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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마리포트] <칼라스 포에버> 예술이여, 영원히!
2002-10-21

마리아 칼라스 일생 다룬 프랑코 제피렐리 신작 <칼라스 포에버>이태리 영화계의 셰익스피어로 알려진 프랑코 제피렐리 감독의 신작 <칼라스 포에버> (Callas Forever)가 지난 9월20일 이탈리아에서 개봉돼 눈길을 모으고 있다. 제피렐리는 자신의 친구이기도 했던 성악가 마리아 칼라스의 일대기를 다루면서, 그녀의 예술적인 면보다는 그런 그녀의 능력 뒤에 숨어 있던 힘든 사생활과 비정상적인 사랑, 그리고 비극적인 죽음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영화는 이미 한 시대를 풍미하던 목소리도 녹슬고 잊혀져 세상의 눈을 피해 고립된 삶을 살아가는 칼라스의 말년을 비추며 시작한다. 그런 그녀의 좌절과 고독은 오랜 친구이자 매니저였던 래리와의 만남으로 전기를 맞는다. 그가 칼라스에게 새로운 출발을 약속한 것이다.칼라스에게 주어진 일은 전성기 시절에 연기한 오페라 <카르멘>에 다시 출연하는 것이었는데,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 연기만 하고, 예전의 목소리가 그 위로 더빙되는 방식이었다. 화려한 무대에 다시 서게 된 칼라스는 고령에도 불구하고, 정열적인 연기를 선보인다. 그러나 예전 목소리로 덧입혀진 자신의 연기를 본 그녀는 원본 테이프를 없애달라고 부탁하고, 54살의 나이에 삶을 마감하게 된다.칼라스 역은 프랑스 배우 파니 아르당이 맡았는데, 제피렐리 감독은 그녀는 외모는 물론이고 연기로서도 ‘매우 칼라스적이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한다. 감독은 칼라스의 절친한 친구 래리로 출연한 제레미 아이언스에 대해서도 찬사를 보낸다. “파니와 제레미를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연기는 칼라스에 대한 영화를 만드는 데 가장 완벽한 배우들이었다.”영화 <칼라스 포에버>는 9월 초 프랑스에서 첫 시사를 열었는데, 그즈음 제피렐리 감독이 베니스영화제 초청을 거절한 것이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내 영화는 베니스영화제에서 공개할 그런 영화가 아니다. 베니스는 이란, 인도영화들이나 가는 곳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탈리아 프리미어는 9월12일 이탈리아 대통령과 많은 영화 인사들이 참석하는 등 화려하게 진행됐으며, 이 자리에서 올해 80살인 노장 감독 프랭코 제피렐리는 “70년대 세대들의 문화와 그들의 마음을 움직였던 환상적인 목소리의 칼라스를 부활시켰다”는 평을 듣기도 했다. 참피 대통령은 시사가 끝난 뒤에 “<칼라스 포에버>는 70년대 세대에게 인상적인 영화이기도 하지만, 이 시대를 사는 젊은 세대들에게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얻을 수 없는 현실에서 그들이 자신들의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지를 느끼게 하는 영화다”라는 등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테레사 수녀와 더불어 ‘20세기 최고의 여성’으로 선정된 바 있는 마리아 칼라스는 화려한 스타덤 뒤로 수많은 소문들을 뿌렸다. 세계적인 재력가 오나시스와의 사랑이 이뤄지지 않은 데 좌절해 스스로 삶을 마감했다는 것이 그중 하나. 제피렐리 감독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사람들은 너무나 많은 헛소문 때문에 그녀가 이 시대 최고의 예술가라는 사실을 간과한다. 영화를 통해서 그녀의 아름다운 목소리, 그리고 그런 자신의 예술혼을 지키기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한 그녀의 인생을 그리고 싶었다.” 만약 칼라스가 살아서 자신의 전기영화인 <칼라스 포에버>를 보았다면 만족했을까 제피렐리 감독의 생각은 이렇다. “글쎄… 아마도 나에게 굉장히 화를 냈을 것이다. 그리고 밤새워서 나와 내 영화를 비평했을 것이고, 그런 뒤에 한참을 울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헤어지기 전에 나를 안았을 것이다.” 로마=이상도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