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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늦봄

Late Spring (1949)

관객 별점

8.63

시놉시스

홀로 된 아버지와 그 아버지를 떠나지 않으려는 딸의 이야기를 정제된 형식 안에 담은 <늦봄>은 후기 오즈 영화(다른 말로 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오즈(Our Ozu)”)의 출발점에 해당하는 영화다. 결혼적령기를 지난 여인인 노리코는 아버지를 모시고 살겠다는 마음에 결혼하기를 거부한다. 결국 그녀는 아버지가 재혼을 고려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에야 결혼하기로 마음을 먹는다.

영화비평가 크리스 후지와라는 <늦봄>을 두고 영화사상 가장 위대한 러브스토리 가운데 하나라고 말한 바 있다. 아버지와 딸 사이의 ‘러브스토리’를 다룬 이것은 ‘러브스토리’라는 이 말을 어떻게 해석하는가에 따라 미묘한 보기와 읽기가 가능한 영화다. 하라 세쓰코가 처음으로 주연을 맡은 오즈의 영화라는 점도 특기할 만하다.

포토(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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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44)

  • se7**
    2011-01-02 23:29:12

    5

    그닥 큰 감흥은 주지 못한 영화...
  • kcw****
    2009-01-13 16:51:16

    8

    일본 대중영화 특유의 신선함이 돋보인 영화.
  • esh*****
    2008-12-28 10:50:37

    9

    소시민적 일상에 저런 댄스 같은 활력이 필요해
  • joh*****
    2008-12-27 18:56:04

    8

    평범하지 않은 신선한 코미디 드라마.
  • k38*****
    2008-11-15 23:05:54

    10

    눈 감으면 모두가 타인

    =======================
    이 영화를 정확히 언제 봤는지 확실치 않다. 불과 몇 달 전에 본 느낌이 들기도 하고 10년도 더 된 듯 싶기도 하다.
    남자 주인공이 퇴근 길의 전철 안에서 아름다운 한 여인을 발견 하면서 이야기가 전개 된다.
    주인공은 그녀에게 반해서 그녀가 근무 하는 댄스 학원에 등록 하고 춤을 배운다. 처음에 이 남자는 춤에는 관심이 거의 없고 도도한 댄스 교사에 대한 연정으로 댄스 학원을 다닌다.
    그 낌새를 정확히 파악한 그녀의 폐부를 찌르는 한 마디가 남자 주인공의 정곡을 찌른다.

    나에 대한 관심으로 이 학원을 다닌다면 지금이라도 그만 두는 게 좋을 거예요.

    이 말은 많은 의미를 함축 하고 있다. 예쁜 여자는 자신이 예쁘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고, 돈이 많은 사람은 자신이 돈이 많다는 걸 아주 잘 알고 있다. 당연한 이야기기도 하지만....

    내가 갖고 싶어 하는 대상은 남도 갖고 싶어 하기 마련이고, 내가 가진 꿈은 남도 꾸고 있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

    샐러리맨이 퇴근 길에 잠깐 댄스 학원에 들러서 댄스를 배우는 건 참 근사한 생활이라고 생각한다. 헬스 클럽에 다닌 것도 마찬가지고, 심지어는 야심한 시각에 잠깐 야동을 보는 것도 나는 동일하게 생각한다.

    이런 생활이 평화라면 거기에는 전제가 있다. 제3자적 관점일 경우에만 해당된다는 것이다. 관객은 영화를 즐겁게 본다.

    드럽게 재미없네!

    라고 쉽게 내뱉을 수 있는 것은 관객이라는 제3자적 관점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관객이 자동차 정비사라고 가정해 보자. 그는 영화에 대해서는 제3자적 관점을 유지하지만 자동차 정비에 관해서는 전혀 이야기가 달라진다.

    이 영화 샐위댄스의 미덕은 감독이 제3자적 관점을 다소나마 유지 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주 오래전에 나는 보통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보통 사람으로 사는 게 참 힘들다고 푸념했고, 언젠가는 보통 사람이 아닌 위치에 설 것이라고 막연한 낙관을 가졌다.

    물론 10년도 더 지난 지금도 나는 보통 사람일 뿐이다. 다른 게 있다면 보통 사람으로서 기가막히게 잘 적응이 되었다는 것이다. 나는 자동차 정비사도 아니고 영화인도 아니고, 축구 선수도 아니다.
    나는 그져 제3자적 관점에서만 사물을 보고 있을 뿐이다. 어쩌면 보통 사람중에서도 가장 보통 사람 같은 삶을 살고 있는지도 모른다.

    사무실에 방문 하면 여직원이 의례적으로 커피를 타주겠다고 하는데, 그때 마다 나는 거절하거나 내가 직접 타 먹는다. 다른 도움을 제시 하는 사람에게도 마찬가지로 거절하거나 피해버린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는 것이 하나의 강박관념으로 변해서이다.

    6천원을 주고 쇼팽의 LP레코드판 하나를 샀다. 지금 그 판을 들으며 끄적이고 있다.

    내가 염려할 사람이나 도움줄 사람이 아무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는 걸 깨달으면서 숨쉬기가 편해졌다. 눈 감으면 모두가 타인일뿐이고 다들 그렇게 살고 있다.

    6천원이면 쇼팽의 즉흥환상곡을 LP로 들을 수 있는 지금의 생활에 그럭저럭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