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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창웨이의 영화세계
2002-05-27

<패왕별희> <귀신이 온다> 등 작업한 `제5세대 촬영감독`, 할리우드에서도 활동중국의 중견 촬영감독 쿠창웨이는 ‘제5세대 촬영감독’으로 불리는 인물이다. 장이모나 첸카이거 등 5세대 감독들과 함께 작업해왔기 때문이다. 그동안 잘 알려져 있지 않았던 그의 개인사가 최근 중국의 여행 전문잡지인 <중국여행>을 통해 소개됐다. 이 잡지가 다룬 윈난(云南)은 첸카이거의 두 번째 영화이자, 쿠창웨이의 데뷔작인 <아이들의 왕>을 찍은 공간이기도 하다. 이런 인연 때문에 그는 윈난에 깊은 인상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잡지에 따르면, 그는 어릴 때부터 늘 뭔가 관찰하고 끊임없이 생각하면서 그림 그리기를 좋아했다. 예리한 관찰과 분석, 판단, 조화의 과정을 통해 그의 눈과 마음은 훈련되어갔다. 집안이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그는 중학생이 되면서 문화예술관에서 일하기 시작했다. 예술관 안에 있는 극장에서는 늘 영화를 상영했다. 그는 영화가 시작되기 전 문 앞에서 표를 받고 영화가 끝나면 객석을 청소하면서 영화에 점차 매료되어갔다. 가끔씩 아버지 동료의 사진기를 빌려 사진을 찍기도 했다. 예술관 내에서 일하는 사진사 아저씨를 따라 암실에 들어가 현상도 하고 인화도 배웠다. 그에게 사진은 일종의 마술이었다.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았지만 그는 스스로 연구를 하며 하나하나 터득하기 시작했다.21살이 되던 78년, 베이징영화학원 촬영과에 입학한 그는 수업이 있는 3일을 빼곤 모든 시간을 투자해 영화를 봤다. 그리고 어두운 영화관 안에서 공책을 들고 중요한 장면들을 스케치했다. 숙소로 돌아와선 묵으로 손바닥보다 작은 사각형 속에 방금 보았던 장면들을 그려넣기도 했다. 어떤 날은 기억의 망각을 잡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나가 사진들을 찍었다. 그렇게 대학 시절은 가고 82년 졸업 뒤 서안영화제작소로 배치되어 다시 고향으로 돌아갔다. 당시 그는 10년 뒤에나 정식으로 카메라를 잡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하지만 시대의 빠른 변화는 생각보다 빠른 기회를 만들어줬다. 82년 졸업동기인 장이모, 첸카이거 등과 함께 윈난에서 <아이들의 왕>을 찍기 시작하면서 그는 중국 5세대 감독들과 함께 중국의 독특한 색깔을 표현해내기 시작했다. <붉은 수수밭> <국두> <패왕별희> 속에서 보인 창조적인 촬영기법은 중국영화계뿐 아니라 세계영화계에서도 주목받았다. 98년엔 로버트 알트먼 감독의 <진저브레드맨>, 앤서니 드라잔 감독의 <헐리벌리>를, 99년에는 조앤 첸 감독의 <뉴욕의 가을>을 찍기 위해 미국에서 활동하기도 했다. 그의 최근작은 <햇빛 쏟아지던 날들> 등에 이어 지앙웬 감독과 네 번째로 함께한 영화 <귀신이 온다>. 이 영화촬영 뒤 카메라 곁을 잠시 떠난 그는 7개월 전 아기 아빠가 되기도 했다. 베이징=하유미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