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Story
임신부를 대상으로 한 엽기적인 살해사건을 잇따라 접한 경찰 강력반은, 이 사건이 1년 전 여섯명을 연쇄살인한 뒤 자수했던 신현(조승우)에 대한 모방 범죄일 가능성에 초점을 맞춘다. 이 사건은 특히 수사팀의 팀장 미연(염정아)과 강 형사(지진희)의 마음에 남아있는 상처를 헤집는다. 두 사람이 사형수로 복역 중인 신현을 만나 수사망을 좁히는 동안 다섯 번째 모방 범죄까지 저질러지고 만다. 여섯 번째 사건을 앞두고서야 수사팀은 범죄자의 신원을 눈치챈다.
■ Review
<H>는 보는 이에게 기분 좋은 일격을 가한다. 두뇌게임에서 관객과 팽팽한 승부를 벌이는 범죄스릴러이기 때문이다. 범죄스릴러는 한국에서 매우 드물게 만들어지는데다, 내가 아는 제일 훌륭한 스릴러영화는 40년 전에 만들어진 <마의 계단>(감독 이만희, 1964)이라고 할 정도로 영화의 수사학이 덜 발달한 장르 가운데 하나다. <H>는 이야기와 스타일이 공히 어느 정도의
귀족적 양식의 고어영화의 편에‥,〈 H 〉
-
■ Story
학생들에게 돈 뜯고, 싸움질하고, 수업 빼먹기 일쑤인 문덕고의 ‘쌈장’ 박중필(류승범)은 미용실을 운영하는 어머니를 돕다가 정란여고의 우등생 최민희(임은경)를 만난다. 보는 순간 중필과 민희의 눈길은 서로에게 향하고, 뭔가 ‘필’이 통한다. 중필은 전학생 영만이 민희와 함께 기타 교습소에 다닌다는 것을 알아내고는 덜컥 등록을 한다. 함께 기타를 배우며 중필은 자연스럽게 민희와 가까워진다. 하지만 그들의 사랑에는 장벽이 많다. 오래 전부터 중필을 짝사랑하고 있었던 정란여고 오공주파의 나영(공효진)은 민희가 중필과 사귄다는 것을 알게 되자 민희를 협박한다. 한편 문덕고에는 싸움꾼 상만이 전학을 오고, 중필의 ‘'짱’ 자리가 위협당한다.
■ Review
올해 성공을 거둔 청춘영화 <해적, 디스코왕이 되다>와 <몽정기>는 모두 배경이 80년대다. 촌스럽고, 유치해 보이는 80년대를 배경으로 ‘X만한’ 청춘들이 펼치는 사랑 이야기. <몽정기&
사랑스러운 캐릭터의 힘,<품행제로>
-
■ Story
1939년 폴란드의 바르샤바, 국영 방송국에서 쇼팽의 <녹턴>을 연주하고 있던 피아니스트 블라디슬라프 스필만(에이드리언 브로디)은 별안간 가해진 폭격으로 연주를 중단하고 집으로 돌아간다. 유대계 폴란드인인 스필만의 가족들은 바르샤바를 떠나야 할지 말지를 망설이다 프랑스와 영국이 전쟁에 참전하기로 했다는 라디오 뉴스를 듣고는 다소 안심하게 된다. 그러나 결국 나치 군대가 바르샤바에 들어오고 그들은 도시 한켠에 높은 담으로 둘러싸인 게토를 만든 뒤 바르샤바의 유대인들을 모조리 이곳으로 몰아넣는다. 그리고 1942년, 나치는 게토의 유대인들을 기차에 실어 죽음의 수용소로 보내는데 이때 스필만을 제외한 그의 가족들은 모두 강제로 그곳으로 향하게 된다.
■ Review
2002년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피아니스트>는 로만 폴란스키의 새로운 출발이 될 것인가 80년대 이후 폴란스키가 다소 실망스러운 행보를 보여왔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폴란스키의 온전한 재기?<피아니스트>
-
■ Story역동적인 CF를 만드는 것으로 이름난 이안(루퍼스 스웰)은 디지털카메라 광고를 찍기 위해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을 오스트리아의 설산으로 불러모은다. 촬영담당인 윌(데본 사와), 강심장의 스노보드 마니아 사일로, 록밴드 출신의 터프한 소녀 키티는 스키 활강부문 금메달리스트인 클로이(브리짓 윌슨)와 팀을 이뤄 호흡을 맞춰간다. 사고사한 것으로 위장한 보스니아의 테러리스트 파블로프는 자신의 은신처에 찾아든 이들을 CIA로 오인해 무차별 공격을 가하기 시작한다.■ Review최근 익스트림 스포츠 마니아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스피드에 중독된 만능 스포츠맨이 적진에 스파이로 뛰어들어 인류를 구원하는가 하면(<트리플X>), 스릴이 인생의 낙인 인라인스케이터들이 떼로 은행을 습격한 일(<스틸>)도 있다. 이들은 철저히 자기 자신을 위해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 행동한다. 지구를 구하는 것이든 은행을 터는 일이든 결과는 중요치 않다. 스피드, 스릴, 쾌락. 이들의
[Review] 익스트림 OPS
-
-
■ Story검무공연을 위해 서울을 찾은 평양예술단의 수석무용수 지은(김현수). 북한 최고 권력자의 숨겨진 딸이기도 한 그녀는 주체 못할 호기심의 소유자다. 하지만 철통 같은 경호로 둘러싸인 호텔을 빠져나가기란 만만치 않은 일. 기회를 엿보던 그녀는, 공연이 성황리에 끝난 뒤 경호가 느슨해진 틈을 타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 그러나 그녀의 ‘서울구경’이 순탄할 리 없다. 차를 얻어타지만 성폭행을 당할 뻔하는 등 험난일로다. 밴드를 조직해 밤무대에서 활동하는 준호(지성) 패거리를 만나 기거할 곳을 얻긴 하지만, 곧이어 정체를 알 수 없는 이들의 테러 위협이 가해지면서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인다.■ Review정치적 긴장의 해빙은 영화로선 소재 발굴을 위한 더없는 기회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자유분방한 딸이 서울 시내를 휘젓고 다니며 소동을 일으킨다는 <휘파람공주>의 착상 또한 남북 화해 무드가 아니었다면 배양되기 힘들었을 것이다.다른 사람도 아닌 김정일 위원장의 딸이 남한의
<로마의 휴일>의 틀에 남남북녀의 사랑을 대입하다,<휘파람 공주>
-
■ Story
오늘은 선거일. 사막으로 뒤덮인 섬의 가장자리에 낙하산에 매달려 내려온 투표함 하나가 착륙한다. 이제 막 근무를 교대한 군인은 이 섬에 온 여자(!)선거관리인을 안내해야만 한다. 그는 선거관리인이 여자인 것부터 이해가 되지 않는다. 왜 그렇게 악착같이 투표할 것을 권고하고 다녀야 하는지도 이해할 수 없다. 선거관리인은 그런 무지하고 고지식한 군인한테 하나에서 열까지 설명을 하며 돌아다닌다. 어울리지 않는 이 둘은 이제부터 어쩔 수 없이 한팀이며 섬의 주민들을 ‘찾아내’ 투표에 참여하게 해야 한다. 그리고 정해진 시간까지 돌아와야만 한다.
■ Review
모흐센 마흐말바프의 영화 <민주주의의 실험>의 한 장면(투표함을 들고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여자)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게 되었다는 이 영화는 1999년 <하루만 더>에 이은 버박 파여미의 두 번째 작품이다.
도시에서 온 선거관리인과 그 섬에서 보초를 서는 군인은 오늘 하루 섬 주민들을
민주주의를 상대로 묻는 휴머니즘의 질문,<비밀투표>
-
■ Story
에리카(이자벨 위페르)는 오스트리아 빈의 음악원 교수다. 어머니와 둘이 작은 아파트에 살고 있는 그녀는 옷 하나 사는 것도 어머니의 간섭을 받는다. 이미 중년에 접어든 딸이건만 어머니는 에리카에게 10대 소녀 대하듯 정숙하고 검소한 옷차림을 강조한다. 그러나 학교와 집을 오가는 에리카의 단조로운 생활엔 비밀이 하나 있다. 그녀는 포르노비디오 가게에서 정액이 묻은 휴지의 냄새를 맡고, 집 화장실 욕조에 앉아 음부에 면도칼로 상처를 내며 억눌린 욕망을 분출한다. 그러던 어느 날 부유한 집안 출신이며 잘생긴 청년 발터 클레머(브누아 마지멜)가 에리카에게 접근한다. 에리카가 피아노치는 모습에 매혹된 클레머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한다. 하지만 에리카와 섹스를 하려던 클레머는 그녀의 기이한 행동에 당황한다. 에리카가 요구하는 도착적 성행위는 클레머가 결코 받아들이지 못할 단계였기 때문이다.
■ Review
에리카는 웃지 않는다. ‘미소’는 그녀의 표정이 표현할 수 없는
그 여자,억눌린 욕망에 면도칼을 긋다 <피아니스트>
-
■ Story
사우론의 사악한 세력에 맞서서 반지를 지켜낸 원정대는 이제 뿔뿔이 흩어져 제 갈 길을 가게 된다. 프로도는 충복 샘과 함께 불의 산으로 향하지만 골룸이라는 새로운 위협을 맞이하게 되고, 우루크하이족에 잡혀갔던 메리와 피핀은 엔트족의 구출을 받게 된다. 한편 메리와 피핀을 구하기 위해 우르크하이 군대를 추격하던 아라곤과 레골라스, 김리는 팡고른 숲에서 백색의 마법사로 부활한 간달프를 만나게 되어 사우론이 암흑세계의 두개의 탑 오르상크와 바랏두르를 통합해 점점 그 세력을 넓히고 있다는 사실을 듣게 된다. 이에 아라곤은 중간대륙의 선한 세력들과 힘을 합하여 사우론을 견제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위기에 놓이게 되는데….
■ Review
무릇 세상의 모든 높은 것들은 무너지기 위해 존재하는 것인가 나무수염인 엔트족들이 사루만의 두개의 검은 탑을 공격할 때, 세상을 향해 우뚝 서 있는 두 탑을 배경으로 한 <반지의 제왕> 2편의 진정한 이름은 <반지의 제왕:
위대한 전설,제2막이 시작되다 <반지의 제왕:두개의 탑>
-
→ 단편리뷰모든 천사는 수위를 꿈꾼다■ Story고정초등학교는 이제 학생 수가 네명밖에 되지 않아 폐교의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어느 날인가 학교를 찾은 두칠은 아버지의 직업을 이어받아 이 학교의 수위가 되고 싶어한다. 교장선생님이 시킨 일거리들을 해내면서 두칠은 학교를 바꿔간다. 우물에 빠져 죽은 줄로만 알았던 만수를 데리고 나와 학생수가 다섯이 된 고정초등학교에는 이제 신입생들이 들어오기 시작한다.■ Review수위가 되는 것이 꿈이었다는 두칠은 사실 천사였다. 그러므로 <모든 천사는 수위를 꿈꾼다>. 동화가 어떻게 하여 행복에 이르는 것인가를 꼼꼼하게 생각해본 흔적이 이 영화에는 역력하다. 수위가 되려 하는 두칠에게 교장선생님은 꽃을 알아야 한다고 하고, 토끼의 눈이 왜 빨갛냐고 묻고, 담장을 세워야 한다고 말한다. 두칠은 척척 하나씩 해결해간다.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는 총명한 소년처럼. 종종 그 목적지가 행복이 되기 위해서 동화 속에는 ‘임무’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단편 Review] 모든 천사는‥‥/그해 아폴로 11호는‥‥/단팥죽
-
■ Story독일에서 신개발된 가공할 살상무기가 몸에 투입된 미 국방부 소속 첩보기관 DIA 국장 로버트(그레그 헨리)의 아들이 괴한한테 납치되는 사건이 발생한다. FBI는 전직 요원 엑스(안토니오 반데라스)가 이 일의 적임자라고 판단, 사망한 것으로 되어 있는 그의 아내에 대한 행방을 미끼로 그를 포섭하고, 곧 엑스는 사건의 주인공이 전 DIA 특수요원 세버(루시 리우)임을 알아챈다. 쫓고 쫓기는 관계에 놓인 엑스와 세버. 그러나 이 사건이 엑스를 둘러싼 음모와도 관계된 것을 알게 된 뒤 엑스는 세버와 협력해야 할 상황에 놓인다.■ Review냉전시대가 지난 이후 21세기에 만들어진 첩보물들이 위험한 운명에 처할 수밖에 없는 까닭은 자칫하면 영화가 굉장히 애매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007 시리즈처럼 시대와 배경을 막론하고 어떤 경우에든 주인공을 영웅으로 만들어버리는 ‘첩보상황’을 만들어낼 수 있는 영화는 그렇다 치더라도, 정부 대 정부 혹은 정부 대 개인이라는 긴장감 있는 대결구
과도한 액션에 잃어버린 디테일,<엑스 vs 세버>
-
■ Story
늦깎이 대학생이자 차력동아리 회원인 은식(임창정)은 에어로빅부의 은효(하지원)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소란스러운 기숙사 친구들 틈바구니에서 수줍고 애틋한 마음을 키워가지만 상황은 늘 은식에게 불리하다. 주체할 수 없는 몸의 정열이 수시로 말썽을 일으키는데다 은효가 교내의 바람둥이 킹카와 사랑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효가 임신을 한 채 버림받게 되자 은식의 사랑은 더욱 진실해진다.
■ Review
<색즉시공>은 윤제균 감독의 재능을 한눈에 보여준다. 데뷔작인 <두사부일체>가 다소 엉성한 품새로 조폭영화의 흐름 위에 올라탄 코미디라면, 두 번째 영화 <색즉시공>은 대중영화로서 대단한 짜임새와 유려함을 과시한다.
물론 이 영화의 소재나 주제, 스타일이 전통적으로 평론계가 지지해온 것과는 거리가 있고, 관객 가운데서도 일부는 ‘내가 왜 여기 앉아 있나’ 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영화가 늘어놓는 화장실 유머나 관음증은 뻔뻔스럽다.
관객이 원하는 코드에 새로움을 덧붙이다,<색즉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