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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AN #2호 [프리뷰] 하명미 감독, '그녀의 취미생활'
이유채 2023-06-30

<그녀의 취미생활>

하명미/한국/2023년/118분/코리안 판타스틱: 장편

박하마을 토박이인 정인(정이서)은 이혼 뒤 심신이 무너진 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곳에서 평안을 얻으려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할머니는 죽고, 그를 업어 키웠다는 마을 사람들은 그녀의 삶에 함부로 침입한다. 며칠 뒤 윗집에 이사 온 멋진 여자 혜정(김혜나)을 언니처럼 따르며 웃기도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무례는 끝도 없이 심해지고 폭력을 일삼던 전남편까지 나타나자 미소마저 잃는다. 결국 물심양면으로 돕겠다는 혜정을 곁에 두고 악순환의 고리를 직접 끊고자 결심한다.

동명의 유명 미스터리 소설이 원작인 <그녀의 취미생활>은 통쾌한 복수극은 아니다. 정인은 그와 같은 쇼를 펼치기에는 여전히 두려움이 많다. 그럼에도 행동하는 과정에 서린 짙은 페이소스가 긴 여운을 남긴다. 인물에 대해 또렷하고 사려 깊은 태도를 유지하는 연출이 신뢰감을 준다. 정인이 가정 폭력을 당하던 결혼 시절로, 혜정이 잊고 싶어 하는 과거로 돌아가 재현하지 않는다. 두 여자가 자매처럼 연결된 현재에 집중하며 둘이 함께 도모하는 미래에 관심을 둔다. 정인을 향한 남성들의 위협은 창문 너머의 실루엣이나 목소리로 처리되는 등 대체로 시작 단계에서 보여주기를 멈춤으로써 폭력을 전시하는 걸 철저히 단속한다. 연약한 꽃잎처럼 보이다가도 장총 한 자루처럼 단단해지는 정이서의 섬세한 연기가 빛을 발한다. 중심에서 한 발짝 물러선 김혜나의 절제된 연기도 인상적이다.

상영 정보

7월 2일/ 19:30 /CGV소풍 4관

7월 4일/ 20:00 /CGV소풍 8관

7월 6일/ 13:30 /CGV소풍 6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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