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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보고] 제40회 뉴욕영화제 [1]
2002-10-14

“국가나 장르에 구애없이 25편의 장편영화를 선정하는 기본구조는 뉴욕영화제의 주요 특징이다. 뉴욕영화제는 파노라마가 아니라 선택이다. 선정된 영화는 오늘날 영화의 경향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제시한다.”뉴욕영화제 선정위원회 의장인 리처드 페냐는 위와 같이 영화제의 성격을 규정한다. 즉, 뉴욕영화제는 칸, 베니스, 베를린, 토론토, 선댄스 등 수백편의 영화를 초청하는 영화제들 중에 출품된 작품들 가운데서도 가장 우수한 25개의 작품들만을 다시 선별하되, 어떠한 범주로 영화를 나누길 거부한다. 따라서 섹션도 없고 나라별 안배도 없이 비경쟁으로 대중 상영 위주로 진행되는 뉴욕영화제는 그 선택이 하나의 주장이다. 뉴욕영화제가 선정했다는 사실만으로 영화는 권위를 가지고 관객과 만나게 된다. 백화점에서도 고급 부티크 매장이라고나 할까.이렇게 선정된 각 영화에 대해 뉴욕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매체인 <뉴욕타임스>는 영화제 전에 리뷰기사를 실고, 배급업자와 극장주들은 아직 미국 내 배급권이 결정되지 않았거나 개봉시 극장이 확정되지 않은 영화를 놓고 현장에서 활발히 교섭을 벌인다. 그리고 관객은 뉴욕영화제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영화제를 보러 온다. 뉴욕영화제의 모든 영화가 미국 내 첫 상영이므로 입소문을 거치지 않은 영화를 본다는 기쁨과 함께 세계영화계의 주요한 흐름을 몸소 경험하기 위해서다. 그렇게 해서 뉴욕영화제가 발굴하고 지원했던 60년대 프랑스 누벨바그, 체코 뉴웨이브, 70년대 뉴저먼 시네마, 미국 독립영화, 80년대 중국 5세대 영화, 90년대 이란영화는 대중적으로 확산되어 그 존재를 인정받게 되었다. 1963년, 루이스 브뉘엘의 <전멸하는 천사>를 개막작으로 문을 연 뉴욕영화제는 올해 40회를 맞이하면서 페드로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 말해>를 폐막작으로 17일간의 일정을 마감했다. 40년간 1천여편의 영화가 뉴욕영화제를 거쳐갔지만, 한국영화는 올 2편의 영화 외에 이전까지 선정된 작품이 단 두편이다. 1988년 이장호 감독의 <나그네는 길에서도 쉬지 않는다>와 2000년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 그리고 각종 국제영화제의 낭보 속에 한국영화가 가지는 세계영화계에서의 위상을 확인한 듯, 올해는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과 홍상수 감독의 <생활의 발견> 두편을 선정, 한국영화의 거장과 세계영화계에 떠오르는 한국의 대표적인 작가주의 감독을 동시에 소개하고 있다. 작품 경향 다채로운 가운데 인종문제 이슈화

9월27일부터 10월13일까지 열린 뉴욕영화제의 선정작을 살펴보자. 칸에서 온 작품으로는 <슈미트에 대하여>(미국, 알렉산더 페인), <아들>(벨기에, 다르덴 형제), <러시아 원칙>(러시아, 알렉산더 소쿠로프), <취화선>(한국, 임권택), (이란, 압바스 키아로스타미), <미지의 즐거움>(중국, 지아장커), <불확실한 원칙>(포르투갈, 마뇰 드 올리베이라), <과거없는 남자>(핀란드, 아키 카우리스마키), <내 어머니의 미소>(이탈리아, 마르코 벨로치오), <펀치 드렁크 러브>(미국, 폴 토머스 앤더슨), <행복을 기다리며>(모리타니아, 압데라만네 시사코), <성스러운 개입>(프랑스/팔레스타인, 엘리아 슐레이만), <존재와 소유>(프랑스, 니콜라스 필리베르) 등이 있다. 그리고 베를린에서 <블러디 선데이>(영국, 폴 그린그래스), <안전행위>(프랑스, 베르트낭 타베르니에), <맹점: 히틀러의 비서>(오스트리아, 안드레 헬러), <월요일 아침>(프랑스, 오타르 로셀리아니), 베니스에서 <막달레나 시스터즈>(스코틀랜드, 피터 뮬란), <작은 마을의 봄>(중국, 티엔주앙주앙), <금요일 밤>(프랑스, 클레어 데니스), 토론토에서 <오토 포커스>(미국, 폴 슈레이더), <생활의 발견>(한국, 홍상수), <그녀에게>(스페인, 페드로 알모도바르), 로카르노에서 <러브와 다이안>(미국, 제니퍼 드워킨) 등의 작품들이 다시 선별되어 뉴욕으로 왔다. 그중 개막작은 오스카 주연상 수상을 일찌감치 예감케 하는 잭 니콜슨의 풍자적인 반영웅 역할이 돋보이는 <슈미트에 대하여>이며 센터피스는 애덤 샌들러의 스타 페르소나를 적절히 이용한 코미디 <펀치 드렁크 러브>, 폐막작은 선정작마다 개폐막을 장식, 뉴욕영화제가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하나인 알모도바르의 <그녀에게>이다. 올 영화제 선정작은 3편의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추상적인 영화에서부터 스타가 출연하는 괴짜 할리우드영화까지 다채로움을 선사한다. 이미 세계영화계에 거장으로 명성이 드높은 알모도바르, 키아로스타미, 올리비에라, 소쿠로프, 카우리스마키 등에서부터 신진 거장으로 성장가도에 있는 데니스, 슐레이만, 지아장커, 홍상수 등까지 포괄한다. 그외 특별 상영작품으로 F.W. 무르나우의 걸작 고전인 <파우스트>(1926)가 새로운 35mm 프린트로 선보였고, 호금전의 <대취협>(1965)이 <와호장룡>에 영감을 준 작품으로 젊은 협녀 역의 정패패를 내세워 상영되었다. 또한 최근의 인도 발리우드영화들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반영해 <파이어>의 배우이자 여성운동가이기도 한 사바나 아즈미의 발리우드 대표작들을 묶어 회고전 행사로 상영하고 있다. 또 하나의 특기할 만한 행사로 ‘진정 살아 있는 색깔: 미국의 오늘과 내일, 영화와 TV에 나타난 인종’이란 제목으로 포럼이 진행되었다. 할리 베리와 덴젤 워싱턴의 오스카 주연상 수상의 감동이 아직도 가시지 않는 지금, 예술과 정치방면에서의 인종문제가 영화와 TV에서는 어떻게 반영되는지에 대한 이슈는 학자들뿐만 아니라 대중의 시선을 잡기에도 충분한 행사였다. 뉴욕=정민아 통신원 ▶ [현지보고] 제40회 뉴욕영화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