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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과 함께 유명 팝스타의 콘서트장을 찾은 다정한 아버지 쿠퍼(조시 하트넷). 인파 속에서 딸을 잃을까 전전긍긍하는 그는 콘서트장 일대에 배치된 특수부대와 경찰 인력을 보고 분위기가 심상치 않음을 느낀다. 친근함을 무기로 관계자에 접근해 알아낸 사실은 이 모든 상황이 12명을 토막살해한 연쇄살인마 ‘도살자’를 잡기 위한 덫이라는 것. 쿠퍼가 바로 그 도살자이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을 수 없다. 그는 필사의 탈출을 모색하기 시작한다.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이 연출한 <트랩>의 주인공은 살인마다. 평범한 인물이 수세에 몰렸을 때 느끼는 공포 심리가 아니라 극한의 상황에 처한 악인이 어떻게 난관을 돌파할지를 보며 관객은 중심인물에 어디까지 공감하고 몰입할지를 시험당한다. 예측할 수 없는 중반의 국면 이후 전개는 여러 번 방향을 뒤튼다. 팝스타와 팔로워, SNS 라이브, 살인마와 프로파일러, 정신분석학과 무의식을 잠식한 환영의 요소가 잘 버무려진 스릴러다.
[리뷰] 정작 자신은 해방시키지 못하는 출구의 아이러니, <트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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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오토봇과 디셉티콘의 전쟁 이전의 사이버트론 행성. 변신 능력이 없는 지하 광부 오라이온 팩스(크리스 헴스워스)와 D-16(브라이언 타이리 헨리)은 영웅의 꿈을 꾼다. 존경하는 지도자 센티넬을 돕기 위해 지상으로 향한 둘은 성웅의 추악한 이면을 목격하고 만다. 정의를 되찾기 위해 필요한 것은 의지와 협력, 또는 힘과 공포다. <트랜스포머> 프랜차이즈의 신작 애니메이션영화 <트랜스포머 ONE>은 한때 절친한 사이였던 옵티머스 프라임과 메가트론의 과거를 친절하고 직선적인 이야기로 풀어낸다. 캐릭터의 정체성과 공명하는 스타 배우를 택한 캐스팅 전략이 주효하다. 여기에 80년대 애니메이션과 실사영화의 매력을 조합한 금속성의 질감 표현, 짜릿한 질주 액션으로 가득한 후반부, 블록버스터 전문가 브라이언 타일러의 음악이 더해져 두터운 생동감과 박진감을 선사한다.
[리뷰] 실사보다 뜨겁게 마찰하고 전도하는 금속성 애니메이션의 열감, <트랜스포머 O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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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유아인)를 통쾌하게 체포한 서도철(황정민)이 9년 만에 돌아왔다. 그는 여전히 강력범죄수사대 형사들과 밤낮없이 일하며 자기만의 정의를 계속 실천해나간다. 정신없이 바쁜 나날 속에 그의 눈앞에 나타난 건 사람들이 열광하는, 또 다른 정의 ‘해치’다. 해치는 온라인상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사건의 가해자를 찾아가 그가 저지른 일을 그대로 되갚아준 뒤 살인으로 마무리하는 끔찍한 연쇄살인범이다. 반복된 솜방망이 처벌에 불신이 커진 대중은 이 극악무도한 살인자를 두고, 선악을 구별하여 정의를 이루는 전설 속 동물의 이름을 붙였다. 해치를 잡기 위해 막내 형사 박선우(정해인)까지 팀에 합류시킨 서도철은 시원한 성격답게 단서를 빠르게 추적하지만 함정에 빠진 듯 자꾸만 다른 사람을 해치로 오인한다. 한편 <베테랑2>는 서도철의 삶에 더 깊이 관여한다. 서도철의 질주를 자극하기 위해 아내 주연(진경)의 따끔한 한마디를 빌렸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리뷰] 답안지는 여러 개, 윤리와 딜레마를 발판 삼은 동시대적 질문, <베테랑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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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영화 <장손>, 시리즈 <마이 데몬> <트레이서> 등 출연
<사운드 인사이드>
지금 한창 공연 중인 연극에서 크리스토퍼 역을 맡아 깊이 몰두하고 있다. 1년4개월간 쉰 뒤 오랜만에 무대에 오른 만큼 공연의 모든 순간이 소중하다.
운동
긴 휴식기를 어떻게 채우면 좋을까 생각하다가 여러 가지 운동에 도전했다. 킥복싱, 요가, 헬스, 배드민턴 등 참 다양하게도 즐겼다. 성취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운동만큼 그걸 단순하고도 충분하게 채워주는 게 없는 것 같아 다른 건 없는지 자꾸 찾게 된다.
서핑
3년 전부터 특별하게 빠져 있다. 20대를 통틀어 이렇다 할 취미가 없었는데 이제야 제대로 된 즐길 거리를 만난 기분이다. 내겐 하나의 탈출구 같은 의미라 많이 의지한다.
김민기
20대 초반부터 선생님을 좋아했다. 선생님의 힘이 되는 노래 가사가 시작이었고, 쓰신 책들을 찾아 읽으면서 선생님이 더 좋아졌다.
[LIST] 강승호가 말하는 요즘 빠져 있는 것들의 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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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도실무관
넷플릭스 / 영화 / 감독 김주환 / 출연 김우빈, 김성균 / 공개 9월13일
플레이지수 ▶▶▶ | 20자평 – 문관♥무관의 필승 조합. 그러나 무해한 남성성에 대한 너무 순진한 믿음
스포츠와 e스포츠가 일상의 전부. 아버지의 치킨집에서 배달 일을 돕는 건 아마도 일부. “재밌는 걸 하면 행복하다. 행복하면 건강하다. 그래서 난 재밌는 것만 한다”라는 나름의 철학으로 살아가던 이정도(김우빈)는 어느 날 귀갓길 골목에서 폭행 현장을 목격한다. 성폭력, 살인 등 강력범죄 전과가 있는 전자감독 대상자가 전자발찌 착용을 거부하며 이를 관리하던 ‘무도실무관’을 폭행 중이었던 것이다. 태권도 3단, 유도 3단의 무술을 본능적으로 발휘한 정도는 가볍게 폭행범을 제압한다. 사건에서 공을 세운 정도는 표창 수여식에서 보호관찰관 김선민(김성균)으로부터 특별한 제안을 받는다. 부상을 입은 무도실무관이 회복하는 5주 동안만 역할을 대신해달라는 것. “이 일은 재밌는 일인가요? 나를 행
[OTT 리뷰] ‘무도실무관’ ‘강매강’ ‘완전무결한 커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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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째 파트너 자비에(프랑시스 윌리엄 레움)와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던 철학 강사 소피아(마갈리 레핀 블롱도)에게 불현듯 새로운 자극이 찾아왔다. 불같은 사랑의 주인공은 별장 수리를 위해 고용한 인테리어 업자 실뱅(피에르 이브 카디날)이다. 첫 만남부터 뜨거운 사랑을 알려준 실뱅과 오랜 시간 친구처럼 지낸 자비에 사이에서 소피아는 완벽한 사랑의 대상을 고민하기 시작한다. 만약 육체와 정신을 저울에 올린다면, 사랑의 무게추는 과연 어디로 향할까. 모니아 쇼크리의 신작 <사랑의 탐구>는 욕망과 사랑, 육체와 정신의 오랜 난제를 사랑의 좌표 위로 내던진다. 양극단에 놓인 두 남자 사이를 왕복하는 소피아는 유구한 논쟁의 해석적 연구자인 셈이다. 온전한 사랑을 위한 소피아의 질적 연구의 궤적은 극단적인 줌인-줌아웃과 파편적인 프레임 배치를 통해 세세히 그려진다. 제76회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됐다.
[리뷰] 사랑의 저울질에 평형 상태란 존재하지 않는다, <사랑의 탐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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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대에서 강사로 일하는 전임(김민희)은 매일 수유천에 가서 강물의 모습을 스케치한다. 한강에서 중랑천, 수유천까지 강을 거꾸로 올라가며 물의 흐름을 포착하고, 베틀을 사용해 그 이미지를 재현하고 있다. 한편 전임은 한동안 보지 않았던 외삼촌이자 유명 배우 겸 연출자 시언(권해효)에게 학교에서 올려야 하는 촌극의 연출을 맡긴다. 이에 학교에 드나들던 시언은 전임과 친하게 지내는 대학교수 은열(조윤희)과 점차 가까워지고, 두 사람과 전임은 종종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홍상수 감독의 32번째 장편영화이자 주연배우 김민희에게 로카르노영화제 최우수연기상을 안긴 작품이다. 이자벨 위페르가 출연했던 전작 <여행자의 필요>보다 극의 구성은 한결 단출하다. 전임으로 인해 엮인 시언과 은열, 촌극에 참여한 대학생들의 작은 만남들을 그린다. 영화의 결은 전작들과 비교하여 크게 특출나지 않지만, 김민희 배우의 자연스러운 활동감이 작품을 아주 경쾌하고 편안하게 만든다.
[리뷰] 반투명해진 홍상수의 영화 무용론. 그 틈새로 역류하는 모종의 기시감, <수유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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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리타 과학’에는 후지사와(가미시라이시 모네)와 야마조에(마쓰무라 호쿠토)라는 두명의 젊은 직원이 있다. 둘은 마침 옆자리에 앉아 업무를 보는 중이다. 좀처럼 가까워질 기미가 보이지 않던 이들이 마음을 열게 된 건 야마조에가 공황장애로 발작을 일으키고 후지사와가 그를 도우면서다. 후지사와는 월경전증후군으로 감정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상태인데 이를 알게 된 야마조에가 후지사와를 도울 방법을 찾기 시작한다. 로맨스 장르의 문법을 따른 듯한 설정이지만 두 인물은 시종 적절한 거리감을 유지한다. 서로를 돕는 행위도 애정보다는 동질감과 이해의 영역 안에서 이루어진다. 질병의 치유가 아닌 반복된 일상 속에서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으로 영화는 연대가 가진 힘을 역설한다. 전작 <너의 눈을 들여다보면>보다 묘사는 더 직접적이지만, 절제된 감정과 인물간의 거리감은 미야케 쇼 감독의 연출 방식을 재확인시킨다.
[리뷰] 경험이 아닌 이해의 영역 안에서, 나지막한 연대의 위로를, <새벽의 모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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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생긴 얼굴에 근육질 몸매, 다정한 성격에다가 의사라는 직업까지. 라일(저스틴 발도니)은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모든 것이 완벽한 남자다. 릴리(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아버지의 장례식장에서 우연히 그를 만나서 가까워진다. 하룻밤의 만남으로 끝날 것으로 생각한 인연은 보스턴에서 다시 시작된다. 릴리의 동업자 알리샤의 오빠가 바로 라일이었던 것이다. 둘의 사랑이 불타오를 즈음 릴리는 첫사랑 아틀라스와 재회한다. 이 영화는 <애프터> 등 로맨스 장르의 클리셰를 뒤집으며 그 안에 은폐된 젠더 폭력의 속살을 뒤집는 동명 원작의 의의를 계승한다. 맨박스와 남성성에 관한 책을 쓸 만큼 페미니즘에 관한 이슈에 꾸준하게 목소리를 낸 저스틴 발도니가 주연과 감독으로 활약하며 영화에 치밀함을 더했다.
[리뷰] 로맨스 장르 너머의 데이트 폭력을 마주하는 용기, 혹은 길티 플레저, <우리가 끝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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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직군 경험 제도를 통해 변호사로 활동하는 사카마 치즈루(구로키 하루)는 인권변호사 츠키모토 신고(사이토 다쿠미)와 함께 히오미 마을의 환경오염을 조사한다. 오래된 앙숙이자 동료인 이루마 미치오(다케노우치 유타카)도 때마침 같은 지역에서 활동한다. 그가 맡은 재판의 배경은 방위성이 연관된 이지스함 침몰 사건. 별개인 줄 알았던 두 사건 사이의 연결고리가 서서히 드러난다. 2021년 <후지TV>에서 방영된 드라마 <이치케이의 까마귀>의 극장판으로, 법대에서 원고석으로 자리를 옮긴 치즈루가 새 시야에서 마주하는 법과 정의에 대한 고민을 담았다. 드라마 후속 극장판의 공식을 따르듯 선 굵은 서브 캐릭터와 다단한 반전, 러브라인까지 보강했지만 대부분 전형적인 변주에 머문다. 무엇보다 작중 사건의 혼탁한 인과관계가 진실의 속성에 대한 고찰로 충분히 이어지지 못한다.
[리뷰] 관성으로 돌파하고 여백으로 무마하기, <극장판 이치케이의 까마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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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적인 강도단의 보스 메이슨(존 트래볼타)은 이제 지쳤다. 사랑하는 아내 아멜리아(크리스틴 데이비스)가 실은 FBI 요원이었기 때문이다. 이에 손을 씻고 잠적하려던 그는 동료 숀(루카스 하스)의 손에 이끌려 마지막 금고털이 작전에 합류한다. 그러나 강도단은 FBI가 파놓은 함정에 걸려들고 만다. 메이슨은 FBI측 협상인으로 나선 아멜리아와 통화하며 플랜 B를 준비한다. ‘암호화폐 지갑을 노리는 강도단의 코믹 액션 케이퍼 무비’라는 문구에서 떠올릴 수 있듯 <캐시 아웃>은 가볍고 날쌘 웃음이라는 담백한 목표를 정조준한다. 피자를 주문하며 건물 밖 저격수의 수를 묻는 메이슨처럼 능청스러운 영화는 쉼 없이 스크린 건너 관객의 입꼬리를 움직이려 한다. 앙상블을 결속하는 존 트래볼타의 관록이 빛난다. 산만한 드론숏과 거친 커팅의 액션 등 단점이 뚜렷함에도 우직하게 주파하는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솔직한 매력이 즐겁다.
[리뷰] 우직한 오프로드 드라이빙의 솔직한 매력, <캐시 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