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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 2호 [기획] ‘아바타: 물의 길’③ 존 랜도 프로듀서, “최상의 3D 기술로 최고의 영화적 경험을 제공한다”
조현나 사진 최성열 2022-10-07

‘아바타: 물의 길’ 존 랜도 프로듀서 단독 인터뷰

-<아바타: 물의 길>의 시작 단계에서부터 질문하고 싶다. 속편을 만들기로 결심한 뒤 프로듀서로서 가장 고민한 지점은 무엇인가. 전편과는 어떻게 다른 비전을 가져가려 했나.

=첫째로 <아바타>가 왜 그렇게 성공적이었는가를 근본적으로 바라봤다. 그 성공의 열쇠를 안다면 다시 한 번 관객에게 같은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테니까. 제임스 카메론 감독, 작가들에게 가진 아이디어를 잠시 접어두고 관객들의 후기를 살펴보자고 했고 그 뒤로 디렉션을 세웠다.

-<아바타>의 성공 요인을 내부적으로 무엇이라 파악했나.

=첫째로 영웅이 될 가능성이 적어 보이는 사람, 이를테면 움직임이 자유롭지 않은 설리(샘 워싱턴)가 자신의 한계를 딛고 영웅으로 거듭난다는 점이다. 이를 보면서 관객들로 하여금 ‘나도 내 안의 영웅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영감을 얻을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로 주인공이 완전히 다른 종족과 사랑에 빠졌다는 것이다. 언어, 인종, 배경의 장벽을 넘어 사랑을 한다는 보편적인 주제가 주요하게 작용했다. 마지막으로 ‘I see you’ 라는 대사다. 이는 물리적인 의미에서 당신이 내 눈에 보인다는 뜻이 아니라, 당신이 ‘누구인지’ 보인다는 뜻이기 때문에 관객들이 폭발적인 반응을 보여줬다고 생각했다. 이 성공의 열쇠를 미리 알았다면 <아바타>를 만들기 전에 우리 작가들을 그렇게 괴롭히지 않았을 거다. (웃음)

-전쟁과 난민, 장애, 인종 차별과 같이 현재 우리가 마주한 이슈들을 <아바타: 물의 길>에 긴밀하게 끌어들였다.

=SF영화를 만들 경우, 영화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현실을 반영하고 현실의 메타포로 작용한다고 생각한다. 영화 제작자로서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가져오는 것에 일말의 책임을 느끼기 떄문에 영화를 만들 때 단순한 유희 외의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전편이 설리 개인의 변화에 초점을 맞췄다면 속편에선 영화의 중심에 가족이 있다.

=어떤 가족이든 들여다보면 나름의 고충이 있지 않나. 부부 간의 갈등도 있을 수 있겠고 자신의 정체성에 관해 고민하는 아이들의 경우, 누군가는 부모님을 존경하고 닮고 싶어하는 반면 그 그늘에서 벗어나고 싶어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 모두 겪었거나 지금 겪고 있는 문제다. 그런 이들에게 ‘당신은 혼자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

-앞서 제작한 <알리타: 배틀 엔젤>의 기술적 성과가 <아바타: 물의 길>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궁금하다.

=<알리타: 배틀 엔젤>은 세계를 구축하는 것보다 인물의 얼굴 표현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다. 얼굴 클로즈업이 많았기 때문에 얼굴 근육을 다루는 기술, 동공의 크기나 눈물이 뺨을 타고 흐르는 모습과 디테일한 요소에 관한 기본기를 탄탄히 다질 수 있었다. <아바타>가 없었으면 <알리타: 배틀 엔젤>도 없었을 것이고 그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바타: 물의 길>의 핵심은 수중 모션 캡쳐다. 수중 촬영도 어렵고 모션 캡쳐도 어려운데, 이 두 개의 기술을 합치는 시도 자체가 굉장한 도전이었을 것 같다.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이 어려웠고 결과적으로 어떤 성과를 얻었나.

=우선 우리는 ‘모션 캡쳐’라고 부르지 않고 ‘퍼포먼스 캡쳐’라고 한다. 단순히 움직임을 잡아내는 것이 아니라, 배우들의 감정까지도 잡아낸다는 의미에서다. 수중 퍼포먼스 캡처를 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배우들이었다. 물속에서 크리처들을 구경하거나 그들과 상호작용하는 연기를 자연스럽게 펼쳐야 했기 때문에 숨을 참는 트레이닝만 장장 2개월간 받았다. 그리고 특별 제작한 코스툼을 입고 실제로 물속으로 다이빙을 하고 헤엄치는 모습, 조류가 사람들의 움직임에 미치는 영향과 같은 레퍼런스 촬영을 굉장히 많이 진행했다. 그 레퍼런스 덕에 오늘 본 것과 같은 리얼한 영상들을 구현할 수 있었다.

-3D 영화는 관람이 불편하다는 단점이 매번 제기되어왔다. 또 오늘날의 관객들은 아이맥스나 4DX 영화를 보는 것이 익숙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즐기고 있다. <아바타: 물의 길>은 이러한 3D의 단점을 어떻게 극복해나가고, 오늘날의 관객들에게 어떤 특별한 영화 경험을 선사할 수 있을 거라고 보나.

=<아바타> <알리타: 배틀 엔젤>을 만들면서 최상의 3D 경험을 제공하는 것에 관한 교훈을 얻었고 그것들을 최대한 활용하려 했다. 3D영화를 관람한다는 사실 차제를 잊고 그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것. 그것이 진정 우리가 바라는 영화적인 경험이다. 그래서 그것을 가능케 하는 카메라 시스템 자체를 개발해 촬영을 진행했다. 3D영화를 볼 때 3D 안경을 쓰는 것을 불편해하시는데, 사실 해변에 갈 때도 다들 선글라스를 쓰지 않나. 우리도 해변에 가는 것만큼 즐거운 경험을 선사해드리면 되지 않을까 싶다.

-HFR, HDR과 같은 최상의 기술을 적용해 <아바타: 물의 길>을 완성했지만, 실상 이를 완벽히 구현해 줄 수 있는 극장은 전세계적으로 소수에 불과하다. 제작자로서 이러한 문제점을 어떻게 타개해나갈 생각인가?

=<아바타> 제작에 들어가기 전, 3D 상영관은 전세계에 단 하나도 없었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극장과 협의를 해가며 만들어낸 것이다. 그러니 일단 영화를 관람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환경이 제대로 갖춰진 극장에서 <아바타: 물의 길>을 보면 완전히 다르다는 것을 확실히 느낄 것이다. 내년 2월에 3D와 HDR 버전의 <타이타닉>이 공개되고, <아바타>의 속편들도 계속해서 나올 예정이다. 최상의 기술로 구현한 콘텐츠를 우리가 계속해서 제공하면, 관객을 불러들이기 위해 극장들도 이 길을 따라올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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