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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세미 배우가 연기한 그린은 불의를 쉽게 지나치지 않는 올곧은 에너지를 지녔다. 그는 소수자라는 이유로 대학에서 해임된 동료 교수를 위해 가장 앞장서 목소리를 낸다. 전세보증금 문제로 그린은 엄마(오민애)의 집으로 들어온다. 엄마와 그린 사이에 마찰이 생긴 건, 그린의 동성 애인 레인(하윤경)이 함께 살게 되면서부터다. <딸에 대하여>를 통해 독립영화의 세계에 발을 들인 임세미는 인터뷰의 첫 대답부터 작품에 대한 강한 애정을 보였다. “삶에 대해 지금 우리 나이대가 지닌 고민과 나이든 미래에 맞닥뜨릴 고민을 함께 바라볼 수 있어 좋았다”라며 “소수자에 대한 타인의 시선을 느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라고 힘주어 말하는 그의 눈빛에선 그린만큼이나 단단한 심지가 비쳤다.
- 부산국제영화제에 배우로 참석한 것은 <딸에 대하여>가 처음이라고.
새로운 곳에 놀러가는 어린아이처럼 설레고 떨렸다. 레드카펫을 밟는 배우 선배님들, 동료들을 보면서 나도 저길 갈
[인터뷰] ‘우직하게, 굳건하게, 뒤돌아 후회하는 일 없이’, <딸에 대하여> 임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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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영화제를 빼곡히 채운 단편영화들로 진즉 존재감을 각인했고, 독립영화 <윤시내가 사라졌다> <초록밤> <첫번째 아이> 등으로 부지런히 활동해온 오민애를 만났다. <딸에 대하여>에 이어 <파일럿> <한국이 싫어서>, 넷플릭스 시리즈 <돌풍> 등으로 요즘 우리를 분주하게 노크하고 있는 그다. 오민애가 연기한 <딸에 대하여> 속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는 존엄을 지키기 어려운 노인들의 삶에 자기 미래를 겹쳐둘 때 불안한 한편, 주거와 고용 불안에 시달리는 딸 그린(임세미)을 통해 청년세대의 고충도 피부로 느낀다. 게다가 당장 그의 삶에서 더 시급한 해결책을 요구하는 이슈는 따로 있는데 바로 동성 연인인 딸 커플과의 동거다. 배우 이전에 인간으로서, 생활에 밀착한 다양한 경험을 내재한 배우 오민애가 연기한 엄마의 행로는 어떻게 비추어질까. “한 사람의 호흡과 무표정 안에 그의 역사가 담겨 있다”고 믿는
[인터뷰] 사랑이 가장 귀해서, <딸에 대하여> 오민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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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서사를 탐구하는 작가들이 채택하는 주요 관계가 바로 모녀다. 엄마와 딸 이야기를 익숙한 것으로 치부하기 쉬운 이유다. 그러나 이 영화, <딸에 대하여>는 서로를 낯선 소우주로 여기는 엄마와 딸 사이에 그들만큼 복잡한 새로운 항성들을 데려다놓는다. 집을 잃고 엄마의 집에 잠시 머무르게 된 딸 곁에는 레즈비언 연인이, 요양보호사로 일하는 엄마 곁에는 혼자 된 노인들이 자리하고 있다. 김혜진 작가가 쓴 원작 소설의 1인칭 시점을 확장해 여러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을 바라본 <딸에 대하여>는 ‘생활동반자’가 된 혈연·비혈연 공동체의 유대를 찬찬히 가늠해가는 영화다. 동성 반려자가 있는 삶, 청년 주거와 노인복지 문제 등이 조밀하게 얽힌 이 세계의 여자들은 어떻게 서로를 위해 생존할 수 있을까? 이해하기 전에 서로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영화 속 관계처럼, 엄마(오민애)와 딸 그린(임세미), 그린의 연인 레인(하윤경)은 촬영이 끝난 뒤에도 점점 애틋한 사이가 되어
[커버] 한 지붕, 세 여자, <딸에 대하여> 배우 오민애, 임세미, 하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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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트버스터 장면을 처음 보고 받은 충격이 아직도 남아 있다. 확실히 <에이리언>을 보기에는 이른 나이였다. (웃음)” <에이리언> 시리즈의 오랜 팬이었던 케일리 스페이니는 처음 시리즈의 신작이 제작된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 “적합하지 않은 사람들에 의해 제작되면 어떡하나 걱정”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하지만 페데 알바레스 감독이 담당한다는 것을 알고 이내 안심했다. 공포라는 심리 현상을 완벽히 이해하는 그는 이 프랜차이즈에 가장 어울리는 감독이다.” CG를 최소화하고 실제 촬영에 천착하는 감독의 연출 성향도 무척 반가웠다고. “정말 진짜 같은 세트에서 애니매트로닉스 모형을 상대로 연기할 수 있다는 것은 배우에게 큰 특권이다. 정서적 몰입의 정도에서 분명한 차이를 제공한다.”
레인(케일리 스페이니)은 결함 있는 인조인간인 앤디(데이비드 존슨)를 친남매처럼 아끼는 따뜻하고 올곧은 마음씨의 소유자다. 인조인간을 반기지 않는 식민지의 주변 인물들은 물론 &l
[인터뷰] 엔터테인먼트의 정석, <에이리언: 로물루스> 배우 케일리 스페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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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랜드 유타니사의 식민지 행성에서 노예처럼 일하는 청춘들. 자유를 찾아 행성을 떠난 그들은 버려진 우주정거장에서 초월적인 힘의 에일리언들을 마주한다. 가진 것 없이 방황하고 고뇌하며 가족과 친구들을 지키고자 하는 젊음은 오늘날의 풍경과도 다르지 않다. 한편 이들이 탐험하는 우주선 속 검붉고 눅눅한 공기는 <에이리언>과 <에이리언2>의 오래된 향기를 가득 머금고 있다. <에이리언: 로물루스>의 개봉 직전, 40년 전의 영화 두편과 2024년의 관객 모두에게 안전히 도킹하는 운항법에 대해 영화의 두 파일럿인 페데 알바레스 감독과 주인공 레인 캐러딘 역의 케일리 스페이니 배우와 나눈 이야기를 전한다. 원작 시리즈에 대한 경의를 숨기지 않은 페데 알바레스 감독과 자신 속에 본연히 존재하는 레인을 발견하고자 한 케일리 스페이니 배우의 의지는 어떻게 <에이리언: 로물루스>가 일견 모순된 두 목표를 성공적으로 달성했는지 납득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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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충만한 공포에 사로잡힐 수 있도록, <에이리언: 로물루스> 페데 알바레스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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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수는 세 차례에 걸친 오디션을 통해 <폭군>의 채자경이 되었다. 그는 무용을 전공한 자신의 경력을 믿고 “몸 잘 쓰니?”라는 박훈정 감독의 오디션 첫 질문에 “자신 있다”고 답했지만, 정작 대본을 받아 읽은 후에야 자경을 연기하기 위해 지금껏 몸을 활용했던 방식과 전혀 다른 길을 걸어야 함을 자각했다. “작품 합류가 확정되기 전부터 킥복싱을 배우고 운전면허 학원에 등록했다. <폭군>의 일원이 되고자 간절한 마음으로 자경에게 필요한 역량을 개발해갔다. 다시 돌아가도 그렇게 준비할 것이다.” 지금껏 조윤수는 배역에 접근할 때 ‘공감’을 최우선 순위에 두었다. 하지만 피도 눈물도 없는 킬러이자 금고 기술자인 자경은 스스로 “여리고 쾌활하다”고 고백하는 조윤수의 성정과는 여러모로 대척점에 놓여 있었다. 그는 기존 방식 대신 “자신에게 없는 매력을 가진 자경을 동경”해보길 시도했고, 어느새 “내가 갖지 못한 지점을 지닌 자경을 사랑하게” 되면서 앞으로 배우 인생에 유
[who are you] ‘폭군’, 조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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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명은 자신만의 삶의 속도가 있다. 성실하고 특별히 모난 데 없는 그는 변함없이 우직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킨다. 틀에 박힌 한국에서의 삶에 질린 계나(고아성)는 그런 지명을 답답하게 느끼곤 하지만, 그럼에도 지명은 떠나는 계나에게 “기다릴게”라고 말한다. 그리고 조용히 그 말을 지킨다. 수년이 지나 다시 계나와 재회한 순간, 지명은 계나와의 시간을 소중이 여기면서도 기자로서의 루틴을 포기하지 않는다. 그야말로 성실한 한국인의 표상이다. 배우 김우겸은 지명의 행동과 말을 살피면서 자신의 것으로 체화했다. “요즘, 연기가 즐겁다”며 차분히 촬영 현장을 회상하는 그에게선 지명과 마찬가지로 자신의 신념을 올곧이 지키려는 노력이 느껴졌다.
- <한국이 싫어서>를 마지막으로 본 건 언제인가.
=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식 때 야외상영으로 본 게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다. 영화가 어떻게 나왔을까 궁금했는데 고아성 배우, 주종혁 배우도 그렇고 다들 연기를 너무 잘해서 배우로서 많이 배웠
[인터뷰] 쉽게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 <한국이 싫어서> 배우 김우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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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가장 잘할 만한 작품을 만날 기회가 배우에게 몇번이나 찾아올까. 배우 주종혁에게 <한국이 싫어서>는 그런 자신감이 들게 한 영화였다. 극 중에서 그가 분한 재인은 3년 전, 학벌 중심 사회에 염증을 느끼고 워킹홀리데이를 떠난 20대 한국 청년이다. 정착한 뉴질랜드에서 이민 온 계나(고아성)를 만나 우정 어린 누나, 동생 사이가 된다. 한 사람을 외형으로 결론짓는 것이 얼마나 어리석인 일인지를 깨닫게 하는 의미심장한 역할이기도 하다. 중학생 때 뉴질랜드로 건너가 5~6년간 유학 생활을 한 주종혁은 머릿속으로 추억의 사진 앨범을 한장 한장 넘기며 시나리오를 읽었다. 그 시절에 보았던 풍경, 만났던 사람, 느꼈던 감정을 모두 끌어내 자기만의 재인을 만들어냈다.
- 첫 등장에서 놀랐다. 빨간 머리에 돌려쓴 스냅백, 반바지에 조리샌들 차림이 <만분의 일초>의 진중한 검도 선수 재우와는 천양지차더라. 무엇보다 재우는 눈으로 말하는 캐릭터였는데 재인은 독특한 선
[인터뷰] 이방인의 시간을 통과한 뒤에, <한국이 싫어서> 배우 주종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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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가족의 장녀이자 20대 직장인 계나(고아성)가 바라는 건 단 하나다. 춥지 않은 것. 그러나 겨우내 패딩을 입고 지내야 하는 냉골 집, 만날 때마다 주눅이 드는 애인(김우겸)의 중산층 가족, 의견 하나 받아들여지지 않는 회사는 줄곧 살을 에는 추위를 느끼게끔 한다. 이렇게 살다가는 결국 얼어서 부서질까봐 그는 홀로 뉴질랜드 이민행을 택하지만 한국을 떠난다고 해서 삶이 갑자기 순탄한 길로 들어설 리 없다. 낯선 땅에서 따뜻한 햇볕과 살랑이는 바람을 충분히 느끼면서도 채워지지 않는 결핍과 아득한 미래가 주는 불안감, 두고 온 가족에 대한 책임감 때문에 여전히 몸을 옹송그린다. 배우 고아성은 종착점을 지정하지 않고 과정에 표류하기를 자처한 영화에서 중심을 잡되 의도에 맞는 연기로 작품과 관객을 연결해냈다. 인터뷰로 만난 그는 계나처럼 양팔로 몸을 감싼 채 말하는 모습이 언뜻 추워 보였지만 대화가 깊어질수록 그가 지금 얼마나 열의에 차 있는 상태인지를 알 수 있었다.
- 영화계
[인터뷰] 오직 나만이 이해할 수 있는, <한국이 싫어서> 배우 고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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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한국인의 싫어하는 것들의 목록에 한국이 있다면 궁금해질 것이다. 그가 한국이 싫어진 이유와 어지럽고 복잡할 지금의 마음이 말이다. 장건재 감독의 신작 <한국이 싫어서>는 계속 여기서 살면 말 그대로 죽을 것 같아서 고국을 뜬 29살 싱글 여성의 이야기다. 헬조선 담론이 대두되던 2010년대 중반의 한국의 사회상을 담은 장강명 작가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했다. 한국의 가난한 집 첫째 딸이자 성취감을 못 느끼는 직장인으로서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심한 한기를 느끼던 계나(고아성)는 오래된 애인(김우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온화한 기후의 뉴질랜드로 이민 간다. 타지살이의 초입에서 워킹홀리데이 중인 20대 한국 남성 재인(주종혁)과 친구를 맺고 부지런히 일하고 연애하며 계나의 살갗은 서서히 건강한 태양빛을 띤다. 그렇지만 <한국이 싫어서>는 외국살이의 낭만화엔 추호도 관심이 없다. 나아갈 수도 돌아갈 수도 없는 현실을 살아가는 보통 한국 청년의 불안하고 혼란한 마
[커버] 그래도 우리는 서로가 좋아서, <한국이 싫어서> 배우 고아성, 주종혁, 김우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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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석우는 오랜 시간 일상을 빛내는 이름이었다. DJ로 MBC 표준FM <여성시대>와 CBS 음악FM <아름다운 당신에게>를 진행하며 지난 15년간 매일 오전 9시부터 11시까지 새로운 음악과 진솔한 이야기로 아침을 가득 메웠다. 그의 다정다감한 목소리는 저녁이 되면 인자하고 따스한 얼굴이 되어 나타났다. <여름아 부탁해> <웃어라, 동해야> <너는 내 운명> <아버지가 이상해> 등 일일연속극과 주말연속극에 출연한 그는 배우로 누군가의 식탁 위에서 희로애락을 함께했다. 건강상의 문제로 정들었던 라디오를 떠난 뒤에도 강석우는 사람들의 눈과 귀가 되었다. MBN 교양프로그램인 <강석우의 종점 여행>을 통해 전국 각지의 풍경을 벗삼아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고, 지난해부터 예술의전당 <11시 콘서트>의 해설을 맡아 클래식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씨네21>은 강북문화예술회관 강
[트랜스크로스] 영화와 음악 사이, <강석우의 시네마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강석우 배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