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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츠 상영작 13편 미리 보기(3)
2002-10-17

천개의 욕망,그러나 당신 또한 죽는다

<당신과 나> You and Me/ 1938년/ 94분/ 미국

집행유예로 감옥에서 나온 뒤 백화점 점원으로 새로운 삶을 시작한 헬렌은 비슷한 처지의 남자를 만나 사랑하지만 주위의 시선 때문에 남남인 척한다. 전작 <분노> <한번 뿐인 삶>과 유사한 주제를 다루고 있지만, 랑은 여기에 코미디와 뮤지컬적인 요소를 가미하여 경쾌한 분위기의 복합장르를 시도했다. 베르톨트 브레히트의 <서푼짜리 오페라>의 음악을 담당해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쿠르트 바일이 음악을 담당하는 등 야심찬 기획이었지만 복합장르에 익숙지 않았던 당시 미국의 비평과 관객으로부터 철저히 외면당했다.

<사형집행인 또한 죽는다> Hangmen Also Die/ 1943년/ 134분/ 미국

체코를 점령한 나치의 악명 높은 사령관 하이드리히 암살사건과 이에 대한 독일의 대량 보복학살의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전작인 <인간 사냥>(Man Hunt), <공포의 정부>(The Ministery of Fear)와 더불어 ‘반나치 삼부작’으로 불린다. 각색 작업에 당시 할리우드에 망명 중이었던 베르톨트 브레히트가 참여했지만, 작업 도중 견해 차이로 도중하차했다. 랑은 이 영화를 나치의 본질에 어두운 미국인을 위하여 제작하였다고 밝힌 바 있다.

<진홍의 거리> Scarlet Street/ 1945년/ 102분/ 미국

평범하지만 성실한 중년의 사무원 크로스는 어느 날 거리에서 만난 캐서린이란 젊은 여자에게 한눈에 반한다. 이를 눈치챈 그녀는 애인과 짜고 그를 유혹해 돈을 뜯어내기 시작한다. 랑 자신이 설립한 다이아나프로덕션의 첫 영화로 장 르누아르의 <암캐>를 리메이크한 작품. <창속의 여인>과 함께 남자를 파멸시키는 팜므 파탈의 전형을 보여준 영화로 소박한 영혼이 어떻게 해서 자신과 주변의 탐욕에 의해 파멸해가는가를 랑에게서는 보기 드문 세밀한 심리묘사를 통해 그려낸 수작.

<마부제 박사의 천개의 눈> Das tausend Augen des Dr. Mabuse/ 1960년/ 105분/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할리우드에 분 매카시 선풍을 피해 다시 독일 정착을 꾀한 랑의 세 번째 작품이자 유작. 이전 작품에서 최면과 텔레파시 같은 초능력을 통해 세상을 지배하려던 마부제 박사는 이제 방송국을 통해 모든 것을 감시하고 원자폭탄으로 세상을 지배하려 한다. 항상 동시대의 문제를 영화 속에 담고자 했던 랑의 영화철학이 잘 드러나는 작품. 자신에게 부와 명성을 가져다주었던 <마부제 박사>의 지명도를 활용해 흥행에 재성공하려 했으나 결국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