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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시뮬런트’, 겉은 건조해도 속은 감정의 파고로 일렁이는 SF
이유채 2023-11-01

안드로이드와 복제인간이 인간과 공동생활하는 근미래, 거대 테크 기업 넥스세라는 복제인간 ‘시뮬런트’를 생산하며 세계를 주도한다. 스스로 프로그램을 수정할 수 없는 등 인간에게 복종하는 규칙하에 시뮬런트를 제작하지만 불량품이 발생하는 걸 막을 길이 없다. 그럴 때 특수 요원 케슬러(샘 워딩턴)가 이를 해결한다. 어느 날 붙잡은 시뮬런트 에즈메(알리시아 산스)가 완전한 자율성을 갖게 됐다는 걸 확인한 그는 에즈메를 개조한 걸로 의심되는 해커 케이시(시무 리우)를 추격한다.

<시뮬런트>는 겉은 건조해도 속은 감정의 파고로 일렁이는 SF다. 알렉스 갈랜드의 SF 공간이 연상되는 가상 도시는 홀로그램과 최첨단 건물들로 차갑고 경직된 분위기를 띠지만 진짜가 되고 싶은 복제인간들의 이야기는 뜨겁다. 진정한 남편으로 받아들여지길 원하는 복제인간과 인간 아내의 멜로드라마를 한축으로 가져오는 등 여러 갈래의 이야기를 만들어 인간다움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고, AI와 더 가깝게 공존할 미래 사회를 제시한다. 그럼에도 SF로선 미지근하다. 시각 스타일이 기시감이 들고 설명적인 대사와 허술한 구성 탓에 지지부진한 추격전이 이 영화를 맥없어 보이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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