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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일타 스캔들’ 정경호, “남는 건 작품의 흥행보다 사람”
김수영 2023-03-06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정경호는 올해로 20년차 배우다. “어렸을 때는 아등바등 간신히 연기를 해냈다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역할을 맡으면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생각에 매해 쉼 없이 달려왔다. 다시 돌아갈 수 있다고 해도 데뷔 때로는 못 돌아갈 것 같다.” 모든 작품이 좋은 기억으로 남았지만 3년 동안 김준완이라는 캐릭터로 살게 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그에겐 각별하다. “가장 꾸미지 않은 연기를 한 시절이지 않을까. 어느 순간 정경호가 김준완인지 헷갈릴 정도로 캐릭터 자체가 나 자신이 되어 있더라. 그때 멤버들도 감독님도 똑같이 얘기한다. 신기한 경험이었고, 오래 한 만큼 애정이 길게 남았다.” 함께 작업한 신원호 PD도 그의 작업을 꾸준히 응원해주고 있다. “<압꾸정> 촬영 때도, 이번에도 ‘잘하고 있어. 살살해’ 하고 연락해주셨다. 가끔 모니터링도 해주신다.”

정경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언제나 사람”이다. “누구와 작업하는지가 가장 중요하다. 결국 남는 건 작품의 흥행보다도 사람이다.” 그간 정경호의 인터뷰에도, 함께한 동료 배우들의 인터뷰에도 “현장의 분위기가 좋았”다거나 “정경호가 늘 분위기 메이커였다”는 얘기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제까지 좋지 않은 현장을 경험해본 적이 없다. 어떻게 현장이 재미없을 수 있지? 혹자는 ‘너니까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하지만 나는 정말로 좋은 현장,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 이어 동료 배우들 얘기도 빼놓지 않았다. “지 실장 역의 신재하 배우는 형들을 기분 좋게 해주는 동생이다. 치열을 돕는 지 실장처럼 제 일을 정말 잘해내는 친구다. 드라마에서는 거의 함께 연기한 장면이 없지만 장영남 선배님의 연기도 볼 때마다 감탄했다. 선배님이 아니라면 선재 엄마를 이렇게까지 설득력 있게 그려낼 수 있었을까. 한 장면이라도 같이 연기했으면 좋았을 텐데 아쉬울 정도다.”

정경호는 배우 한명 한명에 대해 언급했지만 본인의 연기에 관해서는 쉽게 입을 열지 않았다.“칭찬이든 뭐든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좋아하지 않는다”는 정경호에게 구체적인 연기 준비 방법을 묻자 “대본에 충실하자는 주의라 나에게는 대본을 100% 숙지하는 일이 첫 번째”라는 답이 돌아왔다. “대본이 완벽히 숙지돼야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 오른쪽 주머니에 항상 쪽지 대본을 넣고 다닌다. 연기할 때 오른쪽 주머니에 대본이 있어야 말을 하게 되는 이상한 버릇이 있다. <일타 스캔들>은 수학 공식 빼고는 대본을 외우는 일이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가장 외우기 어려웠던 대본은? “당연히 의학 용어가 가득했던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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