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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로는 통화중] 무분별한 가위질, 이제 그만
2002-07-29

법원이 제작사의 가위질에 제동을 걸었다. 감독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제작사가 개봉 때와 다른 편집본을 비디오로 출시할 경우 감독의 저작인격권 중 저작물의 동일성 유지권을 침해한 것이라는 판결이 나온 것. 최근 서울지방법원은 <배니싱 트윈>의 감독 윤태용씨가 제작사 Y2시네마(대표 여한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원고에 손해배상금 5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 이유로 “원고는 복제권, 배포권, 방송권, 공연권 등을 피고로부터 양도받았음이 인정되나 작품의 동일성을 훼손할 정도의 편집권까지 건네받은 것은 아니라”고 적시하고 “저작자인 원고의 동의없이 이 사건 영화의 내용을 전개하는 데 의미있는 일부 장면을 삭제하고 그 대신 정사장면을 추가로 삽입해 저작물의 동일성을 훼손한 것은 저작자인 원고의 명예와 감정에 손상을 입히는 행위임이 인정된다”고 이같이 결정했다. 윤태용 감독은 지난 2000년 12월, Y2시네마가 상영시간 94분 중 10분 이상을 잘라내고 3분가량의 야한 장면을 덧붙여 비디오를 출시하자, 저작인격권 침해라며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법원에 냈으며, 제작사는 그동안 “의견 충돌이 있을 때는 제작자의 견해가 우선이라고 계약서에 명시되어 있다”는 주장으로 맞서왔다. 이번 사건은 이른바 판권이라 불리는 저작재산권이 타인에게 양도가능한 것과 달리 완성된 영화의 동일성을 유지할 권리는 감독에게 존속되는 것임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이후 감독과 제작사간의 분쟁시 유효한 판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