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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의연하게 스스로를 바라보는 구원의 시네마, <본인 출연, 제리>
김현승 2024-11-13

아메리칸드림을 품고 평생 일만 하며 성실하게 살아온 40년차 직장인 제리(제리 슈). 은퇴 후 검소한 삶을 살아가던 그는 중국 본토에서 뜻밖의 전화 한통을 받는다. 바로 그가 대규모 국제 돈세탁 사건에 연루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억울하게 체포당할 위기에 놓인 제리는 누명을 벗기 위해 적극적으로 경찰 조사에 협조한다. 비밀경찰이 된 그는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하나씩 완수한다. 첩보영화를 방불케 하는 범죄 규모에 기묘한 희열을 느낀 그는 노년의 삶이 지루하지만은 않다. <본인 출연, 제리>는 범죄 사건에 연루된 당사자가 직접 각본을 쓰고 연기한 범죄스릴러물이다. 홈비디오 형식을 빌린 영화는 캠코더를 통해 걸러진 거친 이미지로 가득하다. 자칫 뻔할 수 있는 이야기는 열화된 이미지가 현실과 극의 경계를 모호하게 만들면서 진가를 발휘한다. 주인공이 몸소 체득한 교훈을 담담하게 토로할 때 스크린은 뜨거운 울림으로 가득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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