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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청률 앞에 무릎꿇다
2001-04-02

해외리포트 / 박스

한때 프라임타임을 점거했던 미국 공중파 방송의 영화와 미니시리즈들이 ‘미운 오리 새끼’가 됐다. 원인은 저조한 시청률. 의 보도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 일요일 밤 시간대에 영화를 방영해온 는 이번 가을부터 영화를 편성에서 제외하겠다고 3월28일 발표했다. 이 채널의 미니시리즈 <잃어버린 제국>이 미니시리즈 사상 최저 시청률을 기록한 지 1주일 만에 내려진 결정이다. 위기의식을 느낀 는 최근 <한니발>의 공중파 방영권 경쟁에서 기권했다. 수요일 밤 영화가 22%, 일요일 밤 시간대 영화가 11%의 시청률 하락을 기록한 역시 대책을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현상의 첫 번째 원인은 선택 폭이 넓어진 매체환경. 흥행 대작은 공중파에 방영되기 전에 극장, 비디오, 케이블, DVD를 통해 대중과 접촉하는 반면, 틈새 시청자를 공략하는 성인용 영화들은 대사를 지우거나 표현을 희석할 필요가 없는 <쇼타임> 같은 유료 케이블 채널이 차지하고 있다. 는 지난해 추수감사절 때 편성한 <타이타닉>에 큰 기대를 걸었으나, 안 본 사람이 없는 영화 <타이타닉>은 고작 1700만명의 시청자를 TV 앞에 불러모으는 데 그쳐 주간 시청률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시청률 하락과 방송사의 투자 위축, 안이한 발상이 악순환을 불러일으키면서, 한때 10억달러 규모의 번영하는 산업이었던 미니시리즈 및 TV영화 제작 역시 최근 들어 관련 스탭들의 생계마저 위협받는 국면에 접어들었다. 곤경을 돌파할 단기적 해결책이 보이지 않는 가운데 방송사들이 강구할 수 있는 응급치료는 ‘포장술’뿐인 듯. “포인트는 방영되는 영화 하나하나를 이벤트처럼 느껴지게 하는 것이다.” <한니발> 공중파 방영권을 구매한 관계자의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