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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세계의 고통을 유희로 눙치며 사랑을 논하다니 '락다운 213주'
정재현 2022-08-31

미국 LA는 코로나23 변이 바이러스로 213주째 격리 봉쇄 중이다. 매일 오전 9시면 면역자를 제외한 전체 시민이 얼굴 인식 스캔 앱을 통해 발열 및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의무적으로 검사해야 한다. 이에 불복종하거나 바이러스가 검출되면 무장한 질병관리본부 요원에 의해 수용소 큐 존으로 강제 연행된다. 택배 배송 일을 하는 면역자 니코(KJ 아파)는 할머니와 단둘이 사는 여자 친구 사라(소피아 카슨)와 함께 서로의 탈출을 꿈꾼다. 병약한 딸 에마(리아 맥휴)를 키우는 파이퍼(데미 무어)는 딸에게 무관심한 남편 윌리엄(브래들리 휫퍼드)의 행동이 미심쩍기만 하다. 상이군인 도저(폴 월터 하우저)의 낙은 가수 지망생 메이(알렉산드라 다다리오)의 스트리밍 라이브 방송을 시청하는 일이다.

이들은 전염병이 창궐하는 세상에서 자신이 사랑하는 것을 지키려 한다. <락다운 213주>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전면에 다룬 재난 스릴러물이다. 영화 밖 현실에 여전히 산재한 전세계적 공포와 고통을 영화 내부로 끌어오는 영화라면 소재 선택에 신중했어야 하지만 <락다운 213주>는 그렇지 못하다.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엄연한 현재적 고통은 영화에서 면역자와 비면역자로 세계를 도식화하기 위한 영화적 편의에 불과하고 스토리의 스릴을 유발하기 위한 유희일 뿐이다. 심지어 영화는 의·과학적 사실에 근간을 두지 않고 그저 관객이 코로나 바이러스에 관해 이미 알고 있는 배경지식에 기댄 채 진행하는 무성의마저 보인다. 부실한 설정은 플롯에도 영향을 준다. 다수 인물의 행동 동기나 위기 해결 방식의 근원은 모두 사랑에 기초하는데, 영화에선 이 사랑의 힘이면 살인, 강도, 위조 같은 중죄도 모두 용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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