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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 인도에서도 말썽
2002-07-29

X등급 상영 합법화 주장하던 등급위원장 비헤이 아난 사퇴인도영화등급위원장 비헤이 아난이 X등급 영화상영의 합법화를 둘러싼 마찰 때문에 사퇴를 선언했다. 지난해 9월 취임한 아난은 <밴디트 퀸> <엘리자베스>를 연출한 세카르 카푸르의 삼촌이자 그 자신도 1980년대까지 영화감독으로 활동했던 인물. 그는 1952년 제정된 인도영화 법령이 변할 때가 됐다고 주장하면서 특정 상영관에서는 소프트포르노를 상영할 수 있도록 할 것을 건의해왔다. 섹스와 누드, 폭력, 정치적으로 민감한 주제를 엄격히 제한하는 인도의 영화검열 기준은 보수적이기로 악명높지만, 대부분의 극장은 법망을 피해 삭제된 필름을 상영하기 때문이다. 개봉일 아침에 잘라낸 필름을 끼워놓고 지방경찰에 뇌물을 주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 아난은 “우리가 통제할 수 없다면 합법화시킨 뒤 감시하는 편이 낫다”고 제안했다. 그러나 여성단체에서 아난의 사퇴를 촉구하는 등 반발이 거세지자 정부는 “포르노영화의 상영은 바람직하지도 건전하지도 않다”는 문서를 보내 아난의 제안을 거절했다. 아난의 사퇴에 대한 인도영화계의 입장은 신중한 편이다. 아난은 퇴임할 때까지도 등급위원회가 의사결정의 자유를 가져야 한다고 고집한 반면, 정부는 위원회가 도덕적인 가치를 충실히 반영하는 오락만 대중에게 제공할 의무가 있다고 믿고 있다. 영화감독 시암 베네갈은 “시나리오에 필요하다면, 영화의 성(性)적 요소는 허락되어야 한다. 하지만 단지 자극을 위해서 삽입된 섹스장면은 금지되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밝혔다. 여섯명으로 구성된 인도영화등급위원회는 텔레비전과 극장에서 상영되는 모든 영화를 사전심의하고 등급을 결정하는 조직. 그동안 <카마수트라>의 미라 네어와 <밴디트 퀸>의 세카르 카푸르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얻은 많은 인도 감독들이 상당 부분의 필름을 잘라내는 수모를 겪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