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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교도소장 원터(제임스 갠돌피니)가 담당하고 있는 트루먼 교도소로 어윈(로버트 레드퍼드)이 호송되어 온다. 어윈은 대통령의 명령을 어기고 임의로 작전에 임했다가 부하들을 죽음에 이르게 한 죄로 징역을 선고받은 전직 3성장군이다. 군인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어윈의 존재에 윈터는 불안감을 느끼고 그들간의 감정의 골은 점점 깊어간다.■ Review 로버트 레드퍼드가 3성장군으로 분한 <라스트 캐슬>을 보다 보면 분명 잠시 의아해지는 순간이 찾아올 것이다. 연기하는 배우들이나 영화를 연출하는 감독 모두가 매우 심각한 자세로 영화에 임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 것 같기는 한데, 그걸 지켜보고 있는 관객으로서는 자꾸 웃음이 터져나오는 것을 막을 도리가 없는 것이다. 가슴에 총을 맞아 죽어가면서까지 성조기를 깃대 끝에 올리기 위해 밧줄을 잡아당기는 로버트 레드퍼드의 모습이 나오는 장면에 이르면, 혹 이 영화가 기존의 전쟁영화에 대한 과격한 패러디가 아닌가 싶기도 하
[Review] 라스트 캐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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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1938년 스페인은 파시스트 집단인 프랑코 정권에 대항하여 공화파가 맞서 일어나고 이를 전 유럽의 양심적인 지식인이 지지하는 내전 상태다. 독일 나치 선전부 장관이자 히틀러의 오른팔인 괴벨스는 스페인-독일 합작영화를 만들어 라틴아메리카 지역의 민중을 장악함으로써 ‘유대인의 소굴’인 할리우드를 무력화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다. 이에 따라 여배우 마까레나(페넬로페 크루즈)를 포함한 일군의 스페인 영화인들이 베를린의 거대 스튜디오인 우파(UFA)를 방문하여 뮤지컬영화를 찍게 된다. 마까레나는 이내 여러 남자들의 ‘꿈의 여인’이 된다.■ Review <꿈속의 여인>은 전쟁을 피해 영화 좀 찍어보겠다며 히틀러 정권의 품에 안긴 한 무리의 의심스러운 영화인들을 통해, 2차대전 무렵 스페인 역사의 특정한 순간을 다큐멘터리와 멜로드라마풍으로 뒤죽박죽 불러들인다. 또한 극중에 영화 찍는 장면을 포함시킴으로써 거대 스튜디오 시절의 유럽영화산업을 회고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영
[Review] 꿈 속의 여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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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록밴드 크라잉 너트는 서울 홍익대 앞에서 매일 저녁 공연을 갖고 있다. 한데 이들의 주변에서 의문의 연쇄살인사건이 일어나기 시작한다. 피해자들의 시체 위에 이소룡의 사진이 떨어져 있다는 공통점 때문에 폭력을 유발하는 ‘이소룡 바이러스’에 희생된 것이라는 소문도 나돈다. 베이시스트 경록이 이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나선다. 그는 주변의 다양한 사람들을 ‘탐문수사’하며, 서로 다른 생각을 가진 수많은 사람들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서울을 새롭게 바라보게 된다.■ Review 디지털영화 <이소룡을 찾아랏!>의 장르를 구분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서울에 관한 민속지(ethnography)인가보다 하고 생각하면 코믹한 미스터리스릴러로 빠지고, 다시 록다큐멘터리로 흐르는가 싶으면 실험영화 내음이 물씬한 영상으로 넘어간다. 때문에 기존 영화문법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당황함을 느낄지도 모를 일.이 영화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선 강론 감독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Review] 이소룡을 찾아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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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호르몬 이상으로 온몸이 털투성이가 된 라일라(패트리샤 아퀘트)는 자연으로 돌아가 자아를 되찾고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다. 짝을 찾기 위해 문명사회로 돌아온 라일라 앞에 문명 신봉자인 과학자 나단(팀 로빈스)이 나타나고, 둘은 사랑에 빠진다. 우연히 숲 속에서 유인원 인간 퍼프(리스 이판)를 만난 나단은 퍼프를 ‘인간으로’ 길들이는 실험에 착수한다. 라일라는 자신의 실체를 알고 떠난 나단의 맘을 돌리기 위해 실험을 돕지만, 문명인으로 길들여지는 퍼프에게 연민을 느낀다.■ Review 세상 어딘가 다른 사람의 의식세계로 통하는 입구가 있다고 할 때, 존 말코비치가 아니라, 이 사람, 찰리 카우프만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싶어할 이들이 더 많았을 거라면, 지나친 억측일까. 기발함으로 똘똘 뭉친 영화 <존 말코비치 되기>의 시나리오를 썼던 찰리 카우프만의 차기작에 기대가 실리는 건 당연하다. 게다가 <존 말코비치 되기>의 감독인 스파이크 존즈가 프로듀서로
[Review] 휴먼 네이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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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강철중(설경구)은 아시안 게임에서 은메달을 받아 경사로 특채된 권투 선수 출신 형사다. 그러나 세월이 흐를수록 강철중의 계급은 경사, 순경으로 낮아지기만 한다. 범인 잡기에는 별 관심이 없고, 마약범에 마약 빼앗아 팔아먹고, 길거리 노점상에 용돈을 받아 쓰는 악덕 경찰이다. 감찰이 들어오는 바람에 함께 부정을 저지르던 강력반장이 바뀌고, 선배가 자살을 해도 강철중의 삶은 별반 바뀌지 않는다. 억수같이 비가 내리던 밤, 조규환(이성재)을 만나기 전까지는. . 승승장구하던 펀드 매니저 조규환은 철저한 자본주의형 인간이다. 위기에 몰린 회사를 냉정하게 부도처리하며 사장을 자살로 내몰고, 자신을 화나게 한 택시기사는 벽돌로 때려죽인다. 조규환은 한달만 기다리면 수백억원으로 불어날 투자금을, 철거 위기에 몰린 고아원을 돕겠다며 빼오라는 아버지를 절대로 이해할 수 없다. 아니 용서할 수 없다. 그래서 조규환은 태연하게 부모를 죽인다. 그는 자신의 앞길을 가로막는 모든 것을 잔인
[Review] 공공의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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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철민(이돈구)은 힙합을 곧잘 추는 예고생으로 같은 반 여학생 소연(원소연)을 좋아한다. 하지만 소연은, 힙합프로댄스팀 ‘볼케이노’의 멤버이자 여학생들 사이에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선범(문선범)과 사귀고 있다. 스스로 선범의 애인임을 자랑하지만 알고보면 그의 스토커에 가까운 소연. 당연히 남몰래 상처를 받기 일쑤다. 사정을 아는 철민은 소연을 차지하고 싶은 마음에 선범에게 쇼다운(힙합 춤 경쟁)을 거나 대패하고, 미국에서 전학온 반 친구 상교(남상교)가 대신 춤으로 선범을 누른다. 이러는 사이 청소년 힙합경연대회 준비는 시작되고, 대통령 딸인 보경(김보경)도 집안 식구들 몰래 춤을 추기 시작한다.■ Review 국내 최초의 본격 힙합영화를 표방하고 나온 <턴 잇 업>은 여러모로 아쉬움을 남긴다. 힙합마니아들이 기대할 만한 패션과 음악과 춤, 자유와 화합의 힙합정신은 이 영화 속에서 마음껏 날개를 펼치지 못하고 있다. 힙합음악이 사용되었고 춤추는 장면이 여
[Review] 턴잇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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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야마오카(다카쿠라 겐)는 조용한 어촌마을에서 고기잡이를 하는 어부다. 그에겐 사랑하는 아내 도모코(다나카 유코)와 어선이 인생의 전부다. 아내에게 병이 생기자 야마오카는 간병을 위해 양식업을 시작한다. 옛 친구 후지에(이가와 히사시)가 죽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뒤 야마오카는 옛일을 회상한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야마오카는 한 전우의 유언을 들었던 것. 김선재라는 이름의 전우는 고향의 가족들에게, 그리고 당시 약혼녀였던 도모코에게 이별을 고한 채 출격했다가 전사한다. 부부의 연을 맺게 된 야마오카와 도모코는 김선재의 유품을 한국에 있는 유족들에게 전해줄 결심을 한다. 야마오카는 아내의 회한을 달래주기 위해, 그리고 상처입은 과거와의 화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하게 된다.■ Review <호타루>는 몇 가지 실화를 기반으로 한다. 영화에 나오는 일본군의 대모 같은 존재이자 전쟁이 끝난 뒤 그들 혼령을 위로하는 노파는 실존인물. 그녀는 억울하게 죽은 군인들의 혼을
[Review] 호타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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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우주는 하나가 아니고, 무한대의 우주가 병렬해 있다. 나 역시 하나가 아니고, 우주마다 또다른 내가 있다. 한 우주에서 다른 우주로 갈 수 있다는 양자터널을 발견한 뒤, 우주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경찰이 만들어진다. 그 일원이던 율라우(이연걸)는 다른 우주의 자신을 죽이면, 그 힘을 얻는다는 것을 알고 다른 우주의 자신을 하나씩 죽여간다. 123명의 자신을 살해한 율라우는 마지막 남은 게이브(이연걸)를 죽이기 위해 지구로 온다. LA의 경찰 게이브는 범인을 호송하던 중 총격을 가하는 남자를 쫓다가, 그가 자신과 똑같이 생겼다는 것을 알게 된다. 율라우는 게이브를 쫓으며 계속 범죄를 저지르고, 경찰은 그것이 게이브의 짓이라고 생각한다. 혼돈에 빠진 게이브에게 나타난 로데커와 이반은, 율라우의 목적을 알려준다. 그가 게이브를 죽이고 ‘신’이 되려 한다는 것을.■ Review동족을 죽이고, 그의 에너지를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 이건 크리스토퍼 램버트의 대표작이자, 러셀
[Review] 더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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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버넷 중위(오언 윌슨)는 보스니아의 긴장 상황으로 인해 거듭되는 정찰 임무에 염증을 느낀다. 파트너와 함께 내전지역을 정찰하다가 우발적으로 임무 항로를 이탈한 그는 세르비아군의 미사일 공격을 받고, 적진에 불시착한다. 중무장한 세르비아군과 저격수들의 눈을 피해 극적으로 살아남은 버넷은 상관인 리가트 제독(진 해크먼)과의 교신에 성공한다. 리가트는 버넷 구출 작전을 펼치려 하지만, 휴전협정을 맺고 군대 철수를 준비하고 있는 나토의 반대에 부딪힌다.■ Review 보스니아 내전에 뛰어든 미군, 그것도 아주 평범한 정찰비행 조종사가 ‘적진에서’(Behind Enemy Lines) 살아남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 <에너미 라인스>는 단순한 룰의 비디오 게임을 연상시킨다. 조난-서바이벌-구출작전. 단계를 넘어, 공간을 이동해, 사악한 적의 무리와 대적하다 보면, 어느 순간 ‘지존’이 돼버리는. <탑건>과 <라이언 일병 구하기>의 스토리라인을 버
[Review] 에너미 라인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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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어머니의 죽음과 함께 태어난 그 순간부터, 잔 다라(수위니트 판자마와트)는 아버지 쿤 룽의 미움을 받으며 자란다. 그가 기댈 사람은 어머니 대신 그를 돌보기 위해 온 와드(비파치 차로엥푸라) 이모뿐. 아내를 잃고 관직도 그만둔 채 성적 욕망에만 탐닉하던 쿤 룽은 와드를 후처로 삼고, 옛 연인 분렁(종려시)을 불러들인다. 아버지의 방종한 욕망이 지배하는 집안에서 일찍 성에 눈뜬 잔은, 동급생에게 첫사랑을 느낄 무렵 새엄마 분렁을 통해 성애의 쾌락에 빠져든다.■ Review 타이영화로는 <방콕 데인저러스>에 이어 두번째로 한국에 소개되는 <잔다라>는, 1940년대 타이를 무대로 ‘남자의 일생’을 다룬 영화다. 어머니의 숨을 거두며 태어나, 아버지로부터 ‘저주받은’이란 뜻의 타이어 ‘잔라이’에서 이름을 얻은 아이 잔. 아내가 죽은 뒤 무절제한 쾌락의 규방으로 들어간 아버지 슬하에서, 그의 증오를 먹고 자란 아이의 성장사와 그에 겹쳐지는 성애의 견
[Review] 잔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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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tory 여대생 지원(이요원)과 배우 지망생 소현(김민선)은 고단한 일상을 뒤로 하고 훌쩍 여행을 떠나기로 의기투합한다. 소현의 남자친구에게서 빌린 고급 승용차를 몰고 강릉으로 가던 두 사람은 우연히 차 안에서 권총 두 자루를 발견하게 되고. 급기야 이 총 때문에 원치 않은 사건 속에 휘말리게 된다. 그 총은 바로 강력계 형사 김 반장과 조직의 중간 보스가 도박판에서 판돈 대신 잃은 권총으로, 두 사람은 총을 되찾기 위해 필사적으로 지원과 소현의 뒤를 쫓기 시작한다. 지원과 소현의 탈주 행각에 영미(조은지)와 진아(이영진)가 합세하게 되고 과연 여성 4인조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Review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는 레닌의 말이 아니더라도 물리적 힘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힘센 자와 약한 자, 가진 자와 못 가진 자라는 기존의 파워관계에 일격을 가할 수 있는 총은 한바탕 소동을 불러일으키는 좋은 영화의 소재가 된다. 한 소심한 남자가 우연히 총을 얻게 된 뒤
[Review] 아프리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