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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아침이 오면 공허해진다’, 매일의 공허를 매일 채워 가는 삶에 대하여
이우빈 2024-05-29

이이즈카(가라타 에리카)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며 소박한 삶을 꾸리고 있다. 한때는 번듯한 광고회사에 다녔다고 하는데 왠지 예전 이야기를 쉬이 꺼내진 않는다. 친구도 없고 취미도 없는 이이즈카의 가만가만한 일상에 몇몇 사람이 들어온다. 중학교 동창 오오토모(이모우 하루카)를 우연히 마주치고, 편의점 동료인 모리구치(이시바시 가즈마)와도 점차 말을 트며 친해진다. 인물들의 이야기는 격변 없이 지루하고 특별하지도 않은 세상살이처럼 보인다. 그러나 모두는 가족관계나 사회생활에서 각자의 어려움을 지니고, 별나지도 않은 어려움에 졌다고 생각하며 자신을 세상 바깥의 인간으로 느끼기도 한다. 종종 친구와 가지는 술자리와 가벼운 술주정, 고장 난 커튼을 고치는 일, 남은 채소를 주변에 나누는 마음 정도면 매일의 공허를 채우기에 충분하다. 따스한 감정의 온도와 느릿한 박자감의 연출은 이러한 지고의 미덕을 차분하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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