쓰는 모습까지 다 담겼다. 무엇보다 2년 전, 몰랐던 내 명랑한 얼굴이 고스란히 찍혔다. 어느 한 시기의 나를 기록하고 추억할 수 있어서 배우는 참 고마운 직업이다.”

학창 시절 김연교는 집에 혼자 있을 때면 엄마의 한복을 몰래 꺼내 입어보는 취미가 있을 만큼 사극에 빠져 살았다. <대장금> <선덕여왕> <황진이>를 보며 배우를 꿈꿨으나 목표에 이르기까지 시행착오를 겪었다. 연극영화과에 들어갔다가 한달 반 만에 나와 일문학도가 됐고 취업을 준비하며 졸업할 즈음 재미 삼아 다시 연기를 시작했다가 원래 바라던 길을 걷게 됐다. 먼 길을 돌아서 온 만큼 “앞으로 5년 동안 절대 그만두지 않겠다고 결심”한 뒤 2015년 연극 <안나라수나마라>로 데뷔, 단편영화에 꾸준히 얼굴을 비쳤다. 2022년 장편 <파로호>에 비중 있게 출연하면서 자기와의 약속을 지킨 것은 물론 연기하는 자신을 더 오래 보고 싶다는 마음이 깊어졌다. 출발선에 서는 걸 꽤 즐기는 김연교는 독립출판으로 에세이를 낸 작가이자 단편영화 감독, 좋은 문장을 함께 나누는 팟캐스터이자 목요일의 일상을 공유하는 유튜버이기도 하다. “나는 왜 이렇게 한 가지에 집중 못하고 조각난 사람일까”라는 고민으로 스스로를 오래 괴롭혔던 그는 올해 드디어 고통의 터널을 지났음을 깨닫고 남은 하반기에 기지개를 켤 계획이다. “그간의 활동들이 연결된 하나의 덩어리였다는 걸 이젠 안다. 앞으로는 이런 나를 믿고 요즘 부쩍 차오른 연기 초심자의 마음을 따라 움직여볼 테다.”

FILMOGRAPHY

영화

2024 <더 납작 엎드릴게요> 2022 <파로호>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뿐인데> <비상선언> 2021 <보이스> <시민덕희> <색다른 그녀> 2020 <공기살인> 2019 <백두산> <파이프라인> 2018 <아워 바디> <탐정: 리턴즈> 2016 <미옥>

드라마

2020 <결혼백서> <트레이서> 시즌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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