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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영화들, 창고에서 뭐하나
2002-10-21

영화데이터베이스에 들어가서 ‘할리 조엘 오스먼트’라고 쳐보자. ‘<식스 센스> <A.I.> <아름다운 세상을 위하여>….’ 그러나 그가 2001년 찍었다고 되어있는 <Edges of the Lord>라는 영화에 대해선 들은 적도 본 적도 없다. 할리 조엘 오스먼트가 나치의 폴란드 침공 당시 살아남게 되는 유대인 소년으로 출연하고 윌렘 데포가 폴란드 성직자로 함께 등장하는 이 영화의 완성된 필름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매년 할리우드 스튜디오는 한명 정도의 스타만 있다면 별 생각없이 영화를 제작하고 대부분 ‘끔찍한, 실소를 멈출 수 없는’ 등의 리뷰를 받는 운명에 처하며 결국엔 배급단계에서 흥행이 불확실하다고 판단된 상태로 그냥 스튜디오 창고에 처박혀지는 것이다. 이렇듯 제작사의 선반 위에 올려진 채 일반인에게 공개되지 않고 있는 영화는 <Edges of the Lord>뿐만이 아니다. 국내에서 이미 개봉한 실베스터 스텔론의 <D-Tox>는 미국에선 미개봉작이며, 빌리 밥 손튼이 1998년 시나리오를 쓰고 직접 감독한 <데디 앤 뎀>도 99년 개봉작 리스트에 올려져 있었으나 여전히 개봉이 불확실한 상태이며, 알 파치노의 <People I Know>나 벤 애플렉의 1999년작 <더 서드 휠> 역시 바로 비디오 가게로 직행해야 할 신세. 마이클 케인의 복싱드라마 <샤이너>도, 헤더 그레이엄, 조셉 파인즈 주연의 <킬링 미 소프틀리>도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렇듯 개봉 못하는 영화가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미라맥스의 창고는 이런 불쌍한 신세의 영화들로 터져나가기 직전이라고. 다행히 <그레이 존>이나 <Edges of the Lord> 등은 가까스로 개봉기회를 잡을 듯 보이지만 몇백년 된 와인이 아니고서야 오래 묵힌 영화에 취하겠다고 달려드는 관객이 얼마나 있을까 다 만든뒤 맛없다고 후회말고 만들기 전에 재료나 요리사, 조리법 등을 꼼꼼히 살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