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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피할 수 없는 일몰과 모든 죽어가는 것들 '썬다운'

부유한 영국인 닐(팀 로스)은 여동생 앨리스(샤를로트 갱스부르) 가족과 멕시코 아카풀코 해변에 자리한 고급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내던 중 어머니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을 듣는다. 여권을 잃어버렸다는 핑계로 앨리스 가족을 먼저 런던으로 돌려보낸 닐은 멕시코에 홀로 남아 자신의 휴가를 마저 즐긴다. 어머니의 죽음 등 자신을 둘러싼 상황과 여건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태연자약해 보이는 닐은 허름한 숙소에 자리를 잡고 해변가를 유유히 거닐거나, 현지에서 알게 된 젊은 여성 베레니세(이아주아 라리오스)와 유흥의 시간을 보낸다. 한편 어머니의 장례식을 마친 앨리스가 멕시코로 오빠 닐을 찾아오는데, 닐의 뜻밖의 언행에 할 말을 잊는다. 권태로울 만큼 고요한 닐의 일상에 문득문득 폭력과 충동의 그림자가 드리워질 즈음 예기치 못한 일들이 일어나 닐의 삶은 소용돌이에 휩싸이고 만다.

칸영화제에서 주목할 만한 시선 대상(<애프터 루시아>)과 각본상(<크로닉>) 등을 수상하며 주목받아온 멕시코 감독 미첼 프랑코의 6번째 장편인 <썬다운>은 거대 양돈·도축 기업의 상속자 닐의 어느 미스터리한 휴가를 통해 인간 내면에 도사리고 있는 욕망과 불안, 폭력과 죽음의 기운을 포착한다. 어머니의 죽음 이후 아무 일 없다는 듯 휴가를 즐기는 닐의 기묘한 여정을 뒤따르는 영화는 평온함 이면에 숨겨져 있던 갈등과 긴장을 드러내며 본격적으로 미스터리 드라마로서의 미덕을 발휘한다. 감독과 전작 <크로닉>에서 호흡을 맞췄던 배우 팀 로스가 닐 역을 맡아 호연을 선보이고, 샤를로트 갱스부르가 닐의 여동생 앨리스 역을 맡아 극에 독특한 분위기를 더한다. 2021년 제78회 베니스국제영화제 경쟁부문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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