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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한의 OTT 인사이트] 미래는 FAST 플랫폼의 시대?

얼마 전 네덜란드에서 9월마다 열리는 ‘IBC(국제방송회의) 2022’에 다녀왔다. 3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열린 회의라 낯선 분위기 속에서, 가장 두드러진 화두는 방송 기술의 미래가 어디로 향하고 있느냐였다. 3년 전 IBC에서는 모든 회사들이 구독형 OTT를 외쳤고, 유료방송 사업자도 이 분야에 뛰어들어야 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3년 만에 IBC 콘퍼런스에서 알게 된 구독형 OTT의 현 상황은 참석자들을 놀라게 하기에 충분했다. 지난 2분기 미국 OTT 서비스의 성장률은 1%를 넘지 않았으며 심지어 넷플릭스, HBO 맥스의 구독자 수는 줄어들기까지 했다. 훌루, 디즈니+의 성장률도 0.1% 미만이며 컴캐스트의 피콕은 0%대에 머물렀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미국 시장에서 콘텐츠 제작비는 끝도 없이 상승 중이다. 구독 해지를 막기 위해 OTT 기업은 많은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모두가 독점의 중요성을 외치고 있지만 전체의 15%만이 독점 콘텐츠에 해당하는 점도 문제다.

그렇다면 지난 2분기에 구독형 OTT 대신 가장 성장한 서비스는 무얼까? 콘퍼런스에 모인 사람들에겐 다소 낯선, OTT가 만들어낸 라이브 방송 서비스 ‘FAST’가 그 주인공이다. FAST는 Free Ad-supported Streaming TV의 약자로, 디지털 광고 기반의 무료 방송 서비스를 의미한다. 미국에서는 TV로 OTT 플랫폼을 이용하는 것이 보편화되어 있다. OTT의 시청시간이 기존 실시간 방송을 앞지를 만큼 성장하면서 IPTV, 케이블TV, 위성TV 없이 스마트TV에서 무료로 방송을 볼 수 있는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TV 제조사인 삼성전자, LG전자, VIZIO도 자체 FAST 플랫폼을 가지고 있고, 파라마운트 글로벌의 플루토TV나 북미 스트리밍 플랫폼의 일인자 로쿠의 로쿠 채널 역시 FAST 서비스다. 아마존도 아마존 프리비라는 이름으로 FAST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료방송 서비스 시청자는 점점 사라지지만 사람들이 TV 앞에 있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았다. FAST는 뉴스와 유료 OTT 서비스로 가지 못한 다양한 콘텐츠가 살아남을 수 있는 출구 전략이 되고 있다. 올해 IBC에서 영국 국영방송 는 앞으로 FAST가 미래 방송이 살아남을 수 있는 대안이 될 거라고 강조했고, 이미 미국 내 FAST 채널 수는 1200개를 돌파했다. OTT 시대가 도래하지 않았다면 탄생하지 않았을 FAST는 방송의 미래가 될 수 있을까? 많은 회사들이 이미 그렇게 믿고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