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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회 로카르노 영화제-황금 표범, 젊은 포효를 내지르다[2]
2002-08-19

아시아 영화 줄어든 것은 아쉬운 점올해 로카르노는 32개국의 영화를 소개했으나 아시아 영화는 지난해에 비해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피아자 그란데에서는 일본 감독 다카시 미이케의 <데드 오어 얼라이브 파이널>이 딱 하나 들어 있었을 뿐 나머지는 미국과 유럽영화로 나뉘어졌다. 이를 두고 기자쪽에서는 유로화와 달러의 대결이라고 평을 했는데 국제경쟁 부문에도 동양권 영화는 중국, 인도 그리고 이란영화 정도로 그쳤다.

이번 NETPAC의 심사위원 자격으로 로카르노를 찾았던 부산영화제 김동호 집행위원장은 “올해 각 분야에 아시아영화가 몇개 안 되는데다 특별히 작품성이 뛰어난 영화가 보이지 않았고 다만 이란과 팔레스타인 지역의 한두편 다큐멘터리가 꽤 좋았다”며 실망하는 표정이었다.참가국은 많지 않았지만 32편으로 묶은 인도영화 회고전(1975∼2002) ‘인도의 여름’, 그리고 탈레반 정권 후퇴 이후 세계 최초로 열린 아프가니스탄 특별전 ‘아프간 하루’는 동양영화에 대한 개념을 바꿔놓은 야심찬 희귀 프로그램이었다. 아프간 특별전에선 15편이 소개됐다. 발리우드로 통칭되는 인도영화의 이번 파노라마 프로그램은 작가영화의 상징인 샤티야지트 레이, 므리날 센에서 최근 상업적으로 대성공을 하여 화제가 된 <라간>의 아고바리카 감독까지 다양하고 역동적이었다. 그리고 지난해 <라간>에 이어 올해에도 인도 출신의 영국 감독 거린다 차다의 <슈팅 라이크 베컴>이 다시 관객상을 받게 돼 인도영화 열풍은 스위스 관객에게까지 닿았다.그와 반대로 아프가니스탄영화는 비디오 작품이 대부분이었고 그마저 최악의 상황에서 만들어진 탓에 작품 수준도 상대적으로 낮았다. 하지만 사람들이 눈앞에서 굶고 죽어가는 상황에서 그런 걸 논하는 게 무슨 의미가 있으랴. 그중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이란의 마흐말바프 감독의 <아프간 알파벳>은 이란에 파난온 아프간 애들이 정규학교에 들어가지 못하고 학교 밖에서 귀동냥으로 공부하는 비참한 현실을 보여준다. 피난민 천막 안에서 아이들이 ‘아바’(물)를 합창하듯 이구동성으로 외우는 장면은 감독의 전 작품 <칸다하르>보다 더 절망적이다.로카르노의 메시지. 네 아비를 사랑하라올해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평하자면 리얼리즘을 바탕으로 한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과 종교분쟁의 문제점이 주류 테마로 떠올랐다. 상징적으로 유럽의 68세대가 부모를 배척하고 아버지 죽이는 데 앞장섰다면 그들의 자식은 부모의 사랑에 굶주린 세대로 따뜻한 가정을 그리워한다. 좋은 예로, 올해 은상을 받은 아르헨티나 감독 디에고 레르만의 <갑자기>는 거리를 헤매는 펑크족인 두 젊은 여성과 얌전한 여점원이 만나 자신들의 성에 대한 아이덴티티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셋 중 하나는 노인의 죽음을 통해 가족의 의미를 깨닫고 의식적으로 멀리했던 어머니를 다시 찾는다.프랑스 감독 자코프 베제르의 <네 아버지를 사랑해라>는 불신으로 점철된 부자간의 막힌 관계가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풀리는 과정을 그렸다. 감독은 아버지를 죽이고 싶도록 미워하는 젊은이들에게 이 영화를 보여주고 싶다고 했는데, 그리스 여성감독 페니 파나요토플루의 <어려운 이별, 아버지>에서 한 소년이 차사고로 죽은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을 다뤘다.종교분쟁을 가장 예리하게 파헤친 영화는 평론주간의 다큐멘터리영화 <바그다드를 잊어라>와 경쟁부문의 <미스터 앤드 미세스 아이러>였다. 전자는 스위스의 사미르 감독의 작품으로 바그다드에서 성장기를 보낸 네명의 유대인이 이스라엘로 이민간 뒤 겪는 두 문화의 충돌을 통해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에 대한 진원을 캐묻는다. 그리고 후자는 인도의 여성감독 아파르나 센 감독이 9·11 테러 뒤 만든 작품으로 내용은 여러 지역의 여행객이 버스여행을 같이하는 도중에 힌두족과 이슬람족 사이에 벌어지는 대량학살의 참극과 마주치면서 평온했던 버스 안이 갑자기 불신과 배반의 지옥으로 변하는 인간비극을 그리고 있다. 그 밖에도 현실문제를 반영한 수작이 많았는데, 대상이 관객의 관심에서 완전히 벗어나 있던 독일 감독 라인 딜티의 영화대학 졸업작품 <욕망>에 주어지자 다들 너무도 뜻밖이라는 차가운 반응을 보였다. 7명으로 이뤄진 올해 심사위원의 위원장은 크로아티아 출신으로 세르비아와 프랑스에서 제작자로 활동하는 체도미르 콜라였다.수상작품황금표범상: 독일 감독 라인 딜티의 첫 작품 <욕망>(Das Verlangen)은표범상: 아르헨티나 감독 디에고 레르만의 두 번째 작품 <갑자기>(Tan de Repente)심사위원 특별상: 이란 감독 라술 사드르 아멜리의 작품 <나는 타라네, 15살>(Man, Taraneh, Panzdah sal Daram)은표범상: 헝가리 감독 코넬 문드르초의 작품 <기쁜 날>(Szep Napok)여배우 최우수상: <나는 타라네, 15살>의 타라네 알리두스티남배우 최우수상: <어려운 이별: 아빠>의 조르지 카라야니스

왼쪽부터 은표범상의 코넬 문드르초 감독배우상을 받은 조르지 카라야니스와 타라네 알리두스티대상인 황금표범상의 라인 딜티은표범상의 디에고 레르만.로카르노 = 임안자/해외특별기고가▶ 제55회 로카르노 영화제-황금 표범, 젊은 포효를 내지르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