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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시리즈③] 이재훈 감독 ‘신성한 이혼’, “배우들의 ‘또래 케미’에 주목”
이자연 사진 백종헌 2023-01-19

제작 SLL, 하이그라운드, 글뫼 / 감독 이재훈 / 극본 유영아 / 출연 조승우, 한혜진, 김성균, 정문성 / 채널 JTBC / 공개 3월4일

웹툰 <신성한, 이혼>에서 출발한 <신성한 이혼>은 상상 이상의 이혼 의뢰인들을 마주하는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조승우)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직 피아니스트가 이혼 전문 변호사가 되었다는 기묘한 이력부터 이제는 클래식보다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흥미로운 설정까지, 신성한을 한마디로 축약하기 어려워 보인다. 험난한 이혼 과정 속에서 양육권 분쟁을 맞닥뜨린 이서진(한혜진)은 신성한과 지리멸렬한 여정을 함께하고, 화려한 재담을 쏟아내는 신성한의 두 친구 장형근과 조정식은 웃음을 보장하는 배우 김성균정문성이 맡는다. 법정 앞에 서지만 고정된 정답이란 없는 이혼을 두고, 첨예한 갈등과 그 모든 것을 포용하는 따스한 ‘사람 이야기’가 맞물려갈 예정이다.

이 작품을 진행하기로 결정한 계기가 있다면.

=개인적으로 법정물을 한 적이 없어 안 해본 것에 도전해보고 싶은 마음이 컸다. 주인공 신성한을 포함한 세 남자의 관계성과 대화 내용이 너무 코믹해 새로운 캐릭터를 구축해보고 싶기도 했다.

원작 <신성한, 이혼>을 영상화했다. 어떤 점을 신경 썼나.

=원작에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많아서 극적인 부분을 잘 살리려 했다. 유영아 작가님도 이러한 부분을 적극적으로 끌어오셨다. 원작의 힘이 워낙 좋아서 그 바탕으로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었다. 동시에 영상 포맷에서만 느낄 수 있는 새로움을 가미하는 것도 중요했다. 작가님과 함께 의논해 색다른 변주를 주기도 했다.

배우 조승우와 한혜진과 함께한다. 섭외 과정이 궁금하다. 먼저 조승우는 예민한 피아니스트 출신의 이혼 전문 변호사 신성한을 맡았다.

=조승우 배우는 모든 제작자와 감독이 캐스팅하고 싶어 하는 배우다. 대본이 쌓여 있다는 풍문을 들었다. 우리도 <신성한 이혼> 대본을 조승우 배우에게 보냈는데 첫인상은 제목에 확 끌리지 않았다고 한다. (웃음) 쌓여 있던 대본을 차례대로 읽다 거의 마지막으로 <신성한 이혼>을 보았는데 나와 비슷한 지점에서 흥미를 느꼈더라. 주인공을 비롯해 주인공이 만나가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인간적이고 현실적이었기 때문인 것 같다. 무엇보다 세 친구의 케미스트리가 눈에 띄어서인지 미팅으로 처음 만났을 때 남은 두 친구 배역으로 누굴 생각하고 있는지 큰 관심을 보였다.

한혜진은 이혼소송 중 양육권 다툼을 벌이며 신성한과 함께하게 된 이서진 역을 맡는다.

=쉬운 역할은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알 수 있듯 남자주인공에게 타이틀 롤이 부여돼 있기도 하고 극중에서 이혼소송을 하며 아이를 위한 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어떻게 보면 이서진은 여성배우들이 선호하는 역할이 아닐 수도 있다. 그럼에도 한혜진 배우가 인물과 대본을 좋게 봐주어 함께할 수 있었다. 결과적으론 극중 인물과 한혜진 배우가 잘 맞아떨어진다. 육아를 하면서 본인의 경험에서 비롯된 아이를 향한 애착과 사랑을 잘 표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나만 해도 아이 둘을 키우면서 이 작품을 다루니 더 심도 있게 바라볼 수 있었다. 경험함으로써 넓힐 수 있는 관점과 지평이 있기에 그런 점에서 긍정적 영향을 받은 것 같다.

배우들이 대부분 또래다. 촬영 현장 분위기는 어땠나.

=너무 좋았다. 매일 보는데도 현장에서 배우들이 서로 반가워하는 게 바로 느껴졌다. 비슷한 연령대는 캐스팅 단계부터 일부러 그렇게 계획했다. 실제 배우들의 나이가 어느 정도 맞아야 또래 케미가 나올 거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세대적으로 공유되는 무드와 감성이 있으니까. 오래된 농담이나 유치한 장난을 담을 때에도 자신이 그 나이대에 있기에 어떤 포인트를 내세워야 하는지 자연스레 안다. 드라마의 주요 소재가 이혼이다 보니 뒤엉켜 싸워야 하는데 그런 지점에서 웃음을 줄 수 있었다.

<닥터 로이어>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왜 오수재인가> <빅마우스> <천원짜리 변호사> 등 2022년은 변호사물 열풍에 가까웠다. 이혼 전문 변호사 이야기는 어떤 차별점이 있다고 생각하나.

=그 추세를 알기에 이번 드라마가 대중에게 어떤 특장점을 어필할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아마 작가님과 다른 스탭들, 배우들도 그런 생각을 했을 거다. 대부분의 법정물은 범인을 찾아내거나 살인 누명을 밝히고 기업 비리를 고발하는 극적인 재미를 조명한다. 변호사의 승리가 곧 드라마의 카타르시스로 연결되기도 하고. 하지만 우리는 그와 다른 포인트를 갖고 있다. 우린 이길 수도 있지만 질 수도 있다. 이혼은 조정기간이 있지 않나. 이 기간을 거치는 동안 이혼을 하기도 하고 안 하기도 하고, 잘못을 뉘우치는 사람이 있는 반면 끝까지 안하무인인 사람도 있다. 현실적인 사연에 따라 함께 흘러가는 게 <신성한 변호사>의 묘미다.

사람들의 입체적인 이야기를 통해 인간적인 면모를 좀더 부각한 듯하다.

=물론 법리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휴머니즘적인 모습을 잘 담아내려 했다. 신성한이라는 캐릭터는 전직 피아니스트인데 어떤 과거의 사건을 기점으로 트로트를 좋아한다는 극적인 변화를 겪는다. 이런 조승우는 처음이라는 느낌이 들 정도로 다채로운 모습을 담았다. 또 친구들 사이의 장면들도 긴장을 이완시키면서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자극적이지 않은 담백한 이야기를 만들려 했다.

전작 <김과장>과 <런 온>은 개성 있는 인물 설정으로 많은 마니아를 생성 했다. 이러한 작품을 거치며 <신성한 이혼>에 도움된 부분이 있다면.

=배우들과 합을 맞추는 방식을 체득했던 것 같다. 먼저 <김과장>은 첫 미니시리즈였는데 배우들이 자유롭게 움직이고 연기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둘 때 어떤 재미와 이점을 얻을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었다. 자율성이 높을수록 배우들도 적극적으로 아이디어를 제시해줬다. 확고한 연출의 틀을 맞춰야 하는 장르도 있지만 자유로운 분위기가 주는 이점도 크다. 또 <런 온>에서는 각 배우의 성향에 맞춰 디렉팅 방식, 연출 방식을 취하는 법을 배웠다. 서로가 합을 맞추는 과정을 거치면서 결과적으로 긍정적인 시너지를 냈고 신세경, 임시완 배우의 섬세한 연기도 빛을 발했다. 주변에서 두 배우의 새로운 모습을 봤다는 평가를 해줬을 때 가장 기뻤다.

이재훈 감독이 꼽은 <신성한 이혼>의 관전 포인트

“착착 들어맞는 배우들의 케미스트리. 섭외 단계에서부터 스탭들 사이에 캐스팅 라인이 좋다는 평가가 자자했다. 조승우, 김성균, 정문성 세 친구의 완벽한 합을 자랑하고 싶다. 또 의뢰인들도 연륜 있는 넓은 스펙트럼의 배우들이 등장하니, 이들의 호연을 기대해도 좋다.” (이재훈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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