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츠 바로가기[Skip to contents]
HOME > News & Report > News > 해외뉴스
할리우드여, 50대 영화관객을 잡아라
2002-10-14

50대를 우습게 보지 말라! 최근 미국의 일간지 <샌프란시스코 크로니클>이 밝힌 MPAA 통계를 보면 미국의 영화관객 가운데 50대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10년 새 5%에서 10%로 크게 늘었다. 1990년에서 2000년까지 연령별 관객 비중을 조사한 이 통계는 할리우드가 주류 관객으로 여기는 10대와 20대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줄어든 반면 2차대전 종전 뒤 출생한 베이비 붐 세대는 50이 넘어서도 극장에서 영화보는 습관을 버리지 않았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통계에 따르면 10년간 16∼20살 관객은 20%에서 17%로, 25∼29살 관객은 14%에서 12%로 줄었다.이 기사는 50대 이상 관객이 움직여서 성공한 대표적 예로 <블레어윗치>를 뛰어넘는 흥행을 기록한 <나의 그리스식 결혼>을 들었다. <나의 그리스식 결혼>은 지금까지 1억2400만달러를 넘는 흥행수입을 올렸다. <싸인> <로드 투 퍼디션> <뷰티풀 마인드> 등도 중년 관객의 덕을 많이 봤다는 분석. 이처럼 지긋한 나이의 관객은 30초 TV광고에 쉽게 움직이는 젊은 관객에 비해 지면에 실리는 영화평에 민감하고 극장을 찾는 속도에서도 차이가 난다.개봉 첫 주말에 왕창 몰리는 대신 입소문을 듣고 천천히 움직인다는 것이다. 개봉 첫 주말의 본전을 뽑으려는 블록버스터가 여전히 10∼20대 관객을 주요 타깃으로 생각하는 것은 50대 관객의 반응이 느린 것과 관계있다. 콜럼비아픽처스 회장 에이미 파스칼은 이렇게 말한다. “나이든 관객을 타깃으로 하는 영화를 만들 때는 영화를 더 잘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 하지만 좋은 영화를 만드는 것보다는 브랜드 네임이 있는 영화를 만드는 게 쉽다.” 할리우드가 50대 관객의 비중을 인정하면서도 여전히 10∼20대 관객 위주로 흘러가는 이유를 설명하는 말이다. 어쨌든 미국영화가 일대 변혁을 꿈꿨던 70년대, 새로운 영화를 찾는 데 열정적이었던 그 젊은이들이 50대가 된 지금도 미국영화가 품위를 잃지 않는 데 일조하고 있다는 사실은 80년대 말부터 영화를 진지하게 대하는 사람이 급격히 늘어난 국내 상황과도 비교해볼 만한 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