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동화로 돌아가는 할리우드
2002-08-12

<해리 포터> 시리즈 7부작이 21세기 영화산업 최대의 프랜차이즈로 자리잡은 지금, 아동문학 서가는 명실상부한 할리우드의 금광이다. 아동문학 베스트셀러에 기초한 기획의 다수가 소박한 규모의 가족영화 범주를 넘어 스타급 배우, 일급 프로덕션 디자인, 첨단 테크놀로지를 동원하는 대형 프로덕션을 지향하고 있는 가운데 는 8월4일치 기사에서 각 스튜디오가 추진중인 아동문학 프로젝트들의 진도를 중간점검했다.영미권 시장을 뛰어넘는 보편적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역시 고전을 각색한 <피노키오>와 <피터팬>. <A.I.>에도 인용됐던 카를로 콜로디의 클래식 동화를 스크린에 옮기는 <피노키오>는 중년의 로베르토 베니니가 목각인형을 연기하는 모험을 감행해 귀추가 주목된다. 오는 크리스마스로 개봉날짜를 받아놓은 <피노키오>는 마을 세곳을 새로 짓다시피한 장대한 세트와 200마리의 쥐가 끄는 마차를 탄 푸른 요정 등 스펙터클도 예고하고 있다. 레볼루션스튜디오와 소니, 유니버설 등 세 스튜디오가 손잡고 만드는 <피터팬>은 1억달러 예산을 잡고 프리 프로덕션을 진행하고 있다. 알려질 대로 알려진 고전을 각색하는 두 신작의 공통점은 원작의 풍요로움을 최대한 복원한다는 원칙. 20편 이상의 영화를 낳은 <피노키오>는 1940년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노래를 삽입하느라 잘라낸 스토리를 복구할 예정이며, <피터팬>도 원작자 제임스 배리의 의도를 살려 배우 제이슨 아이작스가 후크 선장과 달링의 1인2역을 한다.원작에 충성하는 열성 팬을 거느린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영화의 숙명적 부담은 아동문학 분야라고 해서 덜하지 않다. 세기말을 배경으로, 안온한 환경에서 자란 틴에이저가 자유로운 영혼을 가진 불로불사의 이상한 가족을 만나 생기는 사건을 그린 내털리 배빗의 베스트셀러를 각색한 디즈니의 <턱 에버래스팅>(Tuck Everlasting)은 오랫동안 영화화 제의를 거절한 작가를 간신히 설득한 프로젝트답게 10월 개봉을 앞두고 초기 편집본을 전미 도서관 사서 컨퍼런스에서 시험 상영했다. 9월에 크랭크인해 2003년 추수감사절 개봉을 목표로 삼는 유니버설의 <모자 속의 고양이>는 <가위손>의 명 프로덕션 디자이너 보 웰치가 연출하고 마이크 마이어스가 주연하는 판타지. 원작자 닥터 수스의 미망인 오드리 가이젤이 역시 수스의 원작을 각색한 <그린치>에서 그랬듯이 시나리오와 캐스팅을 꼼꼼히 간섭하고 있다.반면 원작에 대한 영화의 가필을 괘념치 않는 작가도 있다. 파라마운트가 2003년 겨울 개봉할 <레모니 스니켓에게 일어난 일련의 불운한 사건들>의 작가 다니엘 핸들러는 “책이 나오면 작가는 다르게 썼으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을 갖는다. 가지 않은 길의 결과를 영화를 통해 보는 것도 재미난 일이다”라고 밝혔다. 이 너그러운 원작자를 만난 운좋은 제작진은 <아담스 패밀리> 이후 재회한 배리 소넨필드 감독과 제작자 스콧 루딘. 아동문학의 그릇으로 애니메이션이 빠질 수 없다.사실적인 어린이 캐릭터로 호평받은 모리스 센닥의 그림책 <야생이 있는 곳>과 원숭이가 활약하는 <호기심 많은 조지>는 컴퓨터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다. 애초 비벤디 유니버설의 마스코트 노릇을 할 프로젝트로 기대를 모았던 <호기심 많은 조지>는 회사가 최근 경영위기에 봉착하면서 멈칫했으나 여전히 2005년 개봉을 목표로 캐릭터 개발을 진행중이라고 는 보도했다.

김혜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