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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 오브 파이어> 감독 롭 바우만 인터뷰
2002-08-13

-TV시리즈 할 때와 영화를 감독할 때의 차이점은.=우선 크기가 다르다. 화면, 클로즈업의 정도, 배경 등이 다 크다. 아이디어도 더 커야 한다. 디테일도 섬세해야 한다. TV는 공짜지만 영화는 관객이 쓰는 돈값을 해야 한다. 자동차 기름값, 극장표값, 팝콘, 콜라값 등 한 가족이 영화보면 최소한 50달러는 날아간다. TV의 본질은 스토리와 캐릭터지만, 영화는 거기에 더해 스펙터클이 포함된다. 영화 만들 때 힘들었던 건 시리즈의 스탭들을 그대로 데려갈 수가 없었다는 거다. 이 시리즈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였기 때문에 빼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영화는 모두 새로운 스탭과 해야 했다. TV스탭들은 내 취향을 알아서 진행에 거침이 없는데. 영화를 할 때는 부분마다 일일이 설명해야 했다. 시간소모도 많았고 설득과정에 어려움도 컸다.-배경을 미국 아닌 영국으로 정하고, 촬영도 아일랜드에 한 이유는.=미국을 배경으로 삼는 게 적당하지 않았다. 용 형상의 괴물이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빌딩 위에 날아앉는 게 안 어울린다. 아일랜드를 택한 건 스파이글라스영화사가 이미 그곳에 스튜디오를 비롯한 제반 준비를 갖추어 놓았기 때문이다. 아울러 더블린 교외 로케장소의 으스스한 분위기가 이 영화에 적합했다. 계곡의 표면이 구워놓은 밤껍질처럼 갈색과 검은색으로 잘 혼합되어 마치 불에 탄 듯한 모습을 줄 뿐 아니라 신화적인 이미지도 갖고 있다. 영화 을 찍을 때 로스앤젤레스가 아니라 밴쿠버에서 촬영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물론 해외 로케를 하면 세금혜택이 있다는 이유도 있지만.-재앙액션에 묵시론적 분위기를 가미한 이유는.=종말이 일어난다는 걸 보여주는 일은 흥미롭지 않다. 그런 건 <인디펜던스 데이> 같은 영화에서 이미 취급했다. 내게 흥미를 준 것은 핵공격 이후 살아남은 인간들이 여전히 존재하는 괴물들의 공포에 어떻게 반응하느냐 하는 인간에 관한 것이었다. 즉 재앙 뒤에 살아남은 인간들이 치러야 하는 일에 관심이 많았다. 요즘 세상살이가 기계화되고 전문화되면서 가족이나 공동체로부터 사람들이 멀어진다. 이 영화는 잠깐이나마 TV도 없고, 문명도 없는 인간 기본의 원시적 삶의 형태를 떠올리게 할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재앙이, 세계종말이 일어난다 해도 그 이후 살아남은 사람들이 이런 식으로 구제될 수 있다는, 희망을 주고 싶었다.-이 영화의, 용 닮은 괴물 형상을 어떻게 디자인했나.=용은 이 세계에 존재하는 동물들의 변종이지 외계에서 온 게 아니다. 내가 중점을 둔 건 이 세상에 사실상 존재할 수 있는 괴물의 이미지였다. 고질라 같은 걸 재현하고 싶지도 않았다. 그래서 상상적인 게 아니라 실제 존재하는 동물의 형상을 조합했다. 표범 같은 동작에, 숨소리는 킹코브라 같고, 비늘과 눈은 악어를 닮게 했다. 실제로 존재할 것 같은 느낌을 주고 인간을 압도하는 힘이 있는, 그런 괴물을 만들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