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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통신원] 지브리 스튜디오 신작 <고양이의 보은> 개봉
2002-08-26

지난해 여름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을 내놓아 일본 열도를 뜨겁게 달궜던 지브리 스튜디오가 지난 7월20일 신작 <고양이의 보은>을 내놓았다. <원령공주>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으로 무서운 관객 동원력을 발휘한 바 있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은 이미 일본에서 믿음직한 하나의 ‘브랜드’가 됐다. 그런 미야자키 감독의 오늘을 있게 만든 곳, 세계적으로 어필하는 재패니메이션의 거점이 바로 1985년에 설립된 스튜디오 지브리다.설립 당시에는 모든 스탭이 작품당으로 계약하고, 작품의 흥행수익으로 차기작을 만드는 다소 불안정한 시스템이었지만, 1989년에 사원 제도과 신인 채용을 시작해서 좀더 지속적으로 작품을 제작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선회했다. 지브리 스튜디오는 설립 이래 TV용을 포함해서 모두 12편을 제작해왔고, 그중에서 6편을 미야자키 하야오가, 4편을 다카하다 이사오가 연출했다.이번 <고양이의 보은>은 원래 고양이가 나오는 단편으로 기획을 시작했는데 점차 규모를 키워 최종적으로 극장용 장편으로 만들어냈다. 제작기간이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과 맞물려, 미야자키 감독은 ‘기획’에만 이름을 올렸고, 연출은 다카하다 이사오의 99년작 <이웃집 야마다군>에서 원화를 담당했던 모리타 히로유키가 맡았다. 극장용 장편애니메이션 연출은 <고양이의 보은>이 처음인 모리타 히로유키는 <키네마순보>와의 인터뷰에서 “미야자키 감독의 흉내를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겉만 따라하는 것은 기호적인 것에 불과하니까”라고 밝히고 있다.우연한 계기에 고양이 나라의 왕자를 구해낸 여고생이 왕자를 따라 고양이 나라를 찾아가면서 맞닥뜨리는 여러 가지 모험을 그린 이 작품은 미야자키 하야오 작품에서와 같은 심오한 테마는 없지만, 상쾌하고 유쾌한 오락영화로 손색이 없다. 지브리 스튜디오의 95년 작품인 <귀를 기울이면>의 원작자인 히이라기 아오이가 스토리를 써서인지, <귀를 기울이면>에 나왔던 고양이들이 다시 등장하고 있다는 것도 흥미롭다.<고양이의 보은>과 함께 단편 <기브리스 에피소드2>도 동시상영됐는데, 이 작품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 기브리를 배경으로, 거기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일상을 코미디, 복고, 전위 등 여러 각도에서 그려내고 있다. 내용에 따라 CG의 터치가 변하는 등의 의욕적인 실험도 돋보인다. <고양이의 보은>과 <기브리스 에피소드2>는 스튜디오 지브리가 낳은 신선한 작품들이지만, 흥행 성적은 기대에 어긋나고 말았다. 여름방학 동안 부모의 손을 잡고 극장을 찾은 어린이들이 주관객이었으나, 그들로선 여고생 주인공에 감정을 이입하기가 어려웠던 것. 어린 관객과 어른 관객을 함께 사로잡었던 미야자키 하야오의 위대함이 다시 한번 확인되는 순간이다. 내년 2월부터 미야자키 하야오의 신작 제작에 착수할 지브리 스튜디오는 그때까지 스탭들의 재충전을 위해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그동안 미야자키와 그의 팀원들은 두둑하게 힘을 쌓아가겠지만, 그런 미야자키를 위태롭게 할 새로운 재능을 만나고 싶기도 하다.도쿄=사토 유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