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시놉시스
파리 교외에서 홀로 두 아이를 기르는 쥘리는 파리 시내의 호텔 룸메이드로 일하며 장거리 출퇴근을 하고 있다. 그녀는 직장 상사 몰래 원하는 직장에 면접을 보게 되고 새로운 삶이 열릴 거라 기대한다. 그런데 전국적인 교통 파업이 발생하여 대중교통 시스템이 마비되자 자신의 직장도, 새롭게 얻으려는 직장도, 자신의 가정도, 아슬아슬하게 부여잡고 있던 일상의 모든 것이 엉망이 될 위기에 처한다.
오늘도 지각 위기에 놓여 절박한 표정으로 파리 시내를 전력 질주하는 쥘리. 싱글맘의 전쟁 같은 삶에 과연 평화와 여유가 찾아올까?
오늘도 지각 위기에 놓여 절박한 표정으로 파리 시내를 전력 질주하는 쥘리. 싱글맘의 전쟁 같은 삶에 과연 평화와 여유가 찾아올까?
포토(12)
비디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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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타임> 30초 예고편
<풀타임> 티저 예고편
<풀타임> 메인 예고편
씨네21 전문가 별점(6명 참여)
-
김소미
8
존재와 시간을 저글링하는 워킹맘 다이어리 -
조현나
7
스스로를 함부로 연민하지 않는 워킹맘의 초상 -
김철홍
7
<샤이닝>을 능가하는 ‘풀타임 워크’의 공포 -
이보라
6
시간을 따라가는 것과 시간을 담는 것의 머나먼 거리 -
정재현
8
파업 불가능한 현실을 달음질하며 통과하는 한 여자 -
이자연
8
한명의 이야기를 전체로 확장시키는 젠더 도시학
관련 기사(4)
리뷰(3)
-
pen*****2023-01-08 23:20:59
7
보는 사람 마저 긴박하게 만드는 연출력 보소 -
183*****2022-12-16 10:21:28
8
평범히 살기 위해 치열하게 실존하는, 워킹맘의 출퇴근 스릴러. -
thr****2022-08-22 13:03:04
10
유럽이 한국보다 나은 것 중에 하나가 직장이다. 모든 직종에서 고액 연봉을
지급하는 건 아니지만 최소한 ‘노동자’가 온전한 인간으로 대접받는 게
유럽 전역에서 일반적인 사회적 규약이자 ‘노동’을 한다고 해서 그 정체성이
‘노예’로 전락하지 않도록 힘쓰는 게 유럽 사회가 한국보다 더 매력을 띠는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이 유럽을 대표하는 국가 중 하나인 ‘프랑스’에 대한 저서 ‘지극히
사적인 프랑스’를 읽어보면 노동자 권리가 잘 보장됐다고 생각했던 프랑스의
현실이 한국인이 생각하는 것처럼 꼭 그렇지도 않다는 게 드러난다.
‘풀타임’에서 이혼한 쥘리(로르 칼라미)는 지옥을 사는 중이다. 전남편이
어떤 잘못을 할지 모르지만 홀로 두 아이를 키우며 파리에 있는 5성
호텔에서 메이드로 일하는 중이다. 민주주의가 한국보다는 잘 정착됐을
거라고 생각하면 메이드로 일하는 쥘리는 그저 담담히 일할 것 같지만
쥘리의 이력을 보면 절대 그렇지 않다. 쥘리는 고학으로 경제학 석박사까지
수료한 인재로서 메이드 정도의 단순 노무로 급여 문제를 차치하더라도
자신이 쌓아온 이력에 비해 현재 하는 일은 당연히 정신적, 심리적으로
스스로 불만이 쌓이는 일일 수밖에 없다.
쥘리는 두 아이를 키우고 만족하지 못하는 호텔에서 단순 노무의 메이드로
일하는 것도 고역인데 이 현상 유지하는데 결정적인 타격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한다. 프랑스가 노동자의 권리를 그 어느 나라보다 잘 보장하지만 그
권리가 잘 보장되는 만큼 같은 노동자라는 정체성에서 특정 노동자가 다른
노동자들에게 극심한 폐를 끼치는 경우가 발생한다. 공공 운수 노동자들인
기관사나 승무원들의 파업으로 파리를 관통하는 기차 전 노선이 멈추거나
대략 한 시간의 연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서 기차를 이용하는 노동자들의
발이 묶여 출·퇴근시간이 엄청난 고역이 되는 것이다. 한국에서 서울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이들이라면 작품에서 쥘 리가 겨우 탄 버스에서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로 집에 가는 모습에 완벽히 공감할 거라 생각한다.
메이드로 나날이 지옥처럼 고생하는 쥘리에게 자신의 전공을 살려 다시
어느 유통기업에서 물품 관리일 면접 제의가 들어오고 쥘리는 드디어 호텔
메이드 일을 접고 더 높은 연봉을 받으며 아이들을 더 잘 키울 수 있다는
희망에 부풀어 있지만 이는 면접 제의만 온 상태일 뿐 그 기업에서
채용의사를 확실하게 밝히기 전까지는 쥘리는 지옥에 산다. 특히 전남편이
전화부터 받지 않는데다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데서는 쥘리는 완전히
탈탈 소진되는 지경에 이른다. 심지어 대출금 갚으라고 은행에서 전화까지
오고 아이를 맡긴 이웃집에서는 쥘 리가 늦고 싶어서도 그런 게 아닌데도
늦게 온다고 난리가 난다.
쥘리의 일상을 묘사하는 작품은 도처에 모두 직장인이라면 공감할 거리가
넘쳐난다. 면접 제의가 와서 면접을 보려면 근무를 바꿔야 하는데 동료들은
일정이 있거나 다른 동료의 경우는 쥘리의 지각으로 온갖 궃은 일을 도맡아
한 일종의 앙금 때문에 야멸치게 쥘리의 부탁을 일언지하에 거절한다.
면접을 봐야 하는 상황에서 결국 쥘리는 무단이탈까지 감행하는데 쥘리의
상관한테 이게 적발되는 데다가 횟수가 늘어나면서 심지어 해고까지 당하는
지경에 이른다. 쥘 리가 공공 운수 파업으로 인해 길이 막히자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절박한 심정으로 뛰는데 그 와중에 귓전을 흔드는 전자음악은
쥘리의 긴박한 심리를 대변하는 동시에 현대사회를 사는 직장인들을
압박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아이의 엄마 역할 까지 하는 쥘리는 주말엔 아들의 생일잔치를 위해 동네
아이들과 부모들을 초대하고 트램펄린을 설치하는 등 독박 육아 까지
해서 지켜보는 관객 입장에서는 영화가 아닌 일종의 다큐멘터리를 보는
착각까지 들 정도로 공감하면서도 그렇게는 살기 싫은 모순의 슬픈 감정이
스며든다.
그렇게나 열심히 살려고 발 버둥치는 모습이 마치 피라니아가 잔득 있는
물에 빠진 이들이 살기 위해 헤엄을 치는 것과 유사한 모습인 쥘리의
모습에서 불완전한 인간 사회의 모습과 더불어 고학력자들을 양산하는 사회
체계의 문제, 소통의 문제로 인해 파업이 일어나고 이로 인한 파업의 같은
입장의 주체인 노동자들끼리도 의도치 않은 엄청난 피해와 불편을 주는
문제 등 작품은 개인적인 문제부터 사회적인 문제까지 현대 사회에서
일어나는 엄청난 피로에 점철된 모습이 드러난다. 비교적 노동자들의
인권이 잘 보장되어 있을 줄 알았던 프랑스에서 메이드로 일하는 이들의
열악한 처우와 그리고 이혼한 후에 자식들은 물론 전처의 생존을 보장하지
않는 나쁜 전 남편 등의 모습에서 인간의 악마성은 국적을 가리지 않는
슬프게도 보편적인 모습 중에 하나라는 데도 큰 울림을 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