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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치킨래빗: 잃어버린 보물을 찾아서’, 차별의 시대가 낳은 ‘혼종’의 ‘라이온 킹’
이우빈 2023-03-17

토끼 형제 피터와 라팡은 전설의 보물 ‘어둠의 햄스터’를 찾는 모험 도중에 강가에 버려져 있던 아기를 발견한다. 아기는 토끼 같은 외형을 지녔지만 머리 위엔 깃털 몇 가닥이 나 있고 보슬보슬한 토끼 발 대신 주름진 닭발을 하고 있다. 심성이 고운 피터는 아기에게 치킨래빗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아들로 삼는다. 훗날 왕이 된 피터의 밑에서 치킨래빗은 아버지와 같은 모험가의 삶을 꿈꾸며 자란다. 다만 남들과 다른 외형으로 인한 콤플렉스 탓에 호기로운 모험가가 되기란 쉽지가 않다. 그러던 중 라팡이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계략을 세운다. 치킨래빗은 아버지를 지키기 위해 라팡을 쫓는 여행을 떠나고 베테랑 모험가인 스컹크 메그와 친구가 된다. 그리고 메그의 조언에 따라 본인의 외형적 다름을 강점으로 바꾸면서 진정한 모험가로 거듭난다.

모험, 우정, 성장. 이러한 개념들이 자라나는 아이들에게 시대 불문의 덕목이었다면 작금에 더해진 소양은 다름에 대한 올바른 인지 능력일 테다. 영화는 주인공이 닭과 토끼의 혼혈이고 그러한 콤플렉스를 극복한다는, 다소 기묘해 보이기까지 하는 설정을 통해 위와 같은 교훈을 강하게 표출한다. 주요 악역인 라팡이 외형적 콤플렉스로 인해 악의 길로 들어섰다는 사실도 차별에 대한 사유를 적극적으로 상기시킨다. 개괄하자면 <라이온 킹>의 고전적인 갈등 구도에 시의적인 메시지를 첨가한 셈이다. 물론 강한 뉘앙스의 메시지를 무리 없이 담기 위해서 애니메이션의 재미도 놓치지 않는다. 특히 빌런으로 등장하는 큐브 돼지 ‘피그미’ 군단의 신체 조합 전투 방식이 큰 즐거움을 안긴다. 또 <반지의 제왕: 왕의 귀환> 속 유령 군대를 오마주한 어둠의 햄스터 군단도 무척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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