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파이크 리는 연쇄살인극을 뒤쫓는 추리극 대신 그 공포가 불러일으키는 집단 히스테리를 분석하는 작업을 택했다. 사건이 발생한 뉴욕 브롱크스에 사는 헤어드레서 비니는 아내 디오나를 속이고 사촌처제와 야간 데이트를 하다가 '샘의 아들'의 범죄현장을 목격한다. 비니는 살인범이 '목격자'인 자신을 공격할지 모른다고 두려워하고, 단서를 잡지 못한 경찰은 마피아를 찾아가 범인 검거를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정의의 수호자가 되어버린 마피아가 내건 상금에 고무돼 비니의 동네 건달친구들은 수상한 사람들을 사냥하기 시작하고, 펑크족 차림으로 따돌림당하던 친구 리치를 최종 사냥감으로 지목한다. 양성애자에 포르노 영화를 찍었다는 것이 혐의의 전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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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작 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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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 정전사고로 순식간에 약탈과 방화의 아수라장이 되어버리는 도시. 1977년의 미국 뉴욕은 미국 밖에서 보기엔 일종의 연옥 같았다. 1년전부터 야밤 데이트족들을 연쇄살인해온 데이비드 버코비츠가 '샘의 아들'이란 이름으로 살인 재개를 예고하는 편지를 언론에 보내 여름은 더욱 흉흉해진 상태였다. <똑바로 살아라>와 <말콤 X>의 흑인 감독 스파이크 리가 <썸머 오브 샘>에서 되돌아본 것이 바로 그 1977년의 뉴욕이다.more
<썸머 오브 샘>은 흑인사회를 집요하게 파고들던 스파이크 리의 영화로는 드물게 백인사회를 다룬 영화다. 그는 거기서도 자신들과 다르다는 이유로 인간을 차별하는 양태를 또다시 드러내는 고발자 구실을 계속한다. 디스코텍과 펑크문화, 혼성섹스클럽, 아바나 마빈 게이 등의 70년대 유행음악으로 70년대 미국의 한 풍경을 번들거리는 광채 그대로 되살려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