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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최강의 홈페이지 열었소!
2002-10-16

<YMCA야구단> 홈페이지 제작 김중연

1988년 캘거리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자마이카 최초의 봅슬레이팀의 실화 <쿨러닝>에다 <록키>식의 픽션을 코믹하게 가미한 <YMCA야구단>은 도배 오줌보 외엔 ‘뽈’이라는 걸 본 적이 없는 조선 민중이 ‘뻬쓰뽈’을 놓고 우왕좌왕하는 모습만으로도 웃기는 영화다. 초짜들이 단기에 대가로 변모하기 위해 겪는 수련의 과정이란 좀더 리얼하게 표현하자면 ‘피눈물나도록 웃기는 발광쇼’에 가깝기 때문이다. 약간의 픽션을 제외하면, 더없이 사실적이고 진지한 내용이지만 ‘이래봬도 선비’라던 송강호의 점잖치 못한 목소리에 관객은 고만 참지 못하고 “큭큭” 혹은 “낄낄” 웃음을 내어주고 만다. 이러한 반응은 홈페이지에서도 그대로 이어진다. 예스러운 색감 위로 비트감 있는 YG패밀리의 노래가 흐르면 등장인물들이 우스꽝스러운 플래시 모션 그래픽스로 등장해 100여년 전 조상들의 말투로 자신과 영화제작 현장을 소개한다. 시대극임을 알리는 듯한 ‘입장하오’ 시작 페이지를 지나자마자, 신여성 정림(김혜수)을 두고 자웅을 겨루는 호창 선비(송강호)와 오대현(김주혁)의 대결과, 일본 성남구락부와 Y팀의 뻬쓰뽈 대결이 영화 속 긴장감과는 별 상관없이 날카로운 웃음의 비수를 간직한 채 모니터 곳곳에서 펼쳐진다(말풍선으로 주고받는 캐릭터간의 코믹한 대화는 예상치 못한 반전의 결말까지 품고 있다. 직접 확인해보시길). 이미 7월부터 티저 홈페이지의 문을 열어둔 이곳에는 호기심 많은 네티즌들과 YG패밀리, 량현량하 등의 소녀 팬들이 한 차례 다녀간 상태. 개봉일이던 10월3일이 지난 뒤에는 영화의 감동을 함께하고자 하는 관객의 비평이 줄을 잇는 중이다. 홈페이지의 텍스트를 따라 거의 모든 방문객이 ‘하오체’를 구사하는 통에 타임머신에 오른 기분까지 든다. 홈페이지를 제작한 ALL-M의 김중연(29) 팀장은 이미 <버스, 정류장>의 홈페이지 작업으로 명필름과 인연을 맺은 바 있다. 짧은 시간 안에 최대한 역량을 뽑아내는 그의 실력에 반한 명필름이, 이번에는 ‘조선 최고, 최강의 홈페이지’를 부탁했다. 특히 인물에 중점을 두는 홈페이지를 원한 영화사의 요구에 따라, 어느 곳보다 캐릭터 페이지에 공이 들어가 있다. 각각의 야구단원들에게 할애된 페이지마다 서로 다른 색감을 주고, 수백장의 스틸컷에서 다리 떼고, 몸통 떼며 때아닌 <텔미썸딩>식 엽기 수작업을 한 플래시까지 붙여 영화의 흥미를 불러일으키고, 잔향을 되새기게 하는 데 과연 최강이라는 생각. ‘YMCA 국어사전’이나 글월 게시판을 둘러보고 예고편, 인터뷰 필름 등 총 9가지 동영상을 챙기면 선물도 따라온다 하오.글 심지현 simssisi@dreamx.net / 사진 정진환 jungjh@hani.co.kr

프로필1973년생건국대학교 영어영문학과 92학번대학 영자 신문 카툰 기고현재 웹디자인 회사 ‘ALL-M’ 디자인팀장외화 <드리븐> <버스, 정류장> 홈페이지 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