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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월드 프리미어 [1]
2002-11-04

머글 작가 조앤 K. 롤링의 연대기에 의하면 위대한 꼬마 마법사 해리 포터의 모험은 언제나 개학으로 시작해 방학으로 끝난다. 영화 <해리 포터와 마법사의 돌>의 마지막 장면에서 해리는 런던 킹스 크로스역으로 돌아가는 호그와트발 열차의 플랫폼에 서 있다. “집에 가는 기분이 묘하지”라고 헤르미온느가 묻자 해리는 “난 정말로 집에 가는 건 아니야”(I am not going home. Not really)라고 대답하며 가만히 학교쪽을 돌아본다. 아무도 사랑하지 않는 아이로 11년을 살았던 해리에게, 그가 누구인지 가르쳐준 호그와트 마법학교는 유일한 가정이고 그를 아끼고 염려하는 친구와 선생님은 난생처음 얻은 가족이다. <…마법사의 돌>이 해리가 평생의 가족, 평생의 적과 최초로 조우하는 오리엔테이션이라면, 시리즈의 2장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은 산산조각날 위기에 처한 ‘가정’ 호그와트를 사수하는 해리의 모험이다(집 지키는 아이의 무용담에 대한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의 열광은 세상이 다 아는 바다). 갓난 해리를 공격하다 원인 모를 치명상을 입은 뒤 남의 육신에 기생하며 반격을 모색해온 볼드모트는, 2편에서 악한 마법사 살라자르 슬리데린이 호그와트 안에 만들어둔 비밀의 방을 열어 호그와트를 와해시키려 한다. 1편에서 오직 받아들여지는 기쁨에 해사하게 웃던 소년 해리는 이제 사랑하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피를 흘리고 얼굴을 더럽히게 된다.10월24일 오후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이 언론에 처음 공개된 런던 워너브러더스 시사실로 가는 길의 호텔 뜰에는 폐차 5분 전의 가여운 몰골을 한 파란 포드 앵글리아가 서 있었다. 영화 속에서 해리와 론이 몰고 하늘을 날다 거대한 버드나무를 들이받는 마법의 자동차다. 아마 워너브러더스의 마케팅팀은 구멍나고 찌그러진 이 구형 자동차가 새 영화의 격한 액션과 한결 음영이 짙어진 스타일을 대변하기 좋은 모델이라고 판단한 모양이었다. 시사회는 2시간40분 뒤 끝났다. 영화가 남긴 호기심과 짐작은 이튿날 이른 아침, 호그와트 연회장 분위기로 단장한 길드홀에서 진행된 감독, 제작자, 배우들의 원탁 인터뷰와 공동회견을 통해 확인과 답을 얻었다. 여기 해리 포터의 두 번째 모험을 향한 네 가지 궁금증을 미리 푼다. 물론 비밀의 방을 활짝 열어젖히는 마법은 <…비밀의 방>이 국내 개봉되는 오는 12월13일에야 최종 주문(呪文)의 두루마리를 풀겠지만. One. 두 번째 <해리 포터>는 어떻게 달라졌나

2학년의 장점은 더이상 지도를 들고 캠퍼스를 헤매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다. 초반 45분을 인물 소개와 환경 설정에 소비했던 1편과 달리 시리즈의 2편인 <비밀의 방>은 곧장 영화의 중심 내러티브로 다이빙해서 전편보다 10분가량 늘어난 2시간40분의 러닝타임을 다채로운 시추에이션의 연쇄로 채워나간다. 크리스 콜럼버스 감독이 누차 예고한 대로, <비밀의 방>은 <마법사의 돌>보다 훨씬 빠르고 어둡고 자극적인 오락물로 완성됐다. 4부까지 발간된 시리즈의 2장에 해당하는 <비밀의 방>은 캐릭터의 발전이라는 측면에서는 흥미롭지만 스릴 넘치는 3부나 호화로운 스펙터클의 4부에 비하면 아무래도 평이하다. 약체로 평가돼온 <비밀의 방>에서 크리스 콜럼버스는 액션 시퀀스에서 득점하는 전략을 구사한다. 퀴디치, 왕거미 떼의 습격, 해리와 거대한 뱀 바실리스크의 결투장면은 소설 속 묘사보다 길게 연장되어 전형적인 액션 시퀀스로 디자인됐다. 특히 1편에서 배경과 캐릭터가 겉돈다는 지적을 받았던 퀴디치 게임장면에는 만회의 의욕이 넘친다. 경기장 둘레에 해자를 파서 긴장과 스피드를 높인 추격장면은 <스타워즈 에피소드 1>의 포드레이스 시퀀스의 친척뻘이고, 수색꾼 해리와 드레이코에게 달려드는 블러저는 말이 공이지 유도탄에 가깝다. 1편의 존 실을 대신한 로저 프랫의 카메라도 역동적 스타일을 보여주려는 듯 이따금 하늘로 솟구쳐 부엉이의 시점으로 세트를 굽어보는가 하면 바실리스크와 해리가 대결하는 클라이맥스에서는 스테디 캠을 이용해 뱀처럼 미끄럽게 전진한다.Two. 어린이에겐 너무 길고 무서운 영화

1편이 너무 짧았다는 어린 관객의 팬레터에 고무된 듯 <비밀의 방>의 총상영시간은 약 2시간40분이다. 편집과정에서 잘라낸 장면은 없었고 원작의 중요한 에피소드 가운데에서는 목이 달랑달랑한 유령 닉의 ‘사망일 기념 파티’가 생략됐다. 어린이들이 주의를 집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시간이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콜럼버스 감독은 “200명의 어린이 관객을 포함한 시카고 테스트 시사에서 단 한명도 영화가 길다는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말하자면 가족과 어린이 관객을 위한 대하서사극(epic)이다”라고 자신했다. 결말부에 이르러 서스펜스의 팽팽함이 느슨해지긴 하지만, 실제로 팬시상품 같은 소품부터 대형 세트까지 크고 작은 볼거리가 끊이지 않는 <비밀의 방>은 관객에게 시계를 볼 겨를을 주지 않는다. 문제가 있다면 지루함이 아니라 줄지어 등장하는 액션과 장관들 사이에 영화적 리듬의 완급이 없다는 점이다. 징그러운 괴물, 뼈와 살이 흩어지는 격투가 등장하는 <비밀의 방>은 미국에서 PG등급을 받아 PG-13등급을 우려했던 워너브러더스를 안심시켰다. 콜럼버스 감독은 5살난 자신의 딸이 영화를 본 날 밤 악몽을 꾸지 않고 이튿날 일어나자마자 한번 더 보기를 졸랐다고 전했으나 “그러나 7살 미만의 자녀를 둔 부모는 주의해야 한다. PG등급의 의미가 무시돼선 안 된다”고 점잖게 경고한다. ▶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월드 프리미어 [2]▶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제작진 일문일답