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ory종족간 분쟁으로 인종청소가 진행 중인 나이지리아, 해병 특수부대 워터스 중위(브루스 윌리스)는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의사 리나(모니카 벨루치)를 구해오라는 임무를 받고 대원들과 출동한다. 그러나 정글의 교회에서 의료활동을 하던 리나는 이곳에 남아 있는 나이지리아 민간인들도 함께 데려가라고 요구한다. 워터스는 리나의 요구를 묵살하려 하지만 학살 현장을 목격한 뒤 마음을 바꿔 나이지리아인들을 카메룬 국경까지 호위하게 된다.■ Review<태양의 눈물>은 정글에서 벌어지는 <다이 하드>다. 브루스 윌리스가 연기하는 주인공 워터스는 뉴욕의 형사 존 맥클레인이 그랬듯 민간인을 악당들로부터 구하기 위해 사투를 벌인다. 또한 <태양의 눈물>은 나이지리아를 무대로 삼은 <블랙 호크 다운>이다. 아프리카에서 벌어지는 학살과 범죄를 보다 못한 미군이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악몽 같은 전투가 시작된다. <태양의 눈물>은 최신판 <라이
위선의 굴레에 갇힌 휴머니즘,<태양의 눈물>
-
■ Story독일이 두개의 이름으로 불리던 시절. 1970년대. 서독의 적군파(RAF), 리타와 앤디는 테러운동을 벌인다. 본의 아니게 살인이 일어나고 그들은 도망자가 된다. 리타는 동독 정부의 비밀요원 에빈의 도움으로 가명을 써가며 생활을 이어간다. 점점 더 멀어지는 리타와 앤디의 관계. 수잔나로 이름을 바꿔 공장에 취직한 리타는 타탸나와 우정을 쌓아간다. 그 즈음 국경을 넘으려다 사살된 앤디의 얘기가 텔레비전에서 흘러나온다. 리타 역시 주변 사람들에게 신분이 탄로나 다시 이름을 바꾸고 거처를 옮긴다. 캠프관리 교사 사비나로 신분을 바꾼 리타는 물리학도 요헨과 연인이 된다. 그러나 그녀는 다시 쫓기기 시작한다.■ Review그녀의 본명은 ‘리타’다. 하지만 그녀를 살아남도록 해주는 가명은 수잔나와 사비나다. 무엇이 그녀에게 숨겨야 할 이름과 숨기 위한 이름을 가져야만 하도록 만들었는가. <레전드 오브 리타>는 그 거둘 수 없는 운명에 관한 영화이다(‘레전드’는 동독의 비
여전히 존재하는 역사의 상처,<레전드 오브 리타>
-
■ Story돌아가신 아버지의 대를 이어 호스피스병원 원장직을 맡게 된 오성(안재욱)은, 분장사로 일하다가 직장에서 쫓겨난 위암 말기 환자 영주(이은주)를 만난다. 죽을 날만 기다리며 일자리를 알아보던 영주는 오성의 제안으로 그가 운영하는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영주의 밝은 성격은 타인에게 마음을 닫고 사는 오성의 벽을 허물고 두 사람은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게 된다.■ Review시한부 멜로드라마에 볼 것이 더 남았던가? 홀로 남을 아내에게 잊을 수 없는 영상을 남긴 <편지>, 자신의 목숨을 바쳐서라도 남편에게 아이를 남기려 했던 <하루>, 아내의 첫사랑을 찾아 헤매던 <선물>, 여인의 마음이 움직일 때까지 한자리에서 기다리던 <국화꽃향기> 등 꺼져가는 생명을 소재로 삼은 슬픈 사랑 이야기는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다. 여기 <하늘정원>이 덧붙일 기구한 사연은 무엇일까? 일단 눈에 띄는 것은 주인공이 호스피스병원의 의사라는 점이
메마른 대지에 뿌린 씨앗,<하늘정원>
-
■ Story
어느 클럽 앞에서 요란한 사이렌이 울린다. 한 남자가 들것에 실려나오고 다른 사람은 손목에 수갑을 찬 상태다. 그들은 알렉스(모니카 벨루치)라는 여성의 연인 마르쿠스(뱅상 카셀)와 옛 연인 피에르(알베르 두퐁텔)다. 장면이 바뀌면 시간은 과거로 흘러간다. 알렉스를 다치게 한 사람을 찾아 마르쿠스와 피에르는 밤거리를 미친 듯 방황한다. 그들은 중국인 택시기사와 시비가 붙기도 한다. 마르쿠스와 피에르는 복수를 다짐하고 있다. 다시 시간을 거슬러오르면 이번엔 알렉스가 지하보도를 걸어가고 있다. 그녀는 연인과 크게 다툰 뒤 혼자서 길을 걷는 중이다. 알렉스는 인적이 드문 곳에서 한 남자에게 붙들려 강간을 당한다. 그리고 다시 시간은 과거로 흐르고 마르쿠스와 알렉스는 침실에서 행복한 한때를 보내고 있다.
■ Review
누군가 물었다. “1. 예술영화 2. 자극적이고 컬트적인 기운이 있다. 3. 뭔가 확 치밀어오르게 한다. 이 조건을 만족시키는 영화 없을까?” 난 아무
추문(醜聞)의 영화,<돌이킬 수 없는>
-
-
<외계의 제19호 계획>자전거를 타던 초등학생 3명이 깡패 고등학생들에게 쫓기게 된다. 그들을 피해 우연히 어느 음침한 폐건물 안으로 들어선 이들은 곧 미라, 드라큘라 백작, 프랑켄슈타인 그리고 처녀귀신과 맞닥뜨리고 그들의 포로가 된다.조르주 멜리에스에게 바친다는 헌사가 붙은 이 영화에는 기본 줄거리에서나 몇몇 대표적인 장면에서나 확실히 영화를 통해 판타지를 선보일 수 있음을 처음으로 시사한 멜리에스의 <달세계 여행>에 대한 오마주가 드러난다. 흑백 화면에 대부분의 대사는 무성영화들이 그랬던 것처럼 소리없는 영상 뒤에 나오는 자막 화면으로 처리되며 간간이 쓰인 저속촬영으로 인물들은 초기영화들에서 그랬던 것처럼 실제보다 빠르게 움직인다.그러나 추격신에서의 핸드헬드 영상과 곳곳에서 쓰인 사운드 효과 등으로 영화는 속도감을 가지며, 외계의 악당들로 묘사된 대표적인 공포영화의 등장인물 넷이 디스코 리듬에 맞춰 선보이는 뮤지컬 또한 의도한 듯한 엉성한 후시녹음의 효과를
[단편 Review] <외계의 제19호 계획>/<유통기한>/
-
■ Story
병구(신하균)는 안드로메다 왕자가 이끄는 외계인 군대가 지구를 침략할 거라고 믿는다. 개기월식이 D-Day라고 추측한 병구는 화공회사 사장 강만식(백윤식)을 납치해 외계인이라는 사실을 자백하라고 고문한다. 영문 모르고 잡혀온 강 사장은 필사적으로 탈출을 시도하던 중 병구와의 해묵은 인연을 깨닫는다.
■ Review
<지구를 지켜라!>는 아주 작은 한 걸음에서 시작됐다. 장준환 감독은 안티 디카프리오 사이트가 퍼뜨린, 디카프리오가 사실은 외계인이라는 소문이 영감을 줬다고 고백했다. 이런 소문은 진부한 헛소리에 불과할지 모른다. 그러나 장준환은 자신이 존 레넌이라고 믿는 청년을 찍은 단편 <2001 이매진>으로 일찍 주목받았던 감독이다. 처음만으로 끝을 짐작할 수 없는 그 단편처럼, <지구를 지켜라!>는 보잘것없는 씨앗을 빽빽하게 뒤엉킨 덤불로 키워낸 영화다. 시간과 공간의 자유, 용기있고 재능있는 배우들을 얻은 이 데뷔 감독은 조
웃음과 고통, 그 충돌의 산물, <지구를 지켜라!>
-
■ Story
촌지를 챙기는 데 일가견이 있는 초등학교 선생 김봉두(차승원)가 강원도 산골의 분교에 부임한다. 전교생이 달랑 5명에다 촌지와는 거리가 먼 이곳에서 우울증에 빠진 김봉두. 서울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학교가 폐교되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 그는 학생들을 서울로 전학시키기 위해서 술수를 부린다. 그 와중에 도리어 선생과 학생, 마을 사람들 사이에 이해의 가교가 마련된다.
■ Review
<선생 김봉두>는 코미디를 주축으로 한 대중영화에 일가견이 있는 제작진과 배우가 결합한 영화다. ‘촌지킬러 불량 티처 고군분투 오지 탈출기’라는 한줄짜리 설명에서 볼 수 있듯이 명료한 컨셉을 바탕으로 한국 관객에게 호소력이 있는 대중적인 코드를 찾아 배합해나가는 데 별다른 실수가 없다. 안전한 장르영화를 생산하는 능력이 산업으로서의 영화를 유지시키는 핵심 요소라고 한다면, <선생 김봉두>는 본연의 임무 수행에서 합격점은 얻은 것으로 보인다.
이 영화를 구축하는
울 선생님,어쩌다 개과천선 했게요?<선생 김봉두>
-
■ Story
1920년대 혼돈과 환락의 시카고. 보드빌 스타 벨마 켈리(캐서린 제타 존스)는 남편과 여동생의 불륜을 목격하고 살인을 저지른다. 스타를 꿈꾸는 록시 하트(르네 젤위거) 역시 데뷔를 빌미로 자신을 이용한 한 남자를 살인한다. 교도소에서 만난 두 사람. 능수능란한 언론 플레이로 유명한 시카고 최고의 변호사 빌리 플린(리처드 기어)이 이들의 변호를 맡는다. 언론에 호소하는 록시의 재능(?)이 빛을 발하면서 그녀는 시카고의 유명인사로 떠오른다. 벨마와 록시는 점점 더 앙숙이 되어가지만, 그녀들은 무대 위에서 다시 만난다.
■ Review
영화 <시카고>에서 1920년대의 시카고는 더이상 갱단과 마약과 밀수로 범벅이 되어 있는 혈투의 공간으로 재현되지 않는다. 그 모든 것이 고스란히 배경이겠지만 영화는 그냥 무시한다. 그 안에서 부지기수로 일어날 수 있는 사건과 실화들을 가무의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요소로 사용한다. 낱낱의 인과들을 쿨하게 무시한 뒤에 비트와
욕망이라는 이름의 도시,<시카고>
-
■ Story수도사인 크리스티앙(파트릭 델솔라)은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린다. 과거 살인사건에 연루됐다는 죄책감이 그를 옥죄는 것이다. 수도원장은 고해와 동시에 죄가 사해졌다고 위로하지만, 그는 13년 전 자신의 일행들에 의해 무고한 부부와 그들의 딸이 죽임을 당했다는 기억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한편, 자신의 총에 맞아 죽은 줄 알았던 크리스티앙의 밀고로 종신형을 살게 된 마르커스 일당은 정체를 알 수 없는 누군가의 도움으로 탈옥에 성공한다. 그러나 도주 중에 차가 고장을 일으키고, 결국 이들은 크리스티앙이 은둔해온 근처 수도원에 침입한다.■ Review‘프렌치 액션 블록버스터’라는 홍보 카피는, 잘라 말하면 ‘사기’다. 대규모 군중을 동원한 시원스런 액션장면을 기대했다간 오산이다. 정작 영화는 도입부부터 원치 않은 살인사건에 휘말린 적 있는 한 인물의 내면 갈등을 묘사하는 데 공을 들인다. 피로 얼룩진 과거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해 망각이라는 이름의 인슐린을 투여할 것인가 아니면 재산
시사실/레퀴엠
-
■ Story형 집행을 사흘 남긴 사형수 데이비드 게일(케빈 스페이시)은 최후의 인터뷰 상대로 저널리스트 빗시(케이트 윈슬럿)를 지목한다. 열성적인 사형제도 폐지론자였던 게일은 동료교수이자 정치적 신념을 함께했던 동지 콘스탄스(로라 리니)를 강간, 살해한 혐의로 사형을 언도받았다. 움직일 수 없는 증거가 있지만, 인터뷰가 진행되면서 빗시는 게일이 무죄라고 직감한다.■ Review앨런 파커는 “상업적인 이유만으로 이 영화를 선택했다면 감독으로서 불성실한 자세”라고 말했다. <미시시피 버닝> <핑크 플로이드의 벽>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영화들을 연출했던 앨런 파커는 스릴러 형식을 취한 <데이비드 게일>이 사형제도에 반대하는 영화라고, 신념을 위해 스스로를 희생한 이들을 위한 영화라고 강조했다. 무고하게 처형될지 모르는 한 남자. 그를 둘러싼 미스터리는 관객을 이 힘겨운 주제로 미끄러지듯 인도하는 윤활유와 같다는 것이다. 사형제도를 반대하는 배우 케빈 스페
내가 너무 다급했나?<데이비드 게일>
-
■ Story1973년 매사추세츠. 뚜렷한 목표가 없는 청년 조(제이크 길렌할)는 결혼하여 장인 벤(더스틴 호프먼)과 부동산 개발회사를 함께 운영할 계획이다. 그러나 약혼녀 다이애나가 레스토랑에서 벌어진 총격사건으로 숨지자 조는, 딸 대신 그를 의지하는 벤과 쾌활한 독설로 비탄을 감추는 벤의 아내 조조(수잔 서랜던) 곁에 범인의 재판날까지 머물기로 한다. 청첩장을 회수하러 간 조는 베트남전에서 실종된 애인을 하염없이 기다리는 우체국 직원 버티(엘렌 폼피오)를 만나 교감한다.■ Review아들의 장례식날 “어떤 구두를 신을까?”라고 물은 남편을 평생 용서할 수 없다고 어느 이야기 속 주인공은 말했다. 그러나 영화 <문라이트 마일>은 무엇을 잃어도 천연덕스럽게 계속되는 삶의 지리한 관성을 인정한다. 도입부의 분망한 아침 풍경은 피크닉 준비인지 결혼식 채비인지조차 불분명하다. 리무진의 문이 닫히는 순간에야 우리는 비로소 누군가 죽었다는 사실을 짐작한다. 부부는 딸을, 젊은이는
지리한 삶의 관성,<문라이트 마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