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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말하지 않으면 전해지지 않는다, 는 뜨거운 회한 '우리가 말하지 않은 것'

아츠히사(나카노 다이카)와 타케다(와카바 류야), 나츠미(오시마 유코) 세 사람은 고등학생 때부터 친했던 사이로, 아츠히사와 나츠미는 결혼하여 사랑스러운 딸 스즈를 낳아 키우고 있다. 회사원으로 일하면서도 틈틈이 타케다와 사업을 준비하는 등 평범하고도 무료한 나날을 보내던 아츠히사는 어느 날 아내 나츠미에게 다른 남자가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된다. 지난 5년간의 결혼 생활 내내 괴로웠으며 아츠히사가 아닌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있다고 말하는 나츠미의 단호한 태도에 아츠히사는 무력하게 그녀를 놓아주게 된다. 그렇게 하루아침에 아내와 딸을 잃게 된 아츠히사는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는데, 두 사람과 오랜 시간을 함께해온 타케다 또한 속이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아츠히사를 떠나 새 출발을 한 나츠미가 뜻밖의 상황을 맞이하며 이들의 관계는 또 다른 국면으로 접어든다.

혼란스러운 도시를 살아가는 청춘들을 감각적으로 담아낸 <도쿄의 밤하늘은 항상 가장 짙은 블루>(2017)를 연출하는 등 자신만의 작품 세계를 구축해온 일본의 젊은 감독 이시이 유야의 신작이다. 아이스크림을 함께 먹던 풋풋하고 즐거운 고등학생 시절의 모습에서 시작되는 영화는 이후 별다른 부연 설명 없이 시간을 훌쩍 이동하여 아츠히사, 나츠미 부부의 권태로운 일상과 관계의 파국을 맞닥뜨린다. 그리고 일견 평온해 보이는 삶과 관계의 뒤편에 존재하는 비밀과 외면, 무력감과 피로감을 통해 두 남녀의 필연적인 어긋남을 사후적으로 진단한다. <무산일기>(2010) 등을 연출한 감독 겸 배우 박정범이 아츠히사의 형 히데 역을 맡아 적은 분량임에도 존재감을 드러낸다. 2020년 제25회 부산국제영화제 아시아영화의 창 부문 초청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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